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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녀석이 배드민턴치자고 졸라서 치러나갔는데..
흐미..배드민턴공이 안보이더군요..
허공을 향해서 허우적거리는 제자신에 놀래서 당장 동네 안과로 뛰어갔죠..
척보시더니 진단서를 발급해주시더군요..RP로 의심되니 큰 병원가보라고 그러시대요..참 간단합디다..특별한 검사장비로 검사한것도 아닌데 어찌 그리도 금방 알아보시던지..
척보면 아는게 RP인가 봅니다..
그게 벌써 10년전인거 같습니다.
아산병원에 정기적으로 검진받으러 가는거빼곤 제 눈을 위해서 할수 있는건 전혀 없더군요..
차츰차츰 나빠지는 눈을 의식하고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지금까지 용케 직장을 나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3년전부터 급격한 시력의 저하..많이 불편합디다.
전철타는 출퇴근길이 왜 그리도 멀고 험한지..많이 부딪치고 늘 어디서 무엇이 튀어나올까 두렵고..
건축설계를 업으로 삼고 있어 컴퓨터로 작업을 하는데 마우스 커스를 따라잡는게 보통 힘든게 아니더군요..
각종 협의나 회의등으로 외부업무가 잦을수 밖에 없는 직책이지만 밖에 나가기 위해서는 제 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최면을 걸어야되는지 이루 말할수가 없습니다..
그나마 전에 가본적이 있는 곳은 조금 낫지만 가본적이 없는 생소한 곳을 찾아가야 하는 상황이 되면 그땐 거의 멘붕입니다. 단순히 거기 가야된다는 이유하나만으로 제 머리속은 걱정으로 가득찹디다.
그동안 동료들 도움 덕분에 지금까지 버텼지만 이젠 그것도 한계에 도달한거 같아서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대책없이 그만두는 제가 안타까웠는지 사표내고서도 두달을 더 다니고 있네요..이달말까지만 나오겠다고 했지만 동료들은 놔둘 기색을 안합니다. 그러나 제가 동료들에게 더이상 도움이 되질 못한다는 것을 아는 이상 직장을 나간다는 것은 민폐인거 같습니다.
이달말이나 내달초에는 정리를 하려고 합니다만 착잡하고 슬픕니다. 지금 직장에서 15년을 출근했는데..
사랑하는 아들,딸
두녀석이 고등학생인데 먹고살길도 막막하지요..
전업주부였던 집사람이 친동생의 지원덕분에 동대문시장에서 도매상을 시작한지가 1년이 되갑니다만 한달에 백만원도 벌어오기가 힘들더군요..
직장을 다니면서 늘 내 월급은 왜 작을까 한탄했었는데 집사람이 장사를 하고나니 직장에서 월급 받는다는것이 얼마나 큰돈이고, 행복한건지 새삼스럽게 알았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당장 무엇을 해야될지,무엇을 할수 있을지 전혀 감을 잡질 못하겠습니다.
하루종일 집구석에 처박혀 있다간 금방 병날까 겁나기도 하고요.
차츰차츰 생각해봐야 될 부분이지만 답답한 마음은 한이 없네요.
장애인 등록부터 해야되는건지도 긴가민가하고
국민연금에 장애연금신청하려고 서류준비도 하려고 합니다만 모든것이 착잡합니다..
무엇보다 한참 사춘기인 아이들에게 아빠의 이런모습..
정말로 내키지가 않네요..
사랑하는 딸을 호강시키질 못할망정 고생시키고 있는 사위가 원망스러울 장인어른,장모님..
머라 말을 해야되나요..
제 회원정보를 보니 2004년 9월에 회원가입했더군요..
그동안 한번도 게시판에 글을 올려본적이 없었는데 오늘에야 첨 글을 올려봅니다만 신세타령만 하게되어서 송구합니다.
답답한 맘에 넋두리라도 펼치면 좀 나을려나 싶어서 올린것이니 회원 여러분들의 넓은 아량으로 헤아려주시길 바라고요..
즐거운 주말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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