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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알피환자의 알피자녀로서 남깁니다.
    별보기 2014/06/12 1,209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알피를 앓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제목과 같이 알피를 가진 부모 밑에 태어난 알피 자녀입니다. 어미니와 윗형제는 정안인, 저와 아버지(전맹)가 알피입니다. (총 4명- 아버지 윗세대에는 알피 없음" 저는 중학교 때부터 색약과 야맹증으로 알피가 찾아와 8년 차인 현재는 아래와 같은 상태입니다. 좌안 : 시력 측정 불가, 시야 측정불가, 빛만 감지 우안: 시력 0.3 시야 5~6도 게시판을 보면, 진행성인지라 현재 하시는 일에 어려움이 생겨 경제활동을 못하게 될 것을 염려해 자녀를 적게 두시거나 유전에 대한 두려움으로 아예 낳지 않으시려는 분들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자녀계획에 있어 양육비와 직결되는 경제적 측면은 고려요인으로 불가피하고, 이는 일반가정에서도 가장 기본적으로 염려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자녀에게까지 자신이 겪는 어려움과 고통을 남기고 싶지 않아 출산에 망설여지는 것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어차피 현재 알피에 대해 속시원하게 밝혀진 바가 없으므로 아무 오류 없이 성공적으로 유전없는 자녀계획을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때문에 아이가 유전될까봐 출산에 두려워하시기 전에 냉정하게 스스로를 돌아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내 아이가 나와 같은(혹은 배우자같은) 처지에 놓인다면 아이를 잘 인도 해줄 수 있는지 말입니다. 물론 슬픈 일입니다. 하지만 감정을 떠나 진지하게 생각하셔야합니다. 언젠가 아이는 커서 혼자 살아가야 합니다. 한 사람의 사회구성원으로서 성장하도록 이끌고 도울 수 있는 지, 내 아이를 가여워하고 미안해하기만 하지 않고 등을 밀어줄 수 있는 강하고 건강한 마인드를 가졌는지 판단해야합니다. 질병이나 사고가 갑자기 찾아오는 것처럼 알피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아이는 아니겠지, 우리집에 또 그런 일 없겠지 하지 마시고 부모 역할을 잘 해줄 수 있는지 스스로 평가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저희 집 역시 혼란과 고통, 슬픔의 날들을 넘어 안정기에 오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분명 자녀에게 유전이 되면 이 과정은 피할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부모의 자세와 마음가짐에 따라 그 시간은 단축될 수 있고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자녀 스스로 수용하는데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 과정이 있다면 평소 양육이나 일어나지 말아야하지만 만약 이러한 상황이 왔을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 사회에서 배워야 할 점이 많은 나이이지만 앞으로 자녀계획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유전을 받은 자녀로서 조심스럽게 목소리를 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