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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사위감이 있을까봐 두려웠습니다.
    죠나단 2012/02/02 1,133
      " 자신이 만든 규칙과 환상을 고집하는 한, 아무도 사랑할 수 없습니다." " 그러기에 그 여자 친구에게서 당신이 떠난다면, 애초에 당신과 어울리는 짝이 아닐 것입니다" -인생 수업 이란 제목의 책에서 따옴- ----------------------------------------------- 최근 국민일보, 중앙일보 그리고 월간 잡지사, 때론 방송국에서 취재를 나오기 시작하였다. 일찌기 자선음악회와 실명퇴치 운동의 연구 기금 마련행사가 취재의 주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소녀시대 아버지라 밝힌 바 있어 협회 홍보에 기자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그런데 애초부터 기자들에게는 실명퇴치 연구나 자선음악회 보다는 " 연예인 누구 아빠 눈멀어 가지만,,," 라는 선정적인 제목이 먼저이고, 나중에서야 좋은 일하고 있다는 동정이 뒤따랐다. 인터넷 기사야 그날밤 따지고 닥달쳐서 바로 정정되어 나갔지만, 이미 인쇄된 신문은 떡하니 딸아이 사진과 함께 중앙 양쪽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그랬었다. 세상사람들은 아무리 달을 가르키려 해도 아름다운 달에는 관심이 없고 손가락만 본다지 않던가? 실명퇴치 운동은 간곳이 없고 이 사람이 눈멀어 가는일만 세상에 부각되기 시작했다. 오죽하면 이동우 환우조차 " 회장님 공개하느라 힘드셨겠어요." 라고 위로하지 않았겠는가. 장애자조차 입양하며 키우는 선진국 사람들처럼, 더이상 장애가 특별나지 않는 세상이 되었으면 했다. 여하튼 그날밤 퇴근 길에 신문하나를 사서 와이프와 마주 앉았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친구들이 여럿 전화가 왔어요" " 뭐라들 하는데,,,," " 네 남편 진짜 눈멀어 가느냐구요?" " 기부금 낸다는 사람은 없었고 ..." 그 순간에도 난 연구 기금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 딸아이들 혼사도 생각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 이번 기회에 공개되는 것을 두려워 맙시다. 사역 잘 감당하도록 기도해주시구려 " " 아이들 혼사는 구설수 없이 좋은 일로만 축복해주어야 하는데, 혹시라도 그쪽 집안에서,,,," 그 순간 난 <남편>이 아닌 <아빠>로서 할말을 잃었다. -------------------------------------------------- 그날 늦게 들어온 두 딸을 응접실로 불러 세웠다. " 얘들아 미안하구나. 오늘 어찌하다 아빠의 실체가 세상에 공개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네 엄마는 미래의 사윗감과 혼인 문제에 혹시라도 미칠 영향에 대하여 걱정하는구나. 아빠도 엄마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만,,,," 그리고는 가늘게 떨리는 손으로 일간지 신문을 펼쳐 보였다. " 이 신문을 읽고 너희 의견을 듣고 싶구나." " 이야~ 아빠 사진 잘나왔네, 내 사진 좀 이쁜 것을 보내지" 그러면서 두 딸아이는 말했다. " 아빠 그런 거 따지는 남편감이라면 우리도 함께 살 생각없어 ~ " 그리고는 서로 마주 보면서 합창했다. " 그러니 걱정마세용 " 그날밤 난 가슴졸인<남편>에서 자랑스런 <아빠> 로 거듭나게 되었다. ------------------------------------------------------ 아래 게시판 내용에서 협회로 부터 조언을 구하는 한 젊은이의 절절한 마음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에서야 살펴보니, 이 젊은이는 조언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서 두려움을 나누고자 하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사랑보다는 결혼에 대한 두려움을 말이지요. 한때 우리 모두가 가졌을 법한,,, 그 인생 여정에서 만나는 결단이라는 두려움 말입니다. 필요하다면 그 결단을 우리에게 전가시키려는 나약함과 비겁함도 숨겨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문득 그 어떠한 조언도 용기마저도 결코 이 젊은이에게 주어서는 아니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자기가 만들어 놓은 결혼이라는 규칙과 조건에 얽메어 있다면, " 여자 친구가 알피가 아니다. 그리고 태어날 아이들은 괜찮을거다" 라고 설득해 본 들, 아무 소용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딸을 가진 부모로서, 이렇게 나서보기로 하였습니다. " 그 여자가 알피가 아니다" 라는 해명과 조언보다는,,,, 오히려 글을 올린 젊은이의 가족 중, 본인을 포함하여 알피 보인자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편이 나을 듯합니다. 증명해볼까요? 1) 알피 변이 유전자의 종류는 약 80 종류에 이릅니다. 그 중에 열성으로 전이되는 유전자는 약 50 종류에 해당합니다. 그러니까 열성 유전자들은 하나하나가 평균 2% 밖에 안되는 희귀유전자 들인 셈이지요. (희귀하지만 종류가 많다는 뜻도 되는군요.) 2) 알피가 발병할 확률 중 열성형은 약 1/6,000 명입니다. 그런데 이 유전자 평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하디 와인버그 함수로 계산하면, 일반인 274명 중에 하나 꼴로 보인자를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 3) 따라서 알피 열성형 유전자의 변이가 50 종류에 이르니 결론적으로 50/274 = 1/5.48 즉 정상인 5.48명의 하나꼴로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4) 결론은 지금 이 젊은이 가족 중에 친가 외가 합치면 적어도 두 서너 명은 알피 변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셈이지요. (알피 유전자에 대해서는 올해 여름 켐프의 쎄미나 주제로 설명드릴 예정이며, 필요하다면 우성,열성, 반성 알피 질환에 걸릴 확률 그리고 미래의 치료 기술에 대하여 자세하게 이야기 나누도록 하지요.) 우리 인간의 세포 속에는 3만개 정도의 유전자가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알피 유전자 분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만, 아무리 정상인 이라 할지라도 변이 유전자는 천개가 넘는다고 하지요. 그래서 유전자 분석이 그리 간단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처음부터 어느 변이유전자가 본인의 알피 질환과 관련되었는지 찾아내기가 어렵습니다. 예를들어 암을 일으키는 유전자도 350개나 되어서, 전혀 담배를 피지 않고 공기 좋은데 살았어도, 40대에 폐암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처럼 누구도 유전자 변이로 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니, 사랑하는 상대에게 100% 깨끗한 유전자를 요구할 권리는 아무도 없는 것이지요. 그저 건강은 일시적인 행운이요 잠시 우리는 발병되지 않은 잠재적 장애자들로 살아갈 뿐이랍니다. 만일 우리 글쓴이 <만지작> 님이 지난 2-3년간 올라온 협회의 의학소식을 정성스럽게 읽었더라면, 훗날 태어날 아이들의 치료에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을 거라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특히나 최근 협회가 보고한 첨단 의학소식들은 모든 희귀 유전자 질환 중에서 유일하게 알피를 포함한 퇴행성 망막질환 부터 정복되고 있다는 소식들이 매일 보고 되고 있습니다. 그러한 소식들은 결혼을 앞둔 젊은이 들에게 미래를 설계하는데 아직도 도움이 되지 않는 모양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모든 지식 정보를 조사하고 학습하며, 때론 부족해서 협회까지 찾아와 상담하는 예비 부부들이 앞으로 많아지길 기대합니다. 오늘 모처럼 협회의 모든 부모들이 혼사 중에 겪었거나 겪게될 중대한 문제가 다시 드러났기에 이처럼 참견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여인 뒤에서 결혼을 카드게임 처럼 <만지작>거린다면, 사랑한다고 말하기에 창피하고 부끄러운 노릇 아니겠습니까? 이제 더이상 조언일랑 걷어치우고, 우리의 낯선 젊은이가 스스로 괴롭고 외로운 결단을 내리도록 지켜 봅시다. 어쩌면 애초부터 어울리는 짝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알피 가족 그리고 젊은 환우들이여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