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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 아버지 생각에(16)
    요셉 2007/01/18 642
      울 아버지 생각에(16) 아버지는 필체가 참 좋으셨다. 강남교회가 오늘날처럼 크기 전에 아버지는 교회에 필요한 글씨를 도맡아 다 하셨다. 남선교회 헌신예배이면 교회 앞에다 남선교회 헌신예배를 자신이 직접 글을 써시고 붙이셨다. 아버지는 독특하게 하셨다. 중절모를 삼각형으로 크게 오리셔서 먹물을 묻혀 글을 붓글씨 써듯이 글을 잘 써서 붙이셨다. 아버지는 내게 그 요령을 가르쳐 주셨다. 교회에 필요한 글이란 글은 다 중절모 조각을 이용해 어떨때는 한문으로, 어떨때는 한글로, 어떨때는 국한문 혼용으로 써셨다. 나는 아버지의 필체를 보면서 자랑스러워했다. 이번 정아누나네 집에 갔을 때 정아누나 엄마가 우리 아버지에 대해 말씀하셨다. 내 기억으로는 울 아버지와 박형복집사님은 많은 대화를 하신 것으로 기억이 난다. 동서화확 사택에 가시는 날이 있었는데 가시면 박형복 집사님은 항상 계란을 구입하셨고 계란만 구입하신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이야기를 잘 들어 주셨다. 아버지는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으시는 집사님께 신이나서 이야기를 하셨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박형복 집사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아버지 주집사님은 말씀으로 시를 참 잘 지었다고 하셨다. 아버지는 글을 잘 쓰시고 필체도 좋으셨으나 세월이 갈수록 아버지는 눈이 안 보이기 시작하셨고 눈이 안 보이자 글씨도 정확하게 쓰지 못하셨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 알게 되었는데 아버지가 글씨를 못 쓰게 되신 것은 눈 때문이 아니라 소뇌위축증 때문이란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들에게 글을 써 주시기를 부탁하신 것이다. 교회 글 쓰는 일은 벌써 그만 두셨다. 교회가 커지면서 아버지가 하시는 방법은 구닥다리 취급을 받으셨다. 할 사람도 많이 생겼고 목사님도 바뀌셨고 아버지 몸도 많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는 아버지의 필체를 보지 못하였다. 오늘날 아버지가 요셉아 부르시면서 저에게 글을 써 달라고 부탁하면 마음은 당장 달려가 써 드리고 싶다. 아버지~~~~ 요셉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