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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치료의 현재와 미래 (1/3)
오늘부터 DrugQnA.com에서는 유전자 치료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3회에 걸쳐 게시를 시작할 것입니다. 이 글들은 지난 주말 완성하여 순서에 따라 자동으로 DrugQnA.com에 실리게 되는 것입니다. 저로서는 새로운 시도이며, 이렇게 글들을 미리 작성한 이유는 게시물의 완벽을 기하기 위한 것 뿐만 아니라 글이 올라간 시점에서 여유로운 마음으로 여러분들과 의견을 나누고 싶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의견이든지 다음 세대의 치료제와 약에 관한 새로운 생각이 담겨있는 것이라면 독자님의 나이와 분야를 막론하고 환영하겠습니다.
오늘은 앞서 밝힌 주제의 첫번째 시간으로 유전자 치료의 기본적인 개념[1]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해 보겠습니다.
자, 지금까지 여러분과 제가 복용해 온 약을 한번 머리 속에 떠올려 봅시다. 그 약들의 성분은 이른바 유기 화합물이나 단백질이라고 불리는 것이 대부분 이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서 화합물에는 대부분의 항생제가 포함되며, 당뇨병을 치료할 때 쓰이는 인슐린은 단백질의 범주에 넣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반하여 질병이 유전자의 결함에 의해서 발생한다는 개념에서 시작된 것이 '유전자 치료제'의 개발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통적인 약들은 질병의 증상치료, 즉 대증요법에 그 목표를 두고 있지만, 유전자 치료제는 질병의 원인을 유전자 차원에서 분석, 치료 유전자 자체 혹은 유전자를 심은 세포를 인체에 투여해 근본적인 치료를 하기 때문에 더 큰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유전자 치료의 원리는 치료에 필요한 유전자를 질병 부위에 직접 투입함으로써 병이 생긴 유전자를 대체하거나, 결과적으로 체내에서 치료용 단백질을 생산케 하여 이상을 치료하게 하는 것입니다. 즉 유전자를 환자의 몸에 넣어 건강한 유전자의 내용이 발현되게 하는 원리입니다.
유전자 치료는 투여 방법에 따라 체외나 체내 유전자 치료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체외 치료는 환자의 조직으로부터 세포를 채취한 뒤 이 세포에 유전적 조작을 가해 이를 다시 환자의 체내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2, 3]. 원하는 세포에 대한 특이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지만 환자 세포의 특성에 따라 치료 결과가 달라질 수 있고, 세포 조작을 해야 하니 고비용을 감수해야 합니다.
이에 반해 체내 치료는 환자의 몸에 필요한 유전자를 직접 주입하는 방식입니다[4-6]. 환자에 따른 특이성이 비교적 낮고,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유전자 전달 효율, 발현량, 안전성 등에서 체외 치료보다 다소 불리한면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유전자 치료제는 어떤 질병에 주로 적용될 수 있을까요. 전체 유전자 치료 연구분야의 80% 이상 절대 다수가 역시 유전 질환과 암, 심혈관 질환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혈우병, 근위축증 같은 유전성 질병은 현재로서도 유전자 치료 효과가 매우 좋은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현재 사용되는 유전자 치료제의 효시는 종양 억제 치료제로 실제로도 가장 먼저 발매가 되었습니다[7-9]. 간암, 폐암, 유방암, 난소암 등의 암 질환 유전자 치료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적용 범위가 점차 확대돼 가고 있습니다.
심혈관질환 분야에 있어서 유전자 치료제는 관상동맥질환 즉, 허혈성 심질환처럼 동맥경화등의 원인 때문에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발생하는 질병의 치료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10]. 간단히 요약하면 혈관 신생 유전자를 사용해, 혈관의 생성을 유도하고 혈류를 회복하게 하는 원리입니다[7].
이외에도 치매의 대표적인 원인인 알츠하이머, 역시 유전적 요인이 병인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헌팅톤병과 파킨슨병, 이밖에도 뇌졸중, 뇌척수손상, 신경근육계 질환 등 뇌신경질환 유전자 치료제를 적용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 합니다.
이러한 유전자 치료에 대한 연구는 비록 다른 종류의 치료제에 비해 출발은 늦은 편이지만, 최근 원인 유전자를 규명하여 치료방법으로 연결하고자 하는 시도가 점차 많아지고 있으므로, 머지않은 미래에 인류의 건강과 복지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자료 출처
1. Mulligan, R.C., The basic science of gene therapy. Science, 1993. 260(5110): p. 926-932.
2. Mann, M.J., et al., Ex-vivo gene therapy of human vascular bypass grafts with E2F decoy: the PREVENT single-centre, randomised, controlled trial. Lancet, 1999. 354(9189): p. 1493-8.
3. Lee, J.Y., et al., Enhancement of Bone Healing Based on Ex Vivo Gene Therapy Using Human Muscle-Derived Cells Expressing Bone Morphogenetic Protein 2. Human Gene Therapy, 2002. 13(10): p. 1201-1211.
4. Eastham, J.A., In vivo gene therapy with p53 or p21 adenovirus for prostate cancer. Cancer Research, 1995. 55(22): p. 5151-5155.
5. Kanai, F., In vivo gene therapy for alpha-fetoprotein-producing hepatocellular carcinoma by adenovirus-mediated transfer of cytosine deaminase gene. Cancer Research, 1997. 57(3): p. 461-465.
6. Kay, M.A., et al., In vivo gene therapy of hemophilia B: sustained partial correction in factor IX-deficient dogs. Science, 1993. 262(5130): p. 117-119.
7. Kong, H.L., Gene therapy strategies for tumor antiangiogenesis. J Natl Cancer I, 1998. 90(4): p. 273-286.
8. Mujoo, K., et al., Adenoviral-mediated p53 tumor suppressor gene therapy of human ovarian carcinoma. Oncogene, 1996. 12(8): p. 1617-23.
9. Nielsen, L.L. and D.C. Maneval, P53 tumor suppressor gene therapy for cancer. Cancer Gene Ther, 1998. 5(1): p. 52-63.
10. Losordo, D.W., et al., Gene Therapy for Myocardial Angiogenesis Initial Clinical Results With Direct Myocardial Injection of phVEGF165 as Sole Therapy for Myocardial Ischemia. 1998, Am Heart Assoc. p. 2800-2804.
유전자 치료의 현재와 미래 (2/3)
유전자 치료제의 개발을 맞춤의료의 시각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실제로 유전자 치료제는 아직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지는 못했지만 최근 미국에서는 각종 난치성 질환에 대한 임상시험 등에서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의 완성에 따라 질병에 관련한 주요 유전자들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유전자 치료제의 개발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는 것도 크게 기대해 볼 만한 부분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유전자 치료제 임상시험은 2007 1월 기준 1,280여 건이 진행되고 있으며, 대부분 미국(65%), 유럽(28%)에서 진행되고, 아시아에서 이뤄지는 임상시험은 3%에 그치는 실정입니다[1].
현재 200개 이상의 회사에서 개발하고 있는 유전자 치료제 중 임상시험의 마지막 단계에 진입한 것이 약 30건으로 이들 제품이 실제로 상용화 될 날이 멀지 않아보입니다.
특히 중국에서는 현재 2 종류의 유전자 치료제가 이미 시판되고 있고[2, 3], 2007년 4월 유럽에서도 유전자 치료제 생산이 허가되었습니다. 국내에서도 모두 8개의 유전자 치료제가 임상시험 중에 있습니다.
유전자 치료제의 임상시험은 초기에는 극히 일부 질환에 제한됐지만 점차 암, 에이즈, 심혈관계 질환 등 그 대상을 점차 늘려나가는 추세에 있으며 이제는 후천성 질환에 대해서도 적용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최근 의학의 발달로 질병의 진단이 유전자 수준까지 가능하게 됨에 따라 개인의 질병 원인을 유전자적인 관점에서 접근하여 각자의 상황에 맞는 전략하에 치료하는 맞춤치료의 시대까지 가늠해 볼 수 있게 됐다.
특히나 국내의 경우, 짧은 연구개발 역사에도 불구하고, 유전자 전달체 관련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습니다[4]. 최근에는 국내 순수 기술로 치료 유전자를 발견하는 성과도 나오고 있어서, 명실상부하게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유전자 치료제의 개발도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질병치료와 관련된 적절한 치료 유전자를 확보해 기술력을 선점하고, 생명과학 정보들을 효율적으로 선별, 활용한다면 개인별 맞춤의료 세상을 우리나라가 먼저 주도해 나아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의료시장 예측기관들은 세계 유전자 치료제 시장이 2010년을 전후하여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연평균 100% 이상의 초고도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5, 6]. 이는 전통적인 치료제 시장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어 놓는 일대 대변혁이 될 것이라는 말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새로운 유전자 치료제의 출현으로 인해 이제까지는 불치병이라고 생각되어 치료를 포기해야 했던 많은 질병들에 대해서 치료의 기회가 열리게 되었으며 그에 따라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될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늘어나게 되었다는 사실일 것입니다.
자료 출처
1. Edelstein, M.L., M.R. Abedi, and J. Wixon, Gene therapy clinical trials worldwide to 2007--an update. J Gene Med, 2007. 9(10): p. 833-42.
2. Pearson, S., H. Jia, and K. Kandachi, China approves first gene therapy. Nature Biotechnology, 2004. 22(1): p. 3-4.
3. Guo, J. and H. Xin, CHINESE GENE THERAPY: Splicing Out the West? 2006. p. 1232-1235.
4. Han, S., et al., Development of Biomaterials for Gene Therapy. Molecular Therapy, 2000. 2(4): p. 302-317.
5. Scollay, R., Gene Therapy: A Brief Overview of the Past, Present, and Future. Annals of the New York Academy of Sciences, 2001. 953(1): p. 26.
6. Cavazzana-Calvo, M., A. Thrasher, and F. Mavilio, The future of gene therapy. Nature, 2004. 427: p. 779-781.
유전자 치료의 현재와 미래 (3/3)
유전자 치료제의 현실적인 한계와 넘어야 할 산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예상하셨다시피 안전성입니다. 사람을 치료하기 위해 만든 치료제이니 만큼 안전성이 우선적으로 확보되어야 하는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입니다.
유전자를 인체에 투여하기 위해 가장 흔히 사용된 방법으로는 현재 아데노 바이러스에 유전자를 실어 보내는 방법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우리들을 유전자라고 하면 이 아데노 바이러스는 우리가 원하는 목적지를 가기 위해 탑승하는 비행기나 자동차 입니다. 물론 목적지는 유전자가 활동하기 위한 인간의 세포가 되겠지요.
그런데 이 아데노 바이러스는 우리가 흔히 걸리는 감기 바이러스로서 세포내에 침투하는 데에는 효과적이지만 독성이나 면역반응의 부작용이 동반된다는 결정적인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1999년 9월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있었습니다[1-4]. 당시 18세의 건장한 남자 Jessie Gelsinger는 유전병한 종류인 'OTCD(ornithine transcarboxylase deficiency)' (신체에 암모니아가 축적되는 질병)을 앓고 있었는데, 이 병을 치료하기 위해 유전자 치료 임상시험에 자원해 치료를 받다가 불과 나흘만에 호흡곤란으로 사망했습니다. 유전자를 실어 보내기 위해 사용한 아데노 바이러스를 과다 사용한 것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어서 2002년 프랑스에서는 일명 Bubble Boy병 이라 불리는 희귀한 중증면역결핍증을 앓고 있는 일곱 명의 소아에게 유전자 치료를 수행했는데 안타깝게도 그 중 2명에게서 백혈병이 발병했습니다[5]. 원인은 환자에게 주입된 유전자가 염색체의 목표했던 특정 위치에 삽입되지 못한 데서 생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6].
위와 같은 사례들은 유전자 치료를 실생활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안전성이 반드시 확보되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유전자라는 것은 후대에 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므로 환자에게 투입된 유전자가 자손으로 전달될 가능성은 없는지, 있다면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인지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와같은 문제들은 결국 윤리적인 문제로 비화될 수 있으며 그것을 방지하기 위한 과학적인 연구에 의한 안전성 확보가 반드시 필요할 것입니다.
현재 이와 같은 안전성의 이유로 우리나라는 유전자 치료제를 '유전성 질환, 암, 에이즈(AIDS) 및 기타 생명을 위협하거나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는 질환'과 '현재 이용 가능한 치료법이 없거나 유전자 치료제의 효과가 현재 이용 가능한 다른 치료법과 비교하여 우수함을 예측할 수 있는 경우'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비록 아직 넘어야 할 난관은 남아있지만 언젠가는 유전자 치료제가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와서 많은 난치병 환자들이 새로운 삶을 얻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새로운 치료법으로 생명을 얻어 밝게 웃을 그 사람들이 다름 아닌 우리 이웃, 아니 바로 우리 자신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자료 출처
1. Binzen, N., The Trials of Gene Therapy: Ethical Issues in the Death of Jesse Gelsinger.
2. Stolberg, S.G., The biotech death of Jesse Gelsinger. New York Times Magazine, 1999. 28: p. 136?140.
3. Maa, T., GENE THERAPY SETBACK. Scientific American, 2000: p. 37.
4. Marshall, E., CLINICAL TRIALS: Gene Therapy Death Prompts Review of Adenovirus Vector. Science, 1999. 286(5448): p. 2244.
5. Graziani-Bowering, G., Immunology Final Question 4?Pathology and Treatment of "Bubble Boy Syndrome".
6. Stolberg, S., Trials Are Halted on a Gene Therapy. New York.
http://www.drugqna.com/2008/07/3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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