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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홀로서기_서정윤
    김문수영가 2011/05/04 810
      홀로서기 (서정윤)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가슴이 아프면 아픈채로 바람이 불면 고개를 높이 쳐들면서 날리는 아득한 미소.. 어디엔가 있을 나의 한 쪽을 위해 에메이던 숱한 방황의 날들 태어나면서 이미 누군가가 정해졌었다면 이제는 그를 만나고 싶다 홀로 선다는 건 가슴을 치며 우는 것 보다 더 어렵겠지만 자신을 옭아맨 동아줄 그 아득한 끝에서 대롱이며 그래도 멀리, 멀리 하늘을 우러르는 이 작은 가슴 누군가를 열심히 갈구해도 아무도 나의 가슴을 채워줄 수 없고 결국은 홀로 살아간다는 걸 한 겨울의 눈발처럼 만났을때 나는 또 다시 쓰러져 있었다 지우고 싶다 이 표정없는 얼굴을 버리고 싶다 아무도 나의 아픔을 돌아보지 않고 오히려 수렁 속으로 깊은 수렁 속에서 밀어넣고 있는데 내 손엔 아무 것도 없으니 미소를 지으며 체념 할 수밖에.. 위태위태하게 보여잡고 있던 것들이 산산히 부서져 버린 어느날, 나는 허전한 뒷모습을 보이며 돌아서고 있었다 누군가가 나를 향해 다가오면 나는 움찔 뒤로 물러난다 그러다가 그가 나에게서 멀어져 갈 땐 발을 동동 구르며 손짓을 한다 만날 때 이미 헤어질 준비를 하는 우리는 아주 냉담하게 돌아설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파오는 가슴 한 구석의 나무는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떠나는 사람은 잡을 수 없고 떠날 사람을 잡는 것만큼 자신이 초라할 수 없다 떠날 사람은 보내야 한다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일지라도 나를 지켜야 한다 누군가가 나를 차지하려 해도 그 허전한 아픔을 또 다시 느끼지 않기 위해 마음의 창을 꼭꼭 닫아야 한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얻은 이 절실한 결론을 이번에는, 이번에는 하며 어겨보아도 결국 인간에게는 더 이상 바랄 수 없음을 깨닫는 날 나는 비록 공허한 웃음이지만 웃음을 웃을 수 있었다 아무도 대신 죽어주지 않는 나의 삶.. 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나의 전부를 벗고 알몸뚱이로 모두를 대신하고 싶다 그것조차 가면이라고 말할지라도 변명하지 않으며 살고 싶다 말로써 행동을 만들지 않고 행동으로 말할 수 있을 때 까지 나는 혼자가 되리라 그 끝없는 고독과의 투쟁을 혼자의 힘으로 견디어야 한다 부리에, 발톱에 피가 맺혀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숱한 불면의 밤을 새우며 홀로서기를 익혀야 한다 죽음이 인생의 종말이 아니기에 이 추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살아 있다 나의 얼굴에 대해 내가 책임질 수 있을 때 까지 홀로임을 느껴야한다 그리고 어딘가에서 홀로 서고 있을, 그 누군가를 위해 촛불을 들자 허전한 가슴을 매울 수는 없지만 이것이다 하며 살아가고 싶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사랑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