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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원주에 볼 일이 생겨서 다녀왔습니다.
가끔 지방 갈 일이 있으면 아내가 연차나 조퇴를 해서 같이 갔었는데, 오늘은 사정이 여의치가 않아서 혼자 가게 되었습니다.
아내는 몇 번이나 괜찮겠느냐고 물었고, 저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혼자서 몇 번 다녀 본 적이 있었는지라 "천천히 가면 돼지"하고 말하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전철을 타고 동서울터미널에 가서 표를 끊고 원주행 시외버스를 탔습니다. 여기까지는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원주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려보니
당황스러웠습니다.
예전에 내렸던 터미널이 아니라 다른 곳에 이전해 새로 지어진 터미널이었습니다.
잠시 주춤하는 사이 버스에서 내린 얼마 안 되는 승객들은 이미 사라진 뒤였습니다.
도대체 어디로 나가야 하는지 출구를 찾느라 진땀을 뺐습니다.
시야는 좁은데다 출구가 잘 보이지 않으니 난감하더군요.
동서울터미널은 워낙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서 힘들 뿐이지, 출구도 여럿이고, 바닥에 시각장애인용 볼록이(?)도 있어서 괜찮은데
새로 지어진 원주 시외버스터미널은 시각장애인이 이용하기에는 여러모로 불편한 곳이었습니다.
버스에서 하차해서 출구를 찾아 나가거나, 버스를 타기 위해 승차장으로 가는 통로가 쉬운 편이 아니에요.
물론 몇 번 다니면 익숙해지긴 하겠지만 예전 터미널이 훨씬 단순하고 편했습니다.
택시기사분에게 터미널이 언제 이전했느냐고 물어봤더니 작년에 이전했다더군요.
그런데 이전을 영 좋지 않은 위치에 했다고 합니다.
터미널을 유흥가쪽에 이전을 해서 차가 많이 막힌다고 하더라구요.
여하튼 스틱 하나 들고 예전 기억을 더듬어서 길을 나섰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게 다녀왔습니다.
선글라스를 썼음에도 햇빛이 워낙 강렬하니 길이 잘 안 보이더군요.
방향이 어딘지 헷갈린 적도 있었구요.
복지관에 가서 보행연습을 받아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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