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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안과연구학회 소식 - 비타민 A 복용에 관한 정리
    연구원 2006/10/31 933
      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병원 안과 서종모입니다. 저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안과연구학회(International Congress of Eye Research)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오늘 개막식과 함께 영예의 Sallmann 상을 수상하신 하버드 대학교 메사추세츠 안이비인후과 병원의 Eliot L. Berson 교수의 강연을 전하고자 합니다. 버슨 교수는 지난 40여년동안 망막색소변성의 진단과 치료 연구에 헌신한 공로로 이번에 상을 수상하게 되었는데, 수상 기념 강연으로 망막색소변성의 진단과 비타민 A 치료의 효과에 대하여 강연하였습니다. 망막색소변성에서 현재 상태의 정확한 평가를 위하여 망막전기생리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하였고,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환우 여러분들이 가장 싫어하시는 검사 부분 중의 하나인 30Hz 깜박임 검사라고 하였습니다. 1초당 30번 불빛이 깜박여서 눈이 많이 피곤해지는 검사이기는 하지만, 이 검사가 병의 진행을 재촉하지는 않으며, 병의 진행 속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하여 2-3년 동안 최소 4회 이상의 반복 검사를 시행하여 반응이 어느 정도의 속도로 줄어드는 지를 확인하여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환우분들께는, 자신의 키와 몸무게를 재 보듯이, 망막의 전기적인 기능을 재 보아야 한다고 강조하신다고 합니다. 빛에 대한 전기적 반응의 크기는 평균 매년 10% 정도씩 줄어들며, 비타민 A (팔미테이트) 15,000 유니트를 매일 정기적으로 복용하면 이 진행이 8.3%로 낮아진다고 하였습니다. 비타민 E는 효과가 없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50% 정도 기능이 떨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이,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7년이 걸리지만, 비타민 A 고용량 복용을 하면 8.5년이 걸리게 됩니다. 30Hz 깜박임 검사에서 진폭이 0.05uV 이하로 되는 경우 거의 실명상태와 비슷하게 되는데, 환자의 25%는 40세경에 3.5uV 정도의 진폭을 보여, 이 경우에는 비타민 A를 복용하지 않아도 80세가 넘어야 0.05uV 이하로 떨어지므로, 소위 말하는 ‘치료를 하지 않아도 시력이 유지되는’ 그룹에 속합니다. 45% 정도는 40세경에 2uV 정도의 진폭을 보이고, 이 경우에는 비타민 A를 복용하지 않으면 70세경에 거의 보이지 않게 되지만, 비타민 A를 복용하면 80세경까지 늦출 수 있으므로 ‘비타민 A를 복용하면 시력 보존이 되는’ 군에 속하게 됩니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불편하기는 하지만, 정기적으로 전기생리검사를 시행하여 자신의 시기능이 나빠지는 속도를 계산하여 추정함으로써, 거의 안보이게 될 수도 있는 시점이 언제쯤이 될 지 생각해 보는 것이 환우들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2. 시야검사로도 시기능이 떨어지는 속도를 알 수 있겠으나, 아직까지는 정확한 연구가 진행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30Hz 깜박임 전기생리검사를 하는 것이 남아있는 시기능 평가에 훨씬 도움이 됩니다. 또한, 전기생리검사나 안저촬영을 시행하는 것이 시기능 저하 속도를 빠르게 한다는 증거는 없으므로, 일시적인 불편이 있다 하더라도 안심하고 검사를 받으셔도 되겠습니다. 3. 시기능이 떨어지는 속도가 느린 편이라면 비타민 A를 복용하지 않아도 괜찮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한 시점이 다른 사람들보다 빠르다거나, 진행의 속도가 평균보다 빠르다고 의심되면 비타민 A를 복용하는 것이 최소 10년 이상 더 시기능을 보존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전기생리검사에서 정확한 잔여 시기능의 판정이 잘 되지 않는다면, 예방적으로 비타민 A를 복용하는 것을 권합니다. 4. 이와 같은 내용은 단순형 혹은 일반적인 망막색소변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의 결과이며, 복합적인 유전자 결함이 있다거나 추체-간체 변성 등의 특이한 망막색소변성의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 안과 정기 검사와 비타민 A 복용에 대한 환우들의 궁금증이 이를 계기로 조금이나마 해소되었기를 바라며 보고를 마칩니다. 학회 중에 새로운 사항이 있으면 추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행복한 가을 보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