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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 산 그는 누구인가..
    카멜레온 2013/09/12 1,012
      아래 글은 9월7일에 있었던 가칭 '시각장애인 미래정책연구소' 발기대회에서 낭독되었던 남 산님의 이야기입니다. 안녕하세요 남산입니다. 저는 1964년 충북 진천에서 태어났습니다. 워낙의 시골인데다 모두들 보리고개 넘기기가 힘들던 시절이었지만 조그만 개인사업을 하시던 아버님 덕분에 비교적 유복한 어린시절을 보냈습니다. 고등학교는 청주에서 다녔습니다. 이미 그때부터 시력은 급속히 떨어지고 있었지만 정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1983년 모두가 선망하던 서울대 경제학과에 합격했습니다. 그러나 대학에 진학하면서 직접 접하게된 당시 우리나라의 현실은 참으로 암담했습니다. 법과 원칙이 통하지 않는 군부독재라는 참담한 현실을 몸으로 체험하면서 저는 진정 국민을 위해 일하는 대통령을 꿈꾸었습니다. 1983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휴학하고 다시 공부하여 1984년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습니다. 그리고 1986년 각고의 노력끝에 사법고시 일차시험에 합격했습니다. 그러나 신께서 저에게 정안인으로서 허락해 준 것은 여기까지 였습니다. 오늘날의 현실이라면 시각장애인도 법관을 포함 모든 진로를 선택할 수 있지만 그 당시로써는 꿈도 꾸지 못하는 일이었습니다. 다행히 가족들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우여곡절 끝에 학교를 졸업했지만 이후 약 10년간은 여러분들도 모두 경험하셨듯이 도전과 좌절 고통과 절망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1997년 일급 시각 장애인으로 등록하면서 마침내 시각장애를 저의 운명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심했습니다. 길은 스스로 열리지 않는다. 뜻이 있어야 길이 보이는 법. 피아노 학원을 하고있던 누나가 주변에 시각장애인에게 컴퓨터를 가르쳐주는 사람이 있다며 김정씨를 소개해 준 것이 바로 그 무렵. 김선생님으로부터 시각 장애인을 위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알게 된 저는 그순간 다시 빛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접하게된 시각 장애인용 프로그램들은 많이 불편했습니다. 저는 이순간 부터 시각 장애인들이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리라 결심했습니다. 당시로는 시각 장애인 전체를 위한다는 생각보다는 제 자신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자고 결심했다는게 맞겠네요. 저는 1999년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업체주식회사 아이넷 21을 설립 시각 장애인용 컴퓨터 교육교재를 제작하여, 시각 장애인을 대상으로 컴퓨터 무료교육을 시작하는 한편 우리나라 최초로 화면해설수신기를 개발 시각 장애인들도 제대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길을 열었습니다. 2000년에는 한시련 중앙회, 한빛소프트와 함께 스크린리더 소리눈2000을 개발, 그 공로로 신지식인 대통령상을 수상할때는 가슴 뿌듯한 보람을 느꼈습니다. 자신감을 얻은 저는 2001년 곽치영 국회의원과 한국 장애인 정보격차협의회를 설립 사무총장에 취임 국내 최초의 장애인 전자도서관(www.opendigital.or.kr)을 설립하는데 앞장섰습니다. 그후에도 2002년 한국 rp협회 회장 2003년 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접근성향상 연구포럼 위원 겸 감사 2005년 LG상남도서관 유비쿼터스 시각장애인)프로그램 자문위원등을 맡아 열심히 일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무렵 우연히 만나게된 서울 시각 장애인 복지관 위창복 선생님께서 안마릉 모르면 진짜 시각 장애인이라 할 수 없지요 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2007년 운영하던 회사를 친구에게 맡기고 안협산하 안마 수련원에 입학하였고 안마, 아니 시각 장애인계라는 곳을 배웠습니다. 수련원 졸업후 2009년 부터 작년말까지 서울 삼성동에서 마이다스 안마원을 운영했습니다. 안마를 배우고 안마원을 운영하면서 현장에서 접하게 된 우리 시각 장애인 안마사들의 고충은 제가 지금까지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사실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공자님 말씀중에 남자나이 50 이면 하늘의 뜻을 알게된다는 지천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제 제 나이 50이 되어 앞으로의 인생을 바라보면서 몇가지 결심했습니다. 오늘을 살고있는 우리 시각 쟝애인들의 미래는 암담하기만 합니다. 이제 더이상 정부가 또는 현제 시각장애인계를 책임지고 있는 수장들이 우리의 미래를 책임져 주리라 기대하는 것은 난망한것 같습니다. 저는 이제 우리의 미래는 우리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시각장애인계의 현실을 직시하고 있는, 뜻 있는 분들의 중지를 모아 보다 나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고 함께 고뇌해보고저 시각장애인과 관련된 정첵과 대안들을 마련하기 위해 가칭 한국 시각 장애인 미래정책 연구소를 설립하고자 합니다. 많은분들의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