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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빈 2011/02/05 816
      안녕하세요! 이 글을 쓸까 말까 주저하다가 올려봅니다. 최근 rp 치료에 대한 희망적인 소식들이 많이 들려오고 있어 참 반가운 마음입니다. 저는 큰 사물과 달력글씨 크기 정도만 구분할 수 있는, 선천성 1급 시각장애인으로 태어났습니다. 20여 년이 지날 때까지 저의 병명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안과 의사들도 모두 원인을 알 수 없다고 했고, 그래서 늘 저 역시 의구심을 가져왔습니다. 안압도 전혀 없구요. 그러다 작년, 오랜만에 찾은 공안과에서 의사가 저의 병명이 rp라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저는 보통의 rp 증상과는 많이 다른 경우이기에 혹시 저와 비슷한 경우를 갖고 계신 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서서히 진행이 되는 병이라고 알고 있는데, 저는 날 때부터 이미 시력이 거의 없는 상태였어요. 앞에서 말씀드렸듯 저는 큰 사물과 달력글씨, 차 넘버 정도를 볼 수 있는데, 색깔은 좀처럼 구분이 가질 않더군요. 명암 구분만 되구요. 그리고 낮에는 선명하게 보이던 것이 밤에는 저 역시 바로 앞에 있는 자동차도 전혀 윤곽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불빛만 보여요. 부모님은 모두 시력이 괜찮으신데 저희 언니가 녹내장으로 역시 시각장애 1급이랍니다. ㅠㅠ 어머니가 저희 둘 키우시느라 너무 고생을 많이 하셔서 한 해 한 해 지날수록 더더욱 엄마만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아요. 작년에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rp 치료가 조만간 가능해질 거란 기사를 접하였습니다. 만약 제가 rp임이 확실하다면, 이렇게 많이 진행이 되었는데도 치료를 받아볼 수는 있는건지, 유전성인지 아닌지 확실하지 않은데 최근까지 rp치료에 대한 연구는 어디까지 와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ㅠ 요즘엔 아버지가 당뇨에 걸리셨는데 직업상 스트레스가 많으셔서 그런지 전혀 관리를 하지 못하고 계십니다. 가족들은 모두 합병증을 염려하고 있어요. 특히나 저는 그런 아버지가 너무 걱정되고 한편으론 저희 둘로도 모자라 아버지까지 감당하셔야 할 엄마가 불쌍해서 그래서 자꾸만 욕심이 생깁니다. 날 때부터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눈에 대한 막연하고 근거없는 기대를 버린 지 꽤 되었었는데 최근에 아빠로 인한 맘고생에도 내색하지 않으시는, 무너질 듯 견고한 우리 엄마를 보니 빨리 치료제가 개발되어 저라도 엄마의 짐을 덜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해집니다. 답답하고 우울한 마음에 두서없는 글을 올리게 되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ㅠㅠ 번거로우시겠지만 어떠한 답변도 좋으니 꼭 리플 달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설 연휴의 끝자락을 행복하게 마무리하시길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