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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장애인 고혈압 환자 가운데 혈압을 내리는 약을 지속적으로 먹는 비율은 비장애인 고혈압 환자에 견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종혁 국립암센터 박사팀은 건강보험 가입자 가운데 장애인 8만5098명과 비장애인 236만8636명을 대상으로 2004년 한 해 동안 일정 기간 혈압을 낮추는 약을 처방받아 처방 기간의 80% 이상을 먹었는지 등을 조사한 결과, 장애인 가운데 약을 꾸준히 먹었다는 비율은 54.5%로 비장애인의 57.5%보다 낮았다고 25일 밝혔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만성 질환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리되는 차이를 포괄적으로 밝힌 연구는 처음이라는 점을 인정받아 이번 연구 결과는 이 분야의 국제적인 권위지인 <재활의학회지> 8월호에 실렸다.
연구 결과를 보면 장애인 가운데에도 지체장애, 중증 뇌병변 장애, 시각 장애, 청각 장애 등일 때 지속적으로 혈압을 낮추는 약을 먹은 비율이 더 낮았다. 각각 53.8%, 53.8%, 54.3%, 52.0% 등이었다. 반면 언어 장애, 뇌 질환 뒤 장애, 정신 질환 등은 장애인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장애가 비교적 적은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견줘 지속적으로 혈압을 낮추는 약을 먹는 비율이 12% 낮았으며, 장애가 심한 사람들은 비장애인보다 14% 낮았다. 장애 유형별로 제대로 관리되는 비율을 보면, 비장애인에 견줘 중증 지체 장애는 13%, 뇌병변 장애는 10%, 시각 장애는 12%, 청각 장애는 24%, 간이나 신장 등 내부기관 장애는 42%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장애인들이 이동이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의료기관 접근성이 떨어져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며 “장애인들은 고혈압, 당뇨 등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커 뇌졸중, 신장 장애, 심장 장애가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박사는 “상대적으로 질병에 취약한 장애인은 고혈압 등 만성 질환 유병률이 높아 지속적인 관리가 절실하다”며 “장애인이라도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의 관리가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사회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양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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