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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우 여러분 안녕하셨는지요. 그동안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올해 여러분의 도움으로 안구 기증식과 실명퇴치 운동 선포를 무사히(?) 끝내고서, 다음달 총회를 끝으로 저는 임시 회장으로서 마지막 임기를 마무리할까 합니다.
사람이 한자리에 오래 머물러 있으면, 개인적으로 재능보다는 허물이, 공보다는 과가 먼저 드러나는 보이는 법이라서, 이제는 협회에도 참신한 인재가 이끌어가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결심하였습니다.
지난 3년 동안의 소임은 저에게는 매우 보람되고 뜻깊은 세월이었습니다.
과거를 돌이켜 보건데,,,,,,,,,,,,,,,,,,,,,,,,,,,,,,,,,,,,,,,,
그동안 환우 여러분들의 덕분으로, 3년전 사무실을 얻고 단체등록을 마쳤었던 일이 엊그제 같군요.
올해에 와서는 년간 수 천만에 이르는 재정적 지출조차 요행히도 감내하면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의 질환을 수억의 예산이 투입되는 국가사업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 바 있었습니다.
(자화자찬을 해도 되겠지요?)
그리고 서울의대를 비롯한 여러 안과 연구 분야에서, 협회는 자신있게 확실한 자료에 근거하여, “이제부터 퇴행성 망막 질환의 연구가 왜 필요한가? ” 를 알리는 성과도 거두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국가적인 사업의 확장과 연구자들의 관심은 증대되어 왔으나. 정작 질환 당사자들의 참여 열기는 해가 거듭될수록 식어가는 것을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해 왔습니다. 막상 물러나기로 결심하다보니 그동안 저의 무능력을 탓하게 되었고, 좀 더 열심히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번 안구 기증 행사와 실명퇴치 운동 음악회는, 대외적인 행사로서 외부 기관들의 관심과 의학계의 참여를 끊임없이 독려하는 데 그 목적이 있었습니다. 재정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이러한 행사를 무리하게 벌려가는 이유는 “우는 아이 떡하나 더 준다” 는 전략적 목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 행사는 방송 내용처럼 의미있고 화려한 행사가 아니라, 현장은 초라하고 썰렁해서 행사 주관자로서 크나큰 자책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자리였습니다.
어렵게 초빙하여 모신 연구 기관의 책임자들은 정시에 도착하여 참을성 있게도 크나큰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러나 수개월을 공들여 모신 유력한 대선 후보 부인에게는 초면임에도 “ 원래 눈들이 안 좋아서 늦게 모이는 행사” 라는 변명과 함께, 20 분만 늦게 와주시라는 전화를 드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도착하시어, 건물 밖에서 수행원들과 함께 30분을 기다렸다는 이야기가 들려왔습니다.
시간이 흘러갔지만, 행사장은 여전히 빈자리가 많아서 채워질 기미조차 없었습니다. 이 사람의 등골에는 식은 땀만 흘렀고, 행사의 진행을 어찌 치루었는지 지금은 기억조차 나질 않는군요.
행사판을 벌려 손님을 초청해놓고, 정작 외빈들을 모시기 위하여, 먼저 와서 자리를 지켜주는 환우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일부마저도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야 나타났었지요. 정작 주객이 전도되는 무례함을 범하지 않았는지 우리 모두 가슴깊이 반성해 볼 대목입니다.
이번 행사의 아이디어는 각 기관들의 사람들을 만나 대외적인 효과를 검토하였고, 그 배경과 취지를 알리는 데도 많은 수고와 절차적인 노력이 필요했었습니다. 더구나 바쁘신 중에도 인사들을 초빙하기 위해서는. 수개월 전부터 안부와 더불어 식사 자리도 가져야 하는 등 친분적 교류를 유지하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비로소 고백합니다만, 유력 대선후보의 초청을 위하여 2만명 이상의 쟁쟁한 단체장에게만 수여하는 서울시당 xxx 부위원장의 직함을 3천명도 아니되는 단체의 회장으로서 자청하여 받아내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협회의 위상을 알리고자 뛰어다닐 때 받은 수모(?)를 생각하면, 생리적으로 맞지 않는 거북한 정치판에도 기웃거려야 한다는 고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의도를 들락거린지 수일 만에, 우리의 행사에 잘하면 대선 후보가 직접 방문할 수도 있다는 전갈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협회의 내부사정을 돌아볼 때,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큰인물을 모실 자신감이 없었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 부인의 초청만으로도 감사합니다. ”라고 그때 거절하였던 것이 다행이었습니다만,,)
3년전 유전체 사업으로 예산을 따기 위해 여의도행을 감행했을 때나, 지금이나 비교해 보면, 협회는 조금도 변화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환우들의 숫자만 들어났을 뿐, 질적인 역량은 그때보더 많이 약화되었다 보아야 할 것입니다.
초창기 환우들의 열정을 믿고, 그때는 자신감도 충천했고, 사명감도 만만치가 않아서 지금처럼 입에 거품을 물고 예산 공청회 참여을 위한 독려 전화를 해댈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3년이 지난 안구 기증행사는, 그때 보다 반절도 남아있지 않는 집행부를 이끌고 치루기 낸다는 것이 역부족이었습니다. 여전히 그때나 지금이나 입에 거품을 물고 사오정을 비롯한 내부 인사와 신규 환우들을 향해 진군 나팔를 불어댔지만, 올해부터는 짜증만 나고 쉽게 지쳤습니다.
솔직히 너무 자만했지는 않았는지, 그리고 우리 실정에도 맞지않는 너무 거대한 목표를 설정했던 것은 아닌지 자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해야 할 때 하지 않으면, 더이상 기회는 다시오지 않기에, 희망이 있으면 승리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버텨왔습니다.
요즘 모 대선 후보도 사용하고 있지만, “ 그래도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남아있다. ”라는 비장함과 오기로 행사을 추진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순신 장군에게는 똘똘 뭉친 백성들의 힘이 넘쳐 있었습니다.
오늘날 협회는 몇 명 남지않은 나이어린 집행부와 부족한 월급도 불평하지 않고 홀로 고군분투하는 사무장이 지켜가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행사의 진척도와 성과를 매몰차게 채근하기에 인간적인 도리가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한때나마, 무리해서 화려한 밥상도 차려 본 경험도 있었고, 올해는 방법을 달리하여, 소박한 메뉴에 내실있는 반찬을 곁들여 보았습니다. 그러나 초기/중기/말기 환우들과 기존/신규 환우들의 다양한 요구를 한꺼번에 충족시킬 수가 없었습니다.
마침내 테이블의 고객 수준을 무시하고, 저는 제멋대로 요리해서 “주는대로 먹으라” 는 교만한 주방장이 되어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공보다 과가 들어나기 시작하는 이때야말로 주방을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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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번 행사 후, 내용을 정리해서 아래와 같이 보고를 올리자 합니다.
1. 지난주 까지 행사에 참여하신 내빈들에게 일일이 감사의 말씀과 계속적인 협회의 지원을 부탁드렸습니다.
2. 국립 유전체 쎈타장께서는 서울의대 안과를 기점으로 국가차원에서 알피 질환을 포함한 장기적인 프로젝트에 따라 지속적인 연구 자금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 같다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3. 서울의대 안과 유형곤 교수께서는 알피 치료를 위한 대웅제약 치료 약물 연구와 병행하여 여타 추가적인 임상 연구를 기획해보자는 저의 제안을 혼쾌히 수락 하셨습니다.
4. 대웅제약 측은 신경성 보호 물질인 TUDCA 와 더불어 현재 해당 제약사가 시판 중인 코엔자임 영양제의 복합 임상에 약물을 무상으로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해왔습니다.
5. 내년부터는 유전체 분석 사업이 완료되기 시작하고, 일부 환우들은 복잡한 질환의 명확한 원인도 밝혀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학계에 논문으로 하나씩 발표되는 시점에서는 우리 알피협회의 위상도 높아가리라 예상됩니다.
6. SC 제일은행 홍보담당 본부장 께서는 자리를 떠나면서, 이번 행사에 크나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하고, 실명퇴치를 위한 알피 협회의 역량을 확인케 되는 자리였음을 내비쳤습니다.
7. 특별히 당일 현장을 정리하고 도와주신 이 의정 어머님과 한나라당 서울시 여성 간부 당원들에게 감사의 말과 함께 송구함을 전했습니다. 비록 이 분들께서 선거철 때문에 왔을 수도 있겠지만, 실명퇴치 운동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향후 협조를 약속 해주신 의미를 추호도 곡해(?)하여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8. 대선 후보 부인께서는 실명퇴치 운동에 대하여, “행사 현장에 와서야 실감하게 되었다” 면서, 떠나시는 앨리베이터 앞에서 “미국에는 있다는 데 한국에는 없다면서요?” 라고 향후 기회가 닿는대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셨습니다.
9. 이쯤해서 인간적으로 한 말씀 드리지요. 이제는 50대 초반의 회장이지만 협회에서는 비교적 연장자에 속하지 않겠습니까?
직책상 어쩔 수 없이, 수시간 전부터 사무실을 거쳐서 행사장에 미리나와 수고하는 집행부와 사무장등 행사 준비를 점검했다고 칩시다. 그러나 지방에서 올라온 어른 분들도 많이 계시는데, 시작 시간 30분 넘어서 서울에서 출발한, 나이조차 젊은 환우들은 어느 단체 소속입니까?
여러분은 잔칫상에 즐기려 나온 손님들이 아닙니다. 무엇이 온당한 처신인지 모른다면, 진정코 알피 협회의 장래는, 우리들의 장애만큼이나 날이 갈수록 어두워 보인다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10. 행사가 끝나고 대외 기관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자 이 메일을 보내고 사무실 전화통을 또다시 붙잡게 되었습니다만,
“ 사무장 수고했다. "
” 보기에도 행사가 기대에 못 미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 혹시 회장님은 마음 상하시지 않으시던가? "
“ 무료였는데 행사 경비는 어찌 충당되어 갔느냐? “
” 바빠서 그랬는데, 향후 행사는 우리 자신부터 열심히 뛰어 보겠다.“
“ 앞으로 우리가 해줄 일은 없겠는가 ?”
“ 안구를 모으느라 수고 많이 했다.”
“이번 행사는 방송만큼이나 의미있었다. 다시한번 열심히 해보자.”
등등 이처럼 우리 모두 자신의 부족함과 안타까움을 곁들인 격려 전화는 한통조차 없었습니다.
지난 3년 동안을 대단한 감투를 쓴 회장으로서가 아니라, 받은 소명에 충실하고자 이 사람은 많은 환우분들에게 전화를 드려왔습니다만,
그 기나긴 세월동안 저는 수십통 “도와달라”는 전화를 드렸으나, 정작 ” 협회가 애쓰고 계시는데, 이번 행사에 저희가 도울 일은 없을까요.“ 라는 자발적이고 사방사방한 전화을 받은 기억이 별로 많지가 않는군요. 그것조차도 올해 들어서는 아예 없었습니다.
거액의 월급받는 임명직 사장도 투자자나 이사진들로부터 이런 푸대접은 받지 않습니다.
이마저 “부질없고 쓸데없는 바램”이 되었습니다만, 우리가 벌여왔던 모든 사업도 이처럼 “부질없고 쓸데없는 혼자만의 욕심”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이제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실명을 퇴치하기 전에, 우리는 반드시 이러한 무관심과 몰인정부터 퇴치함이 마땅할 것입니다.
11. 지난 3년의 저의 과욕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수척의 배라도 남아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그나마 여러분의 계속적인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알피 백성들이 뜻을 합치면, 바깥 산에는 부족하지만 수 십척의 배를 다시 만들 수 있는 나무가 자라고 있음을 믿으시길 바랍니다.
12. 끝으로 자발적인 참여와 열정적인 관심으로 어디에 내어놓아도 부끄럽지 않는 단체가 되어주실 것을 당부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내치에 신경쓰지 않고도, 오로지 대외 사업에 전념할 수 있는 협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대외적인 사업에 나서지 않고는, 빈한한 백성들이 조금씩 내어놓는 둔전세로는 협회의 운영조차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비록 질환 단체이지만, 사업은 반드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처럼 우리 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결코 투자없는 사업으로 산에서 물고기를 얻으려는 허황된 꿈은 버려야 할 것입니다 .
적은 투자로 효율적이고 잠재력이 큰 사업을 목표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비록 포괄적이지만 대외적으로 설득력이 충분한 “ 실명퇴치운동”에 투자를 시작하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세부적인 실천 방안의 하나로 돈 적게 드는 안구 기증 켐페인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실명퇴치 운동의 커다란 사업의 범주 안에서 젊으신 여러분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반짝이는 세부 항목들이 추가된다면, 저는 우리 협회의 성공을 백퍼센트 확신합니다.
내년 총회 전까지 실천력이 뛰어나며, 언제라도 지치지 않을 젊고 유능한 40대의 지도자를 뽑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것입니다.
---------------- 이 상 ----------------------
이제 저는 당겨온 출장을 마무리하기 위해 다시 중국으로 떠납니다. 돌아 오는대로, 시간을 내어서 올해의 사업을 마감하고 내년도 1월 말까지 총회 준비와 더불어 인계해야 할 사업안을 정리해야 할 것 같군요.
저에 대한 기대를 저바리고, 이렇게 떠나게 되어 송구하고 미안할 따름입니다.
그동안 드러내 보여주시지 못하였거나, 혹여 낯설어서 차마 꺼낼 수 없었던 심중을 헤아리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의 가슴속에 간직된 치료 희망의 밝은 빛은 언제나 제 가슴속에 살아있음으로 항상 명심하겠습니다.
다시한번 지난 세월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시고 메리 크리스마스 / Happy New Year !!
죠나단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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