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 울 아버지 생각에
    요셉 2007/01/02 695
      울 아버지 생각 오늘 지하철을 타고 교회 주보하러 인쇄소에 가는 길이었다. 어떤 양복 입은 신사를 보면서 울 아버지가 생각났다. 어느날 아버지는 없는 형편에 양복을 두벌 하셨다. 하나는 검은색으로, 하나는 파란색이 들어 있는 양복이었다. 아버지는 교회를 갈 때마다 그 양복들을 바꾸어 입으면서 신이 나서는 찬송을 부르시면서 교회를 가셨다. 아버지는 교회를 가시면은 항상 앞자리에 앉으셨다. 늘 앉으시는 아버지의 자리가 있으셨다. 예배 시간의 기도를 맡으신 분의 바로 뒷 자리가 아버지의 자리이었다. 나는 항상 아버지와 함께 예배당에 갔다. 아버지와 나는 같이 가고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같이 왔다. 아버지는 항상 같이 오면서 제게 물으셨다. 요셉아! 오늘 목사님의 설교를 브리핑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목사님의 설교를 간단하고 명료하게 아버지에게 말씀을 드리면 아버지는 요셉이가 오늘은 설교를 잘 들었네!!! 하시면서 칭찬을 해 주셨다. 초등학교 시절은 그런저럭 잘 했다. 그런데 내가 중학교에 가면서 꾀가 생겼다. 아버지는 제가 브리핑하는 것을 계속 하게 하셨고, 나는 꾀가 생겨 주보를 보고는 오늘 본문과 제목을 보면 어떤 설교를 하실 것인지를 대충 짐작하고선 예배 시간에는 친구 특히 문수와 탁구를 치면서 놀았다. 실컷 놀고나서 예배가 마치면 아버지를 모시고 집으로 오는데 아버지는 언제나 설교를 물으셨다. 요령이 생긴 나는 설교를 듣지는 않았지만 주보를 보며 대충 설교를 이야기 했다. 아버지는 몰랐다. 아버지가 모르는 줄 알았지만 아버지는 다 알고 계셨다. 이러한 꾀가 시간이 갈수록 늘었다. 그래서 나는 그 옛날을 기억하면서 목사가 된 나는 설교를 할 때 절대로 본문을 보면서 어떤 내용을 할지를 짐작하지 못하도록 제목을 잡는다. 아버지에 대한 이 추억이 오늘 나를 있도록 만들었다. 오늘 내가 여기 있는 것은 나의 부모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실명하셨고 소뇌위축증이라는 희귀병으로 고통당하시다가 망막색소변성증은 아셨지만 아버지는 소뇌위축증이라는 병명도 모르고 돌아가셨다. 어릴 적에 얼마나 아버지를 원망했는지 모른다. 그런 원망스러운 아버지가 오늘은 보고 싶다. 아버지의 체취를 맡고 싶다. 언제 불러봐도 좋을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