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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기세포 발견 50년, 어디까지 왔나]〈1〉"종주국 지킨다" 다시 뛰는 미국
    sadadnam 2013/06/03 1,075
      미국 배아줄기세포 연구 족쇄 풀려; 천문학적 자금 쏟아붓는다 민관 구분없이 활발… 원천기술 대부분 보유 전세계 임상시험 4300여건 중 절반을 진행 올해는 1963년 캐나다의 매컬로크와 틸 교수가 쥐의 골수세포에서 줄기세포를 발견한 지 50년이 되는 해이다. 우리나라는 2005년 '황우석 논문 조작사건'파동으로 줄기세포 연구의 '암흑기'에 든 동안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들은 줄기세포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그 연구와 실용화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그 현장을 찾아 진단하고 우리의 현주소를 점검하는 기획을 4회에 걸쳐 싣는다. 미국은 줄기세포 종주국답게 국가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1월에는 미 연방대법원이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에 금지했던 연방정부의 배아줄기(ES)세포 연구지원을 허용한 판결은 미국 내 연구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이번 판결로 2009년 이후 매년 10억 달러(1조1,000억원)를 줄기세포 연구 투자하고 있던 미 국립보건원(NIH)은 천문학적인 자금을 더 쏟아 부을 수 있게 됐다. 그야말로 '뛰는 말에 날개를 단 격'이다. 줄기세포 연구는 캘리포니아, 뉴저지, 매사추세츠 등 일부 주와 하버드대, 위스콘신대 등 대학과 민간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캘리포니아 재생의학연구지원센터(CIRM)'가 대표적인 사례다. CIRM은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대학과 연구소, 바이오회사 등에 매년 3억 달러(3,300억원)씩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14억 달러(1조5,400억원)를 투자했고, 2017년까지 14억 달러를 추가 지원할 계획이다. 이처럼 미국이 민ㆍ관 구분 없이 줄기세포 연구에 열을 올리는 이유에 대해 CIRM 연구 책임자 나탈리 드윗 박사는 "줄기세포 연구가 게놈 연구나 유전자 치료처럼 단기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고 미래 생명과학을 선도할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공감대 속에서 CIRM은 현재 루게릭병과 심부전, 알츠하이머병,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 뇌졸중, 황반변성, 척수 손상, 관절 재생 등 26개 질환의 줄기세포 연구와 43개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드윗 박사는 "최근 연구 추세에 따라 앞으로 ES세포와 유도만능줄기(iPS)세포에 연구비의 65% 이상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연방대법원 판결로 미국 바이오기업 제론(Geron)사의 세계 첫 ES세포 임상시험의 중단 등 답보상태인 ES세포 연구에 활력을 불러 일으키게 됐다. 특히 ACT사의 ES세포를 이용한 망막치료제 임상시험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ACT사의 연구 총괄 책임자인 로버트 란자 박사는 "임상시험에 1,300만 달러를 투자했지만 ES세포의 윤리 문제와 안전성 때문에 25번이나 중단하려 했다"며 "이번 판결로 큰 힘을 얻게 됐다"고 반겼다. 박인현 예일대 의대 교수는 "하버드대 줄기세포연구소를 비롯해 예일대, 위스콘신대, 스탠퍼드대 등 줄기세포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 미국 대학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연방정부 지원으로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 즉 '재생의료(regenerative medicine)'의 현실화가 생각보다 빨리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줄기세포의 원천기술을 거의 모두 확보하고 있다. 윤영섭 에모리대 의대 교수는 "ES세포의 원천기술은 위스콘신대가, 지방 유래 성체줄기(AS)세포의 원천기술은 피처버그대가, 태반 유래 AS세포는 바이오기업 셀진이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야마나카 신야 일본 교토대 교수가 개발한 iPS세포의 원천기술의 일부에도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가 특허 등록해 일본과 한판 특허전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임상시험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4,300여건의 전 세계 줄기세포 임상시험 중 절반 가량이 미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iPS세포 권위자 박인현 예일대 의대 교수는 "이미 예일대와 샌디에이고대 등에서 iPS세포를 이용한 레트(Rett)증후군(자폐증의 일종) 등 정신질환 치료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NIH도 최근 iPS세포 지원을 위해 관련 예산을 크게 늘렸을 뿐만 아니라 '재생의학연구소(CRM)'을 설립하고, 세계적인 iPS세포 권위자 마헨드라 라오 박사를 소장으로 임명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