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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기세포 6주간 주입 시각장애 소녀 눈뜨다 [중앙일보]
    에쿠스 2009/03/12 830
      엄마, 제가 운전면허증을 딸 수 있을까요?” 미국 콜로라도주에 사는 메이시 몰스(16·여)는 15세가 되던 지난해에 어머니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미국에선 15세면 운전면허시험을 볼 수 있다. 어머니 로첼 몰스는 딸의 엉뚱한 질문에 가슴이 메어오는 아픔을 느꼈다. 딸 몰스는 태어날 때부터 시신경 발육 부진 증세를 지닌 시각장애인이었기 때문이다. 어머니 로첼은 인터넷을 뒤지다가 중국에서 줄기세포 치료법을 통해 시신경 발육을 도와준다는 정보를 찾아냈다. “겁이 나기도 했지만 이것이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어머니는 결국 지난해 7월 딸의 병을 고치기 위해 줄기세포 치료가 허용된 중국으로 건너가기로 결심했다. 딸의 치료비 마련을 위해 기부금 모금 활동도 벌였다. 3개월 만에 총 3만여 달러(약 4428만원)가 모였다. 줄기세포 치료는 한 사람당 4만 달러를 호가할 정도로 비싸기 때문에 기부금은 몰스에게 큰 힘이 됐다. 몰스는 중국에서 6주 동안 매주 한 차례씩 척추를 통해 제대혈(cord blood·탯줄 혈액) 줄기세포를 주입하는 주사를 맞았다. 시신경을 자극하는 침술도 병행했다. 세 번째 주사를 맞았을 때 몰스는 글자를 읽을 수 있었다. “엄마에게 내가 읽는 것을 보라고 소리쳤죠.” 6주가 지나자 몰스는 어머니의 눈동자가 녹색이라는 사실도 알아챘다. 시각장애인으로 태어난 10대 미국 소녀가 중국에서 줄기세포 치료를 받고 운전면허시험을 취득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미국 푸드레 고등학교(콜로라도주) 2학년인 매이시 몰스(16·여)는 중국에서 6주간 줄기세포를 주입받고 시신경이 되살아났다고 미국 CBS방송이 10일 보도했다. 몰스는 16번째 생일 즈음 운전면허증을 딸 수 있었다. “지난 16년간 살아온 경험을 통틀어서 운전이 가장 짜릿한 경험이에요.” 몰스와 그의 어머니는 현재 미국에서 줄기세포 치료법을 도입하라고 주장하며 더 많은 불치병 환자가 중국에서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 CBS방송은 이날 몰스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미국 네티즌에게 ‘연방정부가 배아줄기세포 연구 지원을 해야겠느냐’라고 질문해 실시한 온라인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찬성(54%)이 반대(42%)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9일 서명한 줄기세포 연구 지원 조치에 대해 몰스와 같이 찬성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AP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수퍼맨 재단’도 오바마가 연방정부의 줄기세포 연구 재정 지원을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대해 환영했다. 전신마비를 앓다 세상을 떠난 영화 ‘슈퍼맨’의 주인공 크리스토퍼 리브를 기리기 위해 그의 부인이 세운 재단인 더 크리스토퍼 앤드 다나리브 파운데이션은 이날 “오바마의 서명은 줄기세포 연구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리브는 1995년 낙마로 척추를 손상당해 전신이 마비된 뒤 척추 신경 장애인들을 돕는 활동을 벌였다. 알츠하이머병을 앓다가 숨진 로널드 레이건 전 미 대통령의 부인 낸시(87) 여사도 이날 “병을 앓는 수많은 사람에게 줄기세포는 해답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환영했다. 줄기세포 연구 지원에 앞장섰던 캘리포니아주 역시 오바마의 조치를 반겼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척추 손상·알츠하이머병·파킨슨병 등의 수백만 명의 환자에게 승리를 안겨준 셈”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가톨릭과 일부 미국 공화당 의원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AP통신이 10일 보도했다. 바티칸 교황청의 리노 피시첼라 몬시뇰은 10일 오바마의 “줄기세포는 정치적 입장을 뛰어넘는다”라는 발언에 대해 “윤리에 대한 정치의 승리”라고 비아냥거렸다. 이어 “미국 행정부가 (줄기세포 연구 지원으로) 제약회사로부터 수익을 얻으려 한다”고 공격했다. 존 보너(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는 “생명을 경시하고 나라를 분열시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