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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 망막의 허와 실,,, (상)
    죠나단 2008/06/11 830
      요즘은 협회 사무실에는 인공 망막에 대한 질문 전화가 늘었습니다. 몇 주전 모 방송사가 생체 안구 (Bionic-Eye)라는 내용으로, 영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인공 망막 임상에 대한 소식을 보도하였기 때문이라 짐작됩니다. 지난 2004년도 미국 휴마윤 연구소가 초기제품인 인공망막을 시술한 바 있었고, 올해에는 제 2세대 인공 망막인 Argus-2 제품이 미국, 멕시코 등을 포함한 국제적인 임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방송 보도는 그 중에서 영국 쪽 임상을 취재한 것으로 보입니다. Argus-2 제품은 2004년도 시제품 보다 한층 더 진보된 인공 망막으로 상용화 ( 시술 예상가격 : 약 U$ 25,000 )를 고려한 임상이어서 우리의 기대를 한껏 부풀게 합니다. 국내에서는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서울대 서 종모 교수께서 인공망막에 대한 연구를 진척시키는 중이나. 아직까지는 토끼를 대상으로 한 동물 시험 단계에 머물고 있습니다. 만일 이번 국제적인 임상이 성공할 경우, 부족하나마 실명으로 인하여 거동이 불편한 환우들에게는 어느 정도 독자적인 활동이 가능케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합니다. 그러나 최근 전화 상담을 받고 보니 많은 환우들이 (인공 망막이라는 용어상의 의미로 말미암아) 상당 부분 오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들은 마치 인공 망막이 생체 망막을 대체하는 기술로서, 알피에 의해 손상된 망막을 복구하고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 아니면 적어도 상당 부분 시력을 회복시키는 기술이라고 여기고 있었음.) 이는 언론 매체가 <육 백만불 사나이>와 같이, 인공망막은 멀지 않은 장래에, 생체 망막의 기능을 대체할 것 처럼 과대 포장한 탓도 없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난번 언급한 것처럼, 오늘은 조물주가 만든 자연산 (?)생체 망막의 실체와 인간이 만든 인공망막을 비교하고 전망하는 내용으로 상하에 걸쳐 올립니다. 우선 인간의 생체 망막은 0.1mm-0.2mm 의 얇은 투명한 막으로 구성되며, 약 10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물론 각 세포층 마다 기능이나 형태가 다릅니다만, (비전문가로서 저의 개인적 소견으로) 크게 3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생각합니다. 첫째 정보를 분석하고 전달하는 부류, 둘째 전기적 시각을 만들고 (광수용체 층), 셋째 영양과 대사를 담당하는 부류 층으로 구분하고자 합니다. 이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아파트로 말하면 옥상부터 내려가 보도록 하지요, 맨 윗층은 신경절 세포층으로 시각을 뇌로 전달하는 부위입니다. 이 세포층 밑으로 내려가면서 아마크린 세포, 쌍극세포, 수평세포층 등이 위치하고, 이 밑으로는 바로 알피 질환이 발생되어 세포가 죽어가는 광수용체 층이 존재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아파트 중간층으로 로얄층에 해당합니다. ( 알피는 이 로얄층에서 시작되지만, 일부는 바로 밑에 층에 있는 색소상피층에서도 시작됨.) 따라서 빛이 맨 처음 도달하는 층은 옥상 부위의 신경절 세포층 (Ganglion Cell) 으로 시각을 뇌로 보내는 신경다발로서 이루어 집니다. 빛이 들어오면 망막은 투명하기 때문에 여러 층을 통과하여 중간에 위치한 광수용체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내려온 빛은 광수용체 세포에 의해 전기 신호로 바뀌게 됩니다. 그리고 이때 만들어진 전기적 신호는 거꾸로 수평->쌍극세포->아마크린 층을 지나 건물 옥상에 있는 신경절 세포층으로 다시 올려 보내지게 되지요. 이 신경절 세포들은 시각 정보의 정거장으로 신경다발을 이루어 안구 밖으로 빠져나갑니다. 결론적으로 광수용체 층에서 만들어진 시각 정보는 이곳을 통과하여 뇌의 시각중추로 보내져서 사물의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만일 알피 질환으로 광수용체가 죽어가면, 이러한 시각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실명에 이르게 되지요. 즉 아파트의 로얄층 입주자들이 죽어나가 텅비어 버리는 셈입니다. 인공망막이란, 위에서 말한 신경절 세포층 (맨처음 빛이 도달하는)에 전자 칩을 부착시키고, 인위적으로 전기 신호를 만들어 이곳에서 곧바로 시각 정보를 뇌로 보내는 장치입니다. 그러니까 광수용체를 비롯한 여러 세포층은 필요없게 되는 셈이지요. 그렇다면 인공망막의 용어가 갖고 있는 부풀려진 의미와 허상은 무엇일까요? 첫째 - 현재의 인공망막으로 느끼는 형체 망막의 광수용체 층은 흑백을 구분하는 막내세포 1억 2천 만개와 색상과 섬세한 이미지를 만드는 원뿔세포 6백 만개로 이루어진 초미세의 픽셀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임상이 진행 중인 인공망막은 2x2mm 크기의 60개 광점으로( 10x6의 격자형) 구성되어 있는 작은 칩입니다. 따라서 동일 세포 면적의 픽셀 수, 즉 수 백만개의 세포를 인공망막은 60개의 광점으로 카바하는 것 이지요. 결론적으로 1개의 광점이 수 만개의 신경절 세포를 자극시키는 셈이어서, 비록 첨단 인공망막이라는 제품조차도 매우 초보적이고 원시적인 시각만을 만들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기사의 내용에 따르면, 시술한 환자가 불빛을 감지하였다고 하나, 아마도 1차 시제품인 16개 광점의 인공망막으로 보건데, 마치 16개의 흑백 퍼즐로 만들어진 이미지와 다를 바가 없을 것입니다. 물론 이번 2차 제품으로 60개의 광다이오드 인공망막이 개발되는 것처럼, 점차 집적도가 높아간다면, 이미지의 정밀도는 개선되겠지요. 그러나 억만 단위 이상의 세포로 구성된 생체망막과는 여전히 엄청난 차이가 존재합니다. 둘째 - 집적도의 개선 문제 현재의 Argus -2를 개발한 세컨드 사이트는 미국 휴마윤 안과 연구소가 창업한 회사입니다. 이 연구소는 현재 60개에서 200개로 집적도를 높여, 한층 진보된 인공 망막을 개발 중에 있다고 하며, 앞으로 십년 정도가 지나면, 1,000 개의 광점으로 이루어진 인공망막이 개발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물론 이 정도면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는 수준이라고 합니다만, 제 생각으로 1000개의 사각 바둑알로 만들어지는 이미지가 친구의 얼굴을 알아볼 정도로 정교해질 지에 대한 의문이 없지 않습니다. 이에 반하여 생체의 망막 세포는 색상 (원뿔세포)을 만드는 6백만개의 세포와 명암(막대세포)을 만들어내는 1억2천 만개의 미세구조로서, 감히 인간이 만드는 인공망막과의 비교를 허용치 않습니다. 문헌에 의하면 인간의 실력으로 최대한 집적할 수 있는 인공망막의 픽셀 수는 최대 200만개 정도라고 합니다. 그때가 언제인지는 몰라도, 제 생각으로 이 정도가 되어야 비로소 인공망막이라고 불리울 수가 있지 않을까 싶군요. 그렇지만 이때에도 여전히 인공망막은 평면 흑백 텔레비전에 불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