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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들을 읽으며...
    체리쉬 2005/12/23 654
      저는 한 2년정도 학술팀업무를 맡아 인터넷에서 관련 의학소식들을 검색했었습니다. 주로 외국의 알피관련 싸이트들에 올라오는 연구소식들을 비중있게 올리고 국내에서 가장 빠르고 다양하다는 연합뉴스등에서 잔소식들을 긁어왔지요. 일을 놓은 지금도 버릇처럼 여기저기 소식들을 찾아 헤매입니다. 아시다시피 알피연구는 몇 십년전부터 시작되었고 다양한 분야에서 수많은 연구실들이 매년 업데이트된 소식들을 발표합니다. 정신이 번쩍들만한 소식들도 가끔 나와서 하루종일 흥분하기도 했고 뭔가 잡힐듯한 연구들에는 다음 소식들을 맘 졸이면서 기다리기도 했지요. 줄기세포연구는 이미 몇년 전부터 알피치료의 한가지 가능성으로 일본을 비롯한 여러나라에서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작년엔 캐나다 토론토 대학 연구팀이 인간의 망막줄기세포를 배양시켜 쥐와 병아리의 눈에 이식해 망막세포로 분화시켰다고 밝힌 바도 있어서 더욱 기대치를 높여주었죠. 앞으로도 계속 중요한 치료대책으로 연구될 분야입니다. 그런 희망적인 필드에 성체든 배아줄기세포이든 우리나라의 의과학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자금이 지원되는 작년과 올해의 상황들은 우리에게 간절한 소망을 품게 하기에 충분했지요. 세계적인 권위자들조차 아직 그 기전이 정확하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그동안 얼마나 뉴스의 촛점이 되어 왔는지요. 작년부터 추진된 조선대임상도 이런 맥락에서 이루어졌고, 앞으로 우리나라 알피치료 연구의 소중한 근간이 될 것입니다. 이번 황우석박사 일을 겪으면서 저역시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밤사이 내내 뒤척이다가 아침에 일어나 인터넷을 연결하니 서울대의 중간발표가 있었군요. 차라리 모든 거품이 사라진듯한 후련한 기분은 왜 인지... 황우석사단이 목표로 하는 몇가지 난치질환에 녹내장이 포함되어 있어서 알피로서도 희망의 불을 밝혀보자 했었는데... 인터넷의 포털싸이트들은 매일매일 관련기사들을 쏟아내고 그에 대한 누리꾼들의 댓글들이란.. 눈이 빨개지도록 읽어보기도 했지만 결과는 이렇게 허무하군요. 어떤 분야든지 현장에 임하고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가능성이 있으면 더 연구하고 싶어하고 누구보다 더 빨리 결과물을 내고 싶어하겠지요. 자금도 충분히 지원받고 연구진도 보강해서 빨리 무언가 해내고 싶어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고 또 응원해왔지만 그 과정이 이렇듯 복잡하고 불투명했으니 우리모두가 허망해 할 수 밖에요. 난자를 제공하겠다고 신청하는 여성분들의 글들을 읽으며 얼마나 가슴이 먹먹했는지요. 자식을 위해 남편을 위해 가족을 위해 기꺼이 그 어려운 결정을 내린 분들의 글들.. 누구는 거대한 음모가 숨어있다고 하고 정치적으로 한사람을 희생시켜 노리는 꼼수가 있다고도 하고 몇사람이 다 뒤집어씌운다고도 하고. 어지러운 하루하루였습니다. 연구는 계속되겠지요. 조금 시간이 더 걸리겠고, 연구진들의 얼굴이 바뀌겠고, 전폭적인 지원도 사라지겠고, 어떤 성과에도 이제는 차분하게 보도 되겠지만, 너무 큰 충격으로 잃은 것이 헤아릴 수 없겠지만, 그래도 앞으로 나가게 될겁니다. 황박사님 개인에게도 자성의 시간들이 주어지겠고 자신의 말대로 백의종군하는 참된 연구자의 길을 걸으리라 믿습니다. 당장은 아니라고 해도. 언젠가는.. 우리 너무 한숨만 쉬고 있지는 말아요. 연구는 연구대로 진행되도록 기도하고 격려하고 우리는 우리대로 할 일을 해야지요. 협회를 위해 고생하시는 회장님과 집행부에게 한마디 격려인사라도 해주고, 작은 일이라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관심을 가지고 애정어린 간섭도 하고 그럽시다. 여러분 모두 기운내시기 바랍니다. 답답한 세상일 훌훌털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 그것이 필요한 때입니다. 태양은 날마다 새롭다고 하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