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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 알피연구회를 시작하며,
알피연구회 회장 유형곤
알피로 인해서 서서히 시력을 잃어가는 환우들을 볼 때, 저의 심장 한 가운데
에서 오는 간절한 절실함을 깨닫곤 합니다 - “이 분들이 다시 광명을 찾을 수는
없을까?”
이러한 생각에 뜻을 같이 하여 환우와 가족들 그리고 기초 연구자 선생님들과
안과 의사들이 모여서 알피연구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연구회는 환자를 위한 연구 지원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알피와
같은 유전성망막질환에 대한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되고, 아직 근본적 치료방법이
없어서 고통을 받는 환우들에게 치료의 가능성을 열어 주는 연구를 지원하려고
합니다.
저희 병원에서 알피클리닉이 시작되고 알피연구에 관심이 있는 의사들이 모여서
유전성망막질환연구회의 이름으로 유전성망막질환이라는 책이 서울대학교 출판부
에서 발행되었습니다.
이번에 시작하는 알피연구회는 이러한 초기 활동을 바탕으로 기초연구자와 일반인
들도 함께 참여함으로써 알피 환자들을 위한 연구 지원을 포함하여 보다 다양한
활동을 하려고 합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첫 해는 우리 모임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지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해가
될 것입니다. 알피와 같은 망막변성 질환은 현재 뚜렷한 치료가 없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방황을 하거나 정서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환자들이 궁금해 하는 문제를 일반인의 시각으로 풀어가는 문답형식의 책이라든지,
진단과 치료의 가이드라인과 같은 것은 우선 할 수 있는 과제일 것입니다. 이러한
가이드북을 통해서 알피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가 해소되고 우리 사회가 알피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도와주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바랍니다.
원인유전자에 대한 분자 진단은 이미 많은 선진국에서는 국가적인 지원을 받아서
광범위하게 시행되고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한 상황입니다. 하루빨리 환자 등록
사업을 통해서 유전자 진단의 기반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세포치료나 유전자치료와 같은 새로운 치료 방법의 개발과 도입은 환자들에게 매우
절실한 사업이지만 안타깝게도 대규모 연구비의 지원없이는 진행하기 어려운 과제
들입니다.
회원들의 역량과 주위의 지원을 모아서 꾸준히 도전할때 언젠가는 우리나라의 연구
결과가 전세계 알피 환자들에게 희망되는 날이 올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환우 걷기
운동과 같은 환우 지원사업도 환우회와 더불어 할 예정입니다.
우리나라가 국력에 비해서 알피 환자들에 대한 지원과 장기적인 계획이 없는 것은
정책당국의 소홀함도 있겠지만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환자들을 만나는 의사들의
노력이 부족하였기 때문은 아니었나 돌아보게 됩니다.
늦었지만 2014년 청마년을 맞아 알피연구회가 비로소 시작하게 된 것을 다행이라
생각하며 뜻을 같이 하여주신 창립회원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축사를 주신 최정남 알피환우회 회장님에게 감사드립니다. 알피연구회는 환우
회와 함께 보다 큰 일을 이루어 나가려고 합니다.
알피연구회는 열린 모임입니다. 알피와 같은 망막변성 환자들을 돕기를 원하는 분
들은 모두 회원이 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더라도 어떠한 형태의 지원도
환영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알피연구회를 통해서 그동안 망막의사로서 제가 알피 환자들에게
진 빚을 갚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소망은 원래 한자로는 (소망)으로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바”를 가리킵니다. 알피
연구회의 정기간행물 이름으로 우리 회원들의 간절함을 담아 소망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한자로는 깨끗하게할 소(소)에 그물 망(망)을 사용하여 (소망)입니다.
망막변성을 깨끗하게 하고자 하는 ‘보다 구체적인 소망’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시작은 미미하나 끝은 창대하리라 하신 말씀과 같이, 망막변성으로 고통을 받는 환자
들에게 진정한 희망이 되고 따뜻한 위로가 되는 알피연구회로 발전하고 성장하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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