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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시야 5도면~
    카멜레온 2006/09/05 1,132
      본인이 RP가 아니신 모양이군요. 보통 시야가 좁아지는 RP 증상을 가리켜, '터널시야' 라는 말을 쓰지요. 시야가 터널정도의 크기라면 그래도 꽤 좋은 편에 속하지요. ㅎㅎ 그보다 작은 것이, '동굴시야' 도 있겠고, 그 보다 더 작아지면, 저같이 '붓두껑 시야' 혹은 '대롱 시야' 이런 표현도 쓴답니다. ㅎㅎ 시야 5도 정도면 사람 얼굴 정도는 충분히 알아본답니다. 물론, 시력이 어느정도 된다는 전제하에 말입니다. 저의 경우를 말씀드리면, 우안은 완전실명한 상태이고 (빛 감지도 잘 안됨) 좌안의 중심시력이 무려 0.5 정도 나오지만, 시야각도가 아예 없다보니, 사람의 얼굴을 보면, 눈, 코, 입 이 전부 따로따로 보인답니다. 결국 사람을 알아본다는 것이 힘들다는 말이지요. 하지만 중심시력이 상당히 남아있다보니, 글씨를 보는 것은 아직도 가능하답니다. 나도 움직이지 않고 물체도 역시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런 것은 초점을 맞춰서 잘 볼수 있다는 뜻이지요. 하지만 밖의 넓은 공간에서는 얘기가 좀 다르지요. 대표적인 예를 들어보면, 횡단보도에 있는 신호등을 찾는 것이 매우 어렵답니다. 한참을 둘러봐도 레이다에 잡히질 않는답니다. 그런데 우연히 시야에 일단 들어오면, 빨간 불인지 녹색불인지는 정확하게 볼 수 있지요. ㅎㅎ 또 하나 예를들면, 모르는 장소에서 벽에 걸려있는 벽시계를 찾는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시야에 들어오면 시계바늘까지 다 보입니다. 시야 5도 정도이면, 상당히 볼 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본인이 얼마나 자신감을 갖고 생활하느냐가 더 중요하지요. 저같이 아예 각도가 없어도 빨빨거리며 잘도 돌아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시야가 15도쯤 된다해도 자신감이 없어 혼자 다니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그러니까 결국, 단순히 각도가 얼마인가 만을 갖고 활동성을 논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만 더 드린다면,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되면 더 잘 보일 수도 있답니다. 무슨 말이냐구요? "아, 이제 5도 밖에 안 남았네" 보다는, "아직도 5도씩이나 남아있군" 이런 생각을 갖는다면 아마 훨씬 더 잘 보일거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이런 생각을 갖는다면, 실제의 시야각도가 점점 좁아질 때마다, 반대로 심안(마음의 눈)의 각도는 점점 넓어지게 됩니다. 너무 주제넘는 소리만 늘어놓은게 아닌지..... 그랬다면 죄송합니다. 각도가 얼마 남았는가에 연연해 하지 않아도, 그때 그때마다 다 적응하며 살게되더군요. 인간의 적응능력 또한 다른 어떤 동물들보다 우수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