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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재 재판관들께 보내는 편지(안마사 독점권 위헌판결을 접하며)
    홍해 2006/05/30 699
      "과연 한국은 사람사는 나라인가? 아니면 오직 무한 경쟁만이 존재하며 강자만이 살아가는 동물의 왕국인가???" 시각장애인 안마업 독점에 대한 위헌판결을 접하며 미간의 주름과 뒷머리의 고통속에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한마디의 말이다. 수만개의 직업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시각장애인이 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직업인 안마업에 대해 직업선택의 자유라는 평등권(???)에 입각한 시대착오적 이대올로기가 한국의 시각장애인들을 죽음의 길로 내몰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헌법재판관님. 재판관님들은 장애인의 삶, 시각장애인의 삶에 대해 아주 조금이라도 생각해 보신적이 있으신가요? 사람이 시력을 잃거나 많은 부분 손상을 입는다는 것은 그 사람 노동력의 90% 이상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두다리가 멀쩡하고 두팔이 멀쩡하고 귀로 들을 수 있고 코로 냄새 맡을 수 있지만 모든 신체기관을 통제해 줄 시력이 없다면 그들이 어찌 생활을 원만히 유지하며 노동의 현장에서 땀 흘려 일할 수 있겠습니까?? 시각장애인 안마업 독접은 그러한 절대절명의 위기에 처한 시각장애인들의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하며 그들도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하는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적인 성격의 직업군입니다. 그런 안마업에 직업선택의 자유라는 논리가 어찌 합당한 말입니까??? 생활보호대상자에게 생계 보조금을 왜 주나요?? 그들에게 나가서 일하라고 요구하고 일하지 않는 일할 능력이 없는 그들을 노동의 현장으로 매몰차게 내몰 수 있나요?? 그들에게 노동생산성에 비례한 임금이라는 경제학적 잣대를 댈 수 있나요?? 또한 사회복지, 특수교육은 우리나라에서 왜 존재하는 건가요??? 존경하는 재판장님. 극히 일부분에 해당하는 부자 안마사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안마사들의 생활이 어떤지 아시나요?? 그들은 밤낮이 없습니다. 밤11시고 새벽2시고 손님이 오면 무거운 눈꺼풀을 올리고 바닥에 들어붙는 두다리를 끌고 피곤에 지쳐 손놀림을 합니다. 혹여 심한 술주정의 손님을 만날때면 온갖 욕설과 폭언, 인격모독, 폭행까지 감수하해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합니다. 그들의 삶이 행복해 보이시나요? 그들에게서 더이상 우리가 빼앗아가야 할 것이 있어 보이시나요?? 만약 재판관님들이 그들에게서 얻을 것이 있고 그들도 누릴만큼 누리고 있다라고 생각하신다면 저를 비롯한 대다수의 국민들은 더이상 이 나라에서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존경하는 재판관님. 안마업이 독점이고 비장애인들에게 직업선택의 자유가 요구된다면 시각장애인들에게도 평등을 주시고 직업선택의 자유를 주세요. 시각장애인들도 군인이 되고 매스를 잡고 수술을 하는 의사가 될 수 있게 해 주셔야 않나요?? 그것이 재판관님이 말씀하시는 직업선택의 자유인가요?? 또한 그들이 능력만큼 대접받게 해주세요. 그들이 사무실에서 일할 수 있게 사무보조 helper를 주시고 그들이 자유로이 다닐 수 있게 안내 보조인을 제공해 주세요. 이런 저의 주장이 억지인가요?? 이런 헬퍼제도는 외국에서는 흔히 시행되고 있습니다. 혹여 제 주장이 억지라면하나밖에 없는 삶의 도구를 빼앗아가는 재판관님들의 판결도 억지가 아닐까요?? 물론 재판관님들의 법적인 해석이라고 말씀하시겠지만 사람을 사지로 몰아가는 것도 법인가요??? 존경하는 재판관님. 재판관님은 사회복지에 대해 알고 계시나요? 사회복지는 아주 비생산적이고 소모적인 영역입니다. 노력해도 발전이 없는 정신지체 장애인을 왜 교육시킵니까?? 병들의 노동력을 상실한 노인을 왜 보살펴 주나요? 사지가 잘려 제대로 걷지도 자기가 밥을 먹을 수도 없는 사람들을 왜 도와주나요?? 그런 곳에 쓰이는 예산을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쓴다면 우리나라가 구미 선진국 대열에 훨씬 빨리 진입할 수 있지 않을가요??? 제가 이 질문에 답변한다면 재판관님 처럼 학식이 높으시고 경험이 많으신 재판관님들을 놀리는 행위나 다름없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존경하는 재판관님. 시각장애인들을 죽음으로 내몰지 말아주세요. 그들도 인간이고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국민입니다. 그들을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