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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망의 날개를 달고~~
    연지 2009/02/27 864
      20년전 남편이 대학1학년,제가 2학년때 남편이 RP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당시에 남편은 옆에 사람이 지나가는것조차 모를정도로 시력이 안좋은편이었는데 RP라는걸 알고난뒤에는 평생 결혼도 못하고 몇년안에 실명되고 직장도 못가지고 자기의 인생은 이제 끝났다면서 대학생활내내 많이 방황했습니다. 그때는 RP가 진짜 아주 절망적인 병인줄로만 알았습니다. 절대 치료가 안되는 불치병이고 평생 장애인으로 아무것도 못하고 쓸쓸하게 살다가 죽는병인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대학졸업하자마자 제가 먹여살려준다고 결혼하자고 했습니다.ㅎㅎ 직장도 못구하고 아무것도 못할거니깐요. 그리고 몇년안에 실명되어서 애얼굴도 못보면 어쩌나해서 결혼하자마자 바로 애낳자고 했습니다.ㅎㅎ 정말 그때는 RP라는병이 아주 심각하고 절망적이고 아무것도 못하게 하는 병인줄로만 알았습니다. 근데 그사람과 결혼해서 15년살고있는 지금 그사람은 아직도 실명은 되지않았고 애얼굴 아직도 잘보고 제가 먹여살릴려고 했는데 그사람이 저를 먹여살리고 있습니다..ㅎㅎ 그사람은 10년넘게 새벽에 일본어 학원을 다니고 있고 부산의 모대학교에 강의도 나가고있고 저는 아직 외국에 한번도 못나가봤는데 벌써 5번넘게 연수받으러 일본과 독일에 갔다왔고 저녁에는 요가학원에 다니고 개인사업장을 차려서 일도 하고 저보다 더 잘나가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요즘은 오히려 저한테 사기결혼했다면서 따집니다. 내가 먹여살려준다고 해서 결혼했는데 지금은 자기가 먹여살린다고요...ㅋㅋ 사실 RP라는병이 사람을 지치게하고 불안하게하고 너무나 두렵게하는 병이긴합니다. 그런데 건강한 사람들도 미래를 두려워하고 병을 두려워하고 직업을 가질때도 두려워하거든요. 장애가 있다는건 사실 뭔가를 할려고할때 시작조차도 못할만큼 자신감을 잃게하기도 하지만 아무것도 못한다하고 절망하면서 가만히 있다면 누가 대신해서 살아주는것도 아니고 평생 자기연민에 빠져서 아무것도 못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랑 살고있는 그사람도 RP라는걸 알게되었을때 많이 울기도 하고했는데 진짜 남들이 하루만에 할것을 한달내내 하기도 하고 1시간 강의 하기위애서 1주일내내 밤을 새우기도하고 그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느낀게 사람은 어떤장애가 있다고 하더라도 굳은신념과 의지만 있다면 하고자하는일 반드시 이룰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분이 RP도 외국유학이 가능할까라고 고민하시던데 외국유학 문제없다고 생각합니다. 남들보다 몇배로 힘들기는 하겠지만 제가 얼마 살아보지는 않았지만 사는건 어차피 다 힘들긴마찬가지거든요..ㅎㅎ 요즘은 RP치료제가 개발되기도 하고 좋은소식이 많이 전해지고 있잖아요. 더 진행이 안되게 좋은약먹고 신선한 과일과 채소 생선과 해산물같은거 인삼같은거나 몸에 좋은거 잘챙겨먹어서 술담배 안하면서 자기관리를 철저하게 한다면 그렇게 절망적인 병이 아닐거라고 생각합니다. 희망의 날개를 달고 모든 RP환자들이 환하게 보게 되는날까지 힘내어서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