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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딸래미 핸드폰이 고장나서 애프터서비스 하는 곳을 찾아 갔습니다. 가기 전에 머리도 감고, 수염도 깨끗이 깎고, 옷도 제대로 차려입고 갔지요. 하루 맡겨 놓고 가라고 해서 수리를 맡기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늘 아침에 수리 됐다고 찾아가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서 급한 마음에 자고 일어난 머리 그대로, 수염은 하루만 안깎아도 금새 자라나 있는 상태 그대로, 옷은 산책 나갈 때 입는 허름한 츄리닝을 걸치고, 벙거지 모자 꾹 눌러쓰고 AS 센터로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어서오세요! 손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하고 상냥하게 맞아주던 데스크 아가씨가 날 보더니 대뜸 "어저씨 뭐 가지러 오셨어요?"하고 묻는거 아니겠습니까? 아마 절 퀵서비스 직원쯤으로 본 모양입니다.
순간 당황해서 "에.. 저.. 어제 맡긴 핸드폰 찾으러 왔는데요?" 더듬 이야기 하니 아가씨 얼굴이 미안한 표정으로 싹 바뀌면서 "아 네, 손님 잠시만요. 성함이"하고 후딱 핸드폰을 찾아 오더군요.
돌아오는 길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이 과연 문제로구나. 보이는 거에 따라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니..."
그래서 담부턴 가까운 동네 가게를 가더라도 머리도 잘 빗고, 세수도 하고, 수염도 잘 깎고, 옷도 제대로 입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에서 장기간 쉬다 보니 외출할 때 차림새에 대해 둔감해지고 흐트러진 거 같네요. 아내가 집에 있더라도 깨끗하게 있으라 하는 주문이 생각납니다. ^^
그나저나 산책을 나가야 하는데 뉴스를 보니 조류독감 때문에 걱정이군요. 제가 산책 다니는 탄천 길에는 오리나 비둘기, 까치가 많던데... 예전에는 새 보는 게 산책할 때 나름 구경거리였는데, 이제는 두려움의 대상이 되버렸군요. ㅎㅎ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