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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어느 알피 청년의 독백 -힘내세요
    마시마로 2009/04/15 662
      이틀을 망설이다 씁니다 십년전 제가 느낀 그 느낌으로 저보다 똑똑해 보이시는 분이 똑같이 아파하시고 계시는 것 같아 뭐라 제가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같이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고 그리고 아직은 알피경험의 초보자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 씁니다 저두 알피를 알고 절대 방문하지 않았던 안과를 눈이 이제 많이 나빠졌구나 스스로 심하게 느낄때야 찾아갔습니다 웃으며 차분히 전 알피구요 진행상황을 알고 싶어 왔다고 마치 해탈한 듯 말하고 싶었지만 돌이켜 보면 제 얼굴에는 미소가 아닌 썩소가 가득했고 나빠진 눈보다 더 나빠진 마을의 병을 애써 감추려구만 했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통공확대 안약을 넣고 기다린 이삼십분이 시끄러운 병원 그 많은 사람들 사이에 마치 영화처럼 저는 멍하니 서있고 다른사람들은 바삐 움직이는 모습 썰물처럼 밀려오는 외로움과 절망 그리고 눈 부 심..... 병원을 나오며 쳐다본 하늘의 빠알간 저녁놀 그런 아름다운 장밋빛 인생은 이제 내게 없다 아니 아예 준비된 적도 없었는지도 모른다 생각했습니다 신은 나를 도와주기에는 나보다 더 불쌍한 사람이 아직 많이 남았나보다 아님 신이 없던가 정상인도(적확하게는 정안인이라 해야 한답니다) 장애인도 아닌 지금의 나는 주변인인가 절망 한숨 원망 외로움 그 자체였어요 그래서 그때는 할 수 있었던 것도 하나 둘 포기하고 꼭 할 수 없는 것만 도전하다 더 좌절하고 절망의 늪을 기어들어 갔었습니다 그 십년이 지난 지금 단지 먼저 경험한 사람으로 말씀드리자면 그때가 알피로 인한 마음의 아픔이 병으로 시작되었고 섭씨 39도를 넙는 열병으로 매일매일을 앓았던 것 같습니다 지나서 보면 저는 그때 장애인이라는 것을 인정하거나 용납할 수 없었을 뿐이지 장애인이었습니다 열심히 어떻게든 알피 빼고 살아볼려고 했으나 뜻대로 되진 않았고 눈이 좋을 때보다 못했지만 그래도 노력하는 게 좋았다는 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님은 저보다 더 열심히 살고 계실거라 그러신 분이신 것 같아요 그런데 아직도 알피로 인해 가슴 아플 일이 더 있으실 거라면 너무 가혹한 처사인가요 하지만 눈보다 더 나빠지는 마음의 병이 들면 안된다는 것을 말씀드리구 싶어요 하지만 그럴 것이구 잘 이겨내야만 합니다 그게 우리가 알고 있는 운명 숙명 같은 겁니다 그리고 꼭 놓치지 마셔야 할 것이 그래도 남아있는 것이 내게 있다 내게 지켜야할 소중한 것들이 아직 많이 있다는 것을 잊지말고 놓쳐 버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 아픔들을 하나 둘 견뎌내면 왠만큼 눈 때문에는 잠시 잠깐 아플 뿐이지 또 살아가게 살아 내게 될 것입니다 저두 한 오년 전부터 그렇게 되었으니 현명하신 분이시면 더 빨리 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전 님의 말씀처럼 치료책이 늦게 나와서 아님 너무 빨리 진행되서 실명한다고 해도 눈보다 마음이 더 아파하겠지만 그건 잠시 일 뿐이구 그래도 살아갈 것입니다 안되더라도 그렇게 할려구 노력할 것입니다 그때 그때 작은 소망을 품고 작은 희망을 쌓으면서 말이죠 나의 눈이 얼마나 나쁜 건지 그것 때문에 얼마나 아픈지 모르는 가족 하지만 그들의 잘 모르는 배려안되는 배려의 한마디가 도움 별로 안되는 데 도움주려 다가오는 손길에 다정하게 대해주어야 한다 그들이 나의 힘이다 라는 것을 절대 잊지 마셔야 할 것입니다 말만 길었습니다 힘내시라는 말씀 그것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