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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S세포 임상시험 세계 첫 실시; 성공땐 난치병 치료 '청신호'
파킨슨병·백혈병 등 다른 질병으로 확대 '황금알 낳는 거위'
배아줄기세포 연구도 성과… 췌장·망막 개발로 美 아성 도전
일본은 야마나카 신야 교토대 교수가 유도만능줄기(iPS)세포로 지난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것을 계기로,‘iPS세포의 메카’로 자리잡기 위해 혼신을 다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특히 iPS세포를 통해 미국을 추월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마련하고 총체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피부나 심장 등 특정 세포로 자란 체세포를 거꾸로 역(逆)분화시켜 만든 줄기세포인 iPS세포는 배아줄기(ES)세포와 달리 배아를 사용하지 않아 윤리ㆍ종교적 논란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iPS세포를 이용한 임상시험을 허가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르면 9월에 고베의 문부과학성 산하 이화학연구소(RIKEN)에서 다카하시 마사요 박사팀이 이를 이용한 노인성 황반변성 임상시험이 들어가게 된다. 야마나카 교수가 iPS세포를 만든 지 불과 7년만이다. 기초연구에서 임상시험으로 옮겨가는 데 적어도 10년 정도가 걸린다는 게 의학계의 정설이다. 야마나카 교수조차 “iPS세포 활용이 본격화되려면 20년은 걸릴 것”이라고 했는데 대단히 파격적인 조치다.
앞으로 일본 정부는 iPS세포의 임상시험을 혈소판감소증, 심근경색, 척수손상, 각막손상, 파킨슨병, 백혈병, 콩팥병 등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iPS세포 권위자인 나카우치 히로미쓰 도쿄대 의대 교수는 “iPS세포를 이용한 임상시험이 성공한다면 황금알을 낳는 거대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정부는 이달 초 iPS세포를 중심으로 한 줄기세포 연구를 촉진하고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내년에 미국 바이오 행정의 ‘통합사령탑’인 국립보건원(NIH)를 본 뜬 기관을 만들기로 발표했다. 기초연구는 문부과학성이, 임상시험은 후생노동성이, 산업화 육성은 경제산업성 등이 각각 분담해 지원하면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에 따른 조치다.
일본 국회도 줄기세포 연구 지원에 가세했다. 여야도 손을 잡고 iPS세포 실용화를 앞당기기 위한 ‘재생의료추진법’을 만들고, 약사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일본줄기세포학회 회장을 지낸 수다 도시오 게이오대 의대 교수는 “야마나카 교수의 노벨상 수상으로 고무된 정부와 국회가 줄기세포 지원에 ‘올인’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학계도 정부에 발맞춰 잰걸음을 내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가와모토 히로시 고베 이화학연구소 박사팀이 바이러스와 싸우는 면역세포의 일종인 T세포를 iPS세포로 역분화해 수명이 길어지고 힘이 센 ‘젊은 T세포’를 만들어 냈다. 가와모토 박사는 “이 젊은 T세포가 암이나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세포를 공격할 것”이라며 “연구에 성공한다면 암과 에이즈 같은 난치병 치료도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일본 학계의 줄기세포 연구가 iPS세포에만 매달리는 것은 아니다. 미국이 선점해 온 ES세포 분야에서도 가시적인 연구성과를 내놓고 있다.
사사이 요시키 고베 이화학연구소 박사팀은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ES세포를 이용해 입체적인 구조의 망막 조직(안배ㆍ眼杯)을 만들었다. 사사이 박사는 “망막이 급속히 손상되는 질병인 망막색소변성증 환자에게 ES세포로 만든 안배를 이식하면 새로운 망막 조직이 자라나 시력을 회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에는 나카우치 히로미쓰 도쿄대 의대 교수가 ES세포 기술로 돼지 췌장을 만들어 인간에게 이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돼지 세포를 인간의 배아에 주입해 심장, 콩팥 등 환자 이식용 장기를 만들어내는 ‘꿈의 재생의학’에 한발 더 다가선 것이다.
지난 1월에는 후생노동성이 ES세포 연구 활성화를 위해 ES세포의 임상시험을 금지한 규정을 삭제했다. 미 연방대법원이 ES세포 연구 지원을 허용한 데 따른 일본의 발 빠른 조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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