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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20대인데...얼마전에 RP진단을 받았습니다.
태연한 척 덤덤하려고 하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네요..
나도 모르게 순간 순간 눈물이 흐르기도 하고.
가장 힘든건 불확실하다는거..
의사 선생님도 딱히 뭐라 말씀을 안하시네요..
환자마다 증상이 다양해서
언제까지 시력이 유지되는지...확률적으로도 말을 안해주고..
이런 불확실함이 가장 힘듭니다..
지금은 가끔 발밑이나 눈앞에 잘 못보고 부딪히는 정도로
크게 불편함은 없지만..
약간 눈이 부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정도 상태가 유지된다면 모를까
점점 시력이 저하되고 실명까지 된다기에
또 그기간이 언제 인지도 몰라서 그게 너무 힘이 듭니다..
직장생활 계속 하고 싶은데..
실명 될것을 감안하고 보이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하는지..
결혼도..직장도 다 포기하면
삶의 낙이 없을꺼 같습니다...
오늘 미소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추상미가 주연하는 영화로 망막색소변성증을 앓는
여주인공 얘기입니다..
예전같으면 지루하게 느껴질 영화인데
너무나 공감이 가더라고요..
요즘은 친구들을 만나는것도 내키지 않습니다.
다들 만나면 남자,쇼핑,다이어트 뭐 이런
보통 20대여자의 일상적인 얘기를 하지만
저는 전혀 공감이 가지 않습니다.
예전에 뭐 부딪히고 넘어지면
애들이 그냥 어리버리하다고 웃고 넘겼는데
이제는 마음이 너무나 씁쓸합니다..
정말 실명까지 가는건지..
언제는 시력이 생활의 불편을 느낄 정도로 나빠지는지..
조금이라도 늦출 방법은 없는지..
뭐든게 너무나 무지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