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캉스도 못가고... | |||||
이방인 | 2002/08/09 | 1,070 | |||
늘 비오는 세상에서만 산것처럼 태양이란 이름이 낯선 나날들입니다. 번개탄에 불붙여 칙칙한 방에 연탄불을 피워두고 밀린 빨래들을 이리저리 전시해 두었습니다. 8월에 들어오면서 왠지 숙연해짐을 느낍니다. 가을이 옆에와서 소근거리는것 같아요 들역엔 고추도 붉어지고, 파란하늘엔 잠자리떼가 많이 날고있네요 매미는 오랜 땅속 생활을 떨쳐 버리듯 길고 긴 울음을 토해놓고, 집앞 산밑으로 작은 물줄기가 무엇이 그리 바쁜지 종종 걸음치는 시골의 아침. 감자 삶고 부치개 구워 날궂이할 친구도 없는 외로운 산골 아지메의 생활.... 봉숭아 꽃물 들이기가 숙제라며 손가락마다 실을 감은 개구쟁이 머슴애는 아직도 뽀시락 거리며 잠들어 있는 이른 아침.. 창밖으로 들리는 낙수물소리. 경운기가 지나간 집앞 도로는 다시 침묵에 빠지고, 오늘은 둥근해가 뜨려나...손님이 온댔는데... 어려움을 당한 이땅의 모든 수해민들에게 신의 위로가 임하기를 기도하며,시골의 아침을 열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