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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가) 편에 이어서 -----
이제 앞서 환우들의 질문처럼,
"언젠가는 분명 치료 될 수 있을까요?"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보고자 합니다.
이 점에서 국내 의사들 대부분은 안과 질환 중에서도 알피는 가장 두려운 실명 질환인 동시에 불치병으로 더이상 치료 희망이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지배적인 것이 아니라 다들 그러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전문가(?)들로 말미암아 병원에 찾아온 알피 질환자들은 실명의 두려움과 더불어, 평생동안을 눈이 먼 채로 살아야 한다는 공포에 빠져 듭니다.
비전문가 집단인 협회로서는 적어도 이들 전문가들이 국제적인 의학 소식에 잠깐이라도 눈을 돌렸더라면, 조만간 실명에 이르게 된다거나 일생을 장애자로 살아가야 한다는 절망감을 주지는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난해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책이 딸아이에게 선물로 들어왔습니다. 무슨 책이냐는 질문에 딸아이의 답변은 최근 베스트 셀러 책이라 하면서 아빠부터 읽어보라 합니다.
알고보니 BBC,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전미 언론이 격찬하고 하버드대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고 영향력 있는 수업으로 손꼽혔던 샌델 교수의 실제 하버드대 강의 〈Justice〉를 바탕으로 쓴 책이었습니다. 국내에서도 EBS 교육 방송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있어 요즘 안사람과 함께 이 강의에 푹 빠졌습니다.
정의란 다양한 각도에서 옳고 그름이 논의되고 판단되어야 한다는 것이 아주 리얼하게 표출되는 강의 현장이었습니다. 논쟁에 들어가면 각자의 기준에 따라, (전혀 예상치 못한) 옳고 그름의 정의가 학생들의 입을 통하여 놀랍도록 다양하게 전개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혼재된 견해들 사이에서도 바르고 의로운 정의는 반드시 존재해야 합니다. 마치 재판정에서 피고와 원고 중 하나는 정의의 잣대에 따라 시시비비가 가려져야 하는 이유 때문 입니다.
하버드 대학 샌델 교수는 학생들의 입(자유로운 토론)을 통하여 차츰 올바른 정의에 도달하는 과정을 드라마틱 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회를 거듭할 수록, 샌델 교수의 강의는,
“정의란 무엇인가” 에서 정의 그 자체를 밝혀내는데 촛점을 맞추기 보다는 오히려 학생들이 그곳에 도달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었지요.
그렇다면 “ 알피 질환은 가까운 장래에 치료 될 수 있을까요? ” 라는 답을 찾기 위해, 내부적인 논의가 시작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제 부터라도 이러한 질문의 해답을 국내 병원에 있는 안과의사에게 맡겨서는 아니됩니다. 오히려 센델 교수처럼 여러분들이 스스로 던져 보아야 할 질문이며, 협회와 더불어 그 해답을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먼 훗날이면 모를까 지금 당장은 아무도 여러분의 질환을 책임져 줄 만한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 켈리포니아 줄기세포 소식에서도 언급했지만, 작년도 최신의학 소식부터 연구 자금의 액수가 간혹 등장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요?
불과 2-3년 전에는 번역자로서도 연구 자금 액수를 상세히 밝혀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
작년부터 국제적인 의학 소식에 연구 자금의 액수가 점점 중요하다 느껴지기 시작했지요. 그리고 그러한 내역은 환우들에게도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협회도 차츰 국내 연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지요.
그 이후부터 관련의학 소식에 기재된 연구 비용의 액수은 빠짐없이 협회 소식란에 언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구체적으로 언급된 연구 기금에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최근 켈리포니아 대학 줄기세포 연구 기금은 355만 달러, 벨프로산 임상 연구 400만 달러, 켈리포니아 스크립스 안과 연구소 줄기세포 1,700만 달러입니다. 만일 기타 유전자 치료와 약물 임상 등이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지 않았지만 그 비용도 포함되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말기 환우들을 위한 줄기세포 연구도 이제는 본격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하버드 대학 마이클 영 박사팀, 미시간 대학 스와루프 박사팀, 워싱턴 대학의 토마스 르 박사팀, 위스콘신 대학 데이비드 감 박사팀, 오레곤 대학 레이몬드 박사팀 등의 연구 자금은 제 생각으로 최소 3- 4백만 달러로 추정하면, 5군데 도합 1.5-2천만 달러의 자금이 지원되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경제적 재원의 분배 원칙에 따르면, 돈이 몰리는 방향으로 미래의 잠재적 가치는 높아집니다. 따라서 알피 연구자금이 몰릴 수록 치료 기술 개발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특히 재원의 투자는 장기적인 필요성의 문제가 아니라, 단기적인 수익성에 결정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따라서 알피를 비롯한 망막 질환의 치료 기술은 단기적인 관점에서도 개발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반증이지요.
공교롭게도 금일자 미국 실명퇴치재단의 신년기사가 발표되었는데,
“ 이제 우리는 아무런 의심없이 (학술적 업적을 통하여) 치료 기술의 열매를 거둘 시기가 다가온데 대하여 매우 흥분하고 있다” 라는 서두와 함께,
미래 알피 치료의 임상을 준비하기 위한 임상 비용을 언급하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오늘자 미국 알피 싸이트 정보에서는 한 익명의 독지가로부터 알피 치료 임상자금을 위하여, 향후 5년 동안 1억 달러( 한화 1,150억원)의 연구 자금을 기부하기로 하였답니다. 또 다른 독지가도 최근 임상 연구를 위하여 500만 달러를 기부하기로 했다는군요.
이처럼 다양한 분야와 단체에서 알피 치료 임상의 급속한 진전이야 말로 과거 5년 전에 비하면 꿈조차 꾸지 못한 일입니다. 그만큼 알피의 기초 의학 연구와 눈부신 연구 업적이 있었기 가능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러한 기술과 자금의 융합이야 말로, 경제적 원칙에 입각해서, 치료 기술의 개발을 가속화 시킬 것이라는 결론에 이릅니다.
한편 알피 환우 싸이트는 앞으로도 기초 연구가 아닌 (미국 FDA를 통하여) 4-5 종류의 치료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보수적으로 계산하드라도 약 1억 6천만 달러-한화 1,800억원-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물론 많은 부분은 연구 과제에 따라 미국 정부가 지원할 수도 있겠습니다. 왜냐하면 알피 치료 기술은 항상 말씀 드렸다시피, 유전자 치료는 이미 성공을 거두웠고, 줄기세포에서도 뇌질환 보다 치료 가능성이 높아서 실용화하기가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다행스럽게도 미국 정부는 알피를 포함한 퇴행성 망막 질환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조만간 수 십조원을 넘어서게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한국 정부와 의학 연구 단체 그리고 우리 자신에게 있습니다. 아직도 강 건너 불이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안과 의사들은 “ 알피네요. 머지않아 실명될 지 모르니 준비하세요...” 그리고 환우들은 고개를 떨구며 쫓기듯이 병원 문을 나서고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묻습니다. “ 언제쯤 알피가 치료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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