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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휴가날짜로 잡아 남해에 있는 거문도 섬 구경을 아들과
나섰습니다.
전남 고흥 나로호항이라는 곳에서 아침 일찍 배타고 들어가는 일정이라 전날 늦게 내려가 근처 찜질방을 숙소로 잡았지요.
1층이 여탕, 2층 남탕, 3층이 찜찔방으로 되어 있는 곳이었는데,
1층서 씻고 찜질방으로 올라가긴 잘 했습니다. 들어가보니, 여행짐을 마땅히 풀곳이 없어 다시 1층 여탕으로 가야하는 상황~~
어두컴컴한 찜질방 분위기가 눈어두운 저로써는 녹록치 않은지라 더듬 더듬 살금 살금 1층 여탕을 찾아 내려갔지요.
근데, 어쩐지 너무 빨리 1층에 도달한 느낌이랄까~~ 암튼 제 옷장번호 112번 키를 가지고 열심히 문을 열었는데..헐~~분명이 좀전에 잘 맞던 키가 열리지 않고 이리저리 진땀만 뺴고 있었습니다. "어..키가 왜 이러지??" 종업원이라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에 고개를 들어보니 목욕탕으로 들어가는 사람이 두엇보이더군요. 근데,,살짝 드는 느낌이 머리가 너무 짧고 이건 뭔가 이상하다 싶었습니다. 여탕에 웬 남자가???아니 스쳐지나가는 혼란스러움..그게 아니고 남탕에 여자가 들어 온 상황이 순간 감지되드만요. 아주 급당황했습니다..어쩌지 어쩌지를 연발하는 순간 뒤에서 찜질복 입은 남자 한분이 또 들어 오고...일순 정지...발이 얼어 꼼짝도 할수 없더러구요. 그래도 정신을 가다듬고..에구..제가 잘못들어와서..죄송합니다를 내뱉으며 사람없는 곳으로 옷장을 은폐물 삼아 살금 살금 빠져나왔습니다. 진땀은 흐르고 가슴은 콩닥거리고...암튼 한동안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했지요.
제가 옷 갈아입겠다고 옷장 앞에서 탈의를 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천만다행이라 여기며 다시 1층 여탕으로 내려가 수습을 하고
찜질방으로 돌아오니 같이 동행한 동료가 어찌 그리 늦었나며 묻길래 남탕 급습사건을 이야기 해주었더니 배를 쥐고 웃더이다.
ㅠㅠㅠㅠ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일이지만, 동료는 남자가 여탕에 들어가면 범죄행위지만, 여자가 남탕에 들어가는 일은 대환영 받을 일 아니냐며 위로 아닌 위로를 해주더라구요.
그나마 ..그런가??? 좋은 맘으로 한밤중의 휴가 에피소드로 넘기기엔 맘이 짠하지만, 그냥 주변인들에게 큰 웃음 준 것으로
위안 삼으며, 그날 그탕에 계시던 남자분들께 본의가 아니었음을 밝히고 사과를 정중히 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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