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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BS] 망막이식 '눈 떴다'
    연구원 2006/11/09 975
      서울대병원 안과 서종모입니다. 오늘 영국계 과학잡지 네이처(Nature)에 나온 기사로 인하여 말이 많네요... SBS 8시 뉴스 국제부 기자가 저에게 상담 전화를 걸어와서 상세히 설명헤 주었고, 유형곤 선생님께서 인터뷰도 하셨습니다. 제가 대략적으로 정리해서 기자에게 보내주었던 글을 올립니다. 국제적인 과학잡지 네이쳐는 오늘 그동안 불가능하게만 여겨졌던 시각 세포 이식이 쥐에서 가능하였다는 내용을 머릿글로 보고하였습니다. 눈에는 빛을 모아주고 초점을 맞추어주는 각막과 수정체, 그리고, 빛을 뇌가 알아낼 수 있는 신경신호로 바꾸어주는 망막이 있습니다. 카메라 필름에 해당되는 망막이 손상되면 결국 실명에 이르게 되는데, 망막 안에서는 빛을 신경세포로 바꾸어주는 첫 단계 세포인 광 수용세포가 가장 중요합니다. 연구진들은 건강한 쥐의 광수용세포를 망막이 변성된 다른 쥐에 이식하여 망막에서 신경신호를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하였습니다. 과거 동물 실험에서 줄기세포를 망막 밑에 이식한 경우에는 줄기세포가 망막신경세포로 자라지 못하고 암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었으며, 사람에서 다른 사람의 건강한 광수용세포를 이식한 경우에 비록 살아있기는 하지만 작동을 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망막 이식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줄기세포 대신 광수용세포로 분화된 직후의 세포들을 손상된 망막에 이식하였고, 이식한 세포가 손상된 망막 신경과 연결될 뿐만 아니라 빛을 신경신호로 바꾸어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신경줄기세포는 망막신경줄기세포로 분화되고, 이것이 다시 광수용세포, 양극세포, 망막신경절세포로 분화된 뒤 서로 연결되어 작동을 하는데, 연구진들이 사용한 세포는 망막신경줄기세포가 아닌, 분화 직후의 광수용세포입니다. 사람에서는 태생 2기인 임신 4개월에서 6개월 사이에 망막신경세포의 분화가 일어나는데, 쥐에서는 태어난 첫날 일어나기 때문에 분화 직후의 건강한 광수용세포를 채취할 수 있었으며, 이것이 이번 실험의 성공 요인이라고 연구진들을 밝히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기술이 사람에게 적용되기는 불가능하며, 매우 어렵겠지만 신경줄기세포를 태생 2기 상태의 광수용세포로 분화시킬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된다면 사람에서도 적용할 가능성이 있겠습니다. 살아있는 태아를 꺼낼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이번 실험은 빛이 망막 내에서 신경 신호로 바뀌어 시신경을 따라간다는 것까지는 밝혔지만, 이 신호가 대뇌까지 전달되어 사물 인식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는 밝히지 못하였습니다. 비록 실험 대상이 세 마리에 불과하고, 앞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있지만, 연구진들은 줄기세포 이식이나 망막 이식이 아닌 분화 직후의 광수용세포 이식이 오히려 성공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