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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끝없는 진로고민...
    jiyoun23 2014/11/11 1,322
      안녕하세요.. 처음으로 글 올려보네요.. 저는 어느덧 RP임을 알게된지 10년이 된 28살 여자입니다.. 처음 알게 됐을 때 보다는 진행이 많이 되어서 지금은 슈퍼조차 혼자 가기 두려울 정도입니다.. 저는 원래 음악으로 대학을 갔었으나 병을 알게 된 시기와 맞물려 방황 끝에 그만두고 어쩌다보니 중학생 수학을 가르치는 일을 했습니다.. 원래는 익숙한 곳은 잘 다닐 수 있었기에 학원에서 일을 했지만 지금은 과외로 제 용돈벌이 정도만 하고 있습니다.. 이제 와서 다시 학원에 취업하기는 더더욱 힘들고 과외의 특성상 꾸준한 지속력이 없다보니 또 진로 고민에 맞딱드리게 되었네요.. 늘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 사이에서 고민해 왔는데 이제는 할 수 있는 일 마저 없어져가다 보니 뒤늦게 다시 사춘기가 오는지 하루하루가 미칠 지경이에요 .. 원래는 뮤지컬 연출일이 너무 하고 싶은데.. 이제 와서 대학을 다니는 일은 힘든 일이고 뮤지컬이란 직업상 제 상황에는 맞지 않는 것 같고 집안 형편도 넉넉한 편이 아니다 보니 현실적인 문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네요.. 여기 많은 분들이 준비하시는 것 처럼 공무원시험 공부를 해볼까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임을 숨기지 않고 당당히 취직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는 것은 공무원밖에는 없겠다란 생각도 들구요.. 하지만 한편으론 매일 공부한다고 책 들여다보다가 그나마 남은 시력마저 잃게 될까 봐 걱정도 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정말 할 수 없는 것인가란 답답함에 아직 그 무엇에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매일을 저울질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남들은 아직 기회 많다 말해주지만 어쩌면 이 선택으로 평생을 준비하고 평생을 살아야 할거란 생각이 많이 들어서 그 어느 때보다 고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처음에 병을 알았을 때는 이정도까지는 아니었기에 그냥 단지 불편함만 감수하면 될거라 생각했었는데 .. 이렇게까지 나빠지다 보니 .. 그동안 대체 뭘하고 살았나 싶기도 하고.. 지나간 시간에 대해 너무 후회도 되고 하네요.. 여기 계신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은 고민을 하실테고.. 저와 같은 고민을 하셨을 테죠... 정말 열심히 살고 싶은데 .. 어떤 방법이.. 어떤 결정이 .. 가장 적은 후회를 남길 수 있는건지 모르겠어서.. 답답한 마음에 처음으로 용기내어 글 올립니다... 속시원히 말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겐 .. 큰 위로가 되는 걸 .. 너무나도 잘 알기에.. 한 글자 한 글자 적으며 위로받고 갑니다.. 모두들 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