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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 아버지 생각에(2)
    요셉 2007/01/03 595
      울 아버지 생각에(2) 울 아버지는 늘 교회에 가시면 앞자리에 앉으셨다. 아버지는 항상 머리카락을 집에서 다듬어셨다. 없는 형편에 이발비를 아끼려는 마음을 생각하면 나의 이발비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다. 아버지는 한 달에 한번 정도 머리를 집에서 어머니가 다듬어 주셨다. 어머니가 집에서 머리를 다듬어 주시면 꼭 특징이 있게 마련이었다. 어머니는 머리를 만지는 기술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떤 특징이 있었느냐 하면은 아버지의 머리가 쥐 파먹은 것 처럼 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는 교회에 가셨고 교회에 가시면 항상 앞자리에 앉으셨다. 나는 그 당시 아버지를 보면서 부끄러웠다. 특히 사람들이 뭐라고 웅성웅성 거리면 더욱 부끄러웠다. 오늘은 왠지 부끄러움을 주었던 그 아버지가 자랑스럽게 느껴지고 그립다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는 머리상태에 대해서 전혀 신경을 쓰지 않으셨다. 부끄러움은 전혀 없었다. 어느날 나는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버지! 왜 아버지가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는데 나는 할아버지라 부르는 것이 맞지 않습니까? 그랬더니 아버지는 하나님과는 일대일의 관계이지 그런 가족의 관계가 아니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러므로 아버지는 머리가 쥐 파먹은 것처럼 해서도 부끄럽지 않았던 것은 교회에 나가시는 가장 큰 이유가 하나님 앞에서 단독자로 먼저 가시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어느날 내가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버지! 아버지는 머리를 생각하시면 조금 부끄럽지 않습니까? 아버지 왈 성도들이 아버지의 머리를 보시면서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준다고 하시면서 웃으셨다. 나는 그 때 그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버지를 이해한다. 내게 살아있는 신앙교육을 항상 해 주시던 아버지가 오늘은 그러한 아버지가 사무치게 그립다. 쇠뇌위축증과 망막색소변성증으로 고통당하시다가 돌아가신 아버지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