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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두들 수고가 많으시네요.(*^^*)
    바다의별 2007/11/10 657
      커다란 행사를 앞두고 있어서 일하시는 분들이 많이 힘드신 것 같네요. 저희 부부는 작년도에 이미 안구및 모든 장기기증을 신청을 했습니다. 작년도에 유전체 검사 받으면서 결심을 했었지요. 두 아이들을 끌고 검사를 받으면서 혹시 아이들이 나처럼 이런 병에 걸렸으면 어떡하나 조마조마 하면서 말이지요. 그 때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만약 아이들이 이상이 있다면.... 나는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정말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더군요. 내가 세상의 누군가를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을 한다면 신도 그렇게 무심하시지는 않을 거라는 소박하고 간절한 생각도 들었지요. 그 때 안구기증과 장기기증을 하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다행히 아이들은 아직은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날 집으로 돌아오자 마자 망설임없이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에 등록을 했습니다. 카드랑 주민등록증에 붙일 스티커가 집으로 배달된 날 참 감격스럽더군요.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이야기 했습니다. 이건 너희들을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이라고.... 너희들이 아직 이상이 없다는 것도 너무나 감사하고 혹시라도 나중에라도 힘든 일이 있을 때 오늘을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물론 내 눈이 우리 아이들에게 무슨 혜택을 줄 수는 없지만 그건 개의치 않습니다. 이 세상은 알게 모르게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믿거든요. 만약 내 눈이 운좋게 사후에라도 누군가를 볼 수 있게 해준다면 그 또한 꽤 괜찮은 삶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하지만 결심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은 동참하고자 하는 마음이 스스로 우러나와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만큼의 인원이 참여하든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동참하는 행위자체가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지금 결심을 못하신 분들도 내일 마음이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고 시간이 더 필요하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내 눈이 아까와서 라기 보다는 사후 기증이라는 자체를 두렵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이 일은 단기간에 몇 명 목표를 정해서 할 일이 아니라 어찌보면 지속적으로 전개해나가야 할 운동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왕이면 많은 환우들이 기간안에 등록을 해준다면 협회의 입지나 세상의 관심이 그만큼 높아질 것이므로 훨씬 더 효과적일 겁니다. 지금 당장 내 각막을 주는 것도 아니고 사후까지 많은 시간이 남아있고 나중에라도 마음이 변하면 취소할 수도 있고 아무리 기증신청을 했어도 가족이 반대하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마음이 아직은 선뜻 내키지 않는데 한다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은 일입니다. 기증을 선뜻 결심하지 못한 분들에게 불편한 마음을 주어서도 안 될 것 같습니다. 권유를 하고 널리 의미를 알리는 것까지가 협회의 몫이라면 그 다음은 각자 개인 스스로가 선택할 문제이고 그 결과에 대해서 너무 실망할 일도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저도 쉽게 결심한 데는 오래전부터 장기기증에 대한 방송이나 여러 사연을 접하면서 조금씩 물에 젖어들어가듯이 관심을 갖고 있었기에 그런 일을 계기로 망설임 없이 결정하게 된 듯 합니다. 어찌보면 이 일은 나도 고통을 받지만 시력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도움이 되겠다는 숭고한 뜻의 전달이라고 생각됩니다. 고통을 서로 나누고 돕고자 하는 마음이지요. 마음은 서서히 움직이는 것이구요. 협회에서는 충분히 홍보하고 최선을 다 한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 각자의 개인적으로 어려운 사정이 있으신 분들은 돌아가는 사정을 잘 모를 수도 있구요. 저도 그랬습니다. 저는 현재 홈페이지에 들어오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최근에 협회일에 관심을 갖기 조차 어렵더군요. 9월 아버지께서 폐암판정을 받고나서 병원을 옮기고 또 검사하는 과정이 계속되었고 현재 말기진단을 받은 상태이거든요. 전 솔직히 제가 RP판정을 받았을 때보다 지금이 더 힘들고 고통스럽습니다. 직접환자들을 접하면서 저는 RP마저도 축복받은 병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죽음에 직면한 사람들과 죽음과 싸워야 하고 그 싸우는 과정또한 지독한 육체적 고통속에 있는 사람들을 보니 삶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더군요. 죽음을 앞에 둔 사람들도 환우회를 만들고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 모두가 좀더 힘을 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모두들 힘들겠지만 그래도 힘내시기 바랍니다. 협회의 일을 하시는 분들 모두가 희망지기입니다. 당신들이 있어서 참 고맙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격려해주는 환우님들이 있는한 조금은 더디더라 도 우리 협회 잘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모두들 힘내세요. 음악회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