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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시렵니까
마로입니다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꾸우벅
저는 지금
타의반 자의반으로
돌을 팔고 있습니다
대동강물을 파는 봉이 김선달도 아니고
웬 돌이냐구요
노는 거에 맛들여서 주구장창 놀다가
코 꿰어서 동생하는 석재회사에
출근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건축이나 도로에 필요한 석재를
중국 수입해서 파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런 분들을 쉽게
저는 돌쟁이라고 하는데
다른 돌쟁이들이 수입한 돌도
항에서 꺼내 화물에 실어주어
현장까지 보내는 물류회사도 겹업 중입니다
저는 뭐하냐구요
이젠 서류를 보는 것이 많이 어려워
여기저기 말도 몸도 부딪히며 찾고 있지요
전화라도 다 받을 까 했는데
물류도 서비스업이라고
벨 두번도 아닌 한번 울리기 전에들 받으니
큰 도움은 안되고 있어요
제 전화는 한대에 두 회선이 연결되어 있는데
어느 번호가 전화 와서 불이 껌뻑 거리느냐 보면은
이미 다른 사람이 받고 말았지요 뭐
월급은 밝히기 곤란해요
이유도 묻지 마시구요
여긴 정글같아요
스스로 살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살아 남을 수 없는
대형트럭으로 운송하시는 분들은 대개 거칠고
화주들은 내 콘테이너 먼저 처리하라고 전화고
바쁠 때 난리도 아닙니다
새로운 거 배우는 거라 재미 있기도 하고
한달이 넘어가니까 많은 일을 하지 않아도
일은 일이고 직장은 직장이라
긴장도 되고 짜증도 섞이고 신경도 쓰여요
제일 힘든 거는
잘 못 보아서
엉뚱한 소리를 제가 가끔하는데
그럴 땐 분위기 써얼렁해지고
아무도 말이 없어져요
그러니 상황파악은 더 않되구요
그래도 아직은
재미 있는 쪽이에요
아마도 지팡이 짚기 전까지는
여기 있을 듯도 하고
아닐 듯도 하고 그러네요
하긴 언제는 제가
계획하는 인간은 아니었으니까요
날씨가 참 좋아요
올해는 노란 목련과 핑크 목련을 봤어요
나중에 한가해지면
올릴께요
잘 지내시길 빌며 이만 총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