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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에는 자주 들어가서 발 따뜻, 마음 따뜻하게 데우고는 했었지만 자게판에 글쓰기는 잘 않되네요.
청목선생님제안에 대하여 생각을 해본 결과 자게판에들어와서 잠시 저의 소개(?)를 하려고 합니다.
저는 40대 후반인 사오정소속이구요.
이 협회에 회원이 될수있게된 동기는 이세상에 단 하나뿐인 남동생이 알피시각장애인 (1급판정) 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도 시력은 0.1이며, 난시가 심하고 요즘은 노안까지와서 책읽기에 많은 불편을 느낍니다.
낮에는 길눈이 아주 밝은데 밤에는 길의 선이 잘 않보이고, 가끔은 인도에 턱이 있는지가 식별이 않되어 그냥 인도로 차를 올리기도 하는것으로 보아 아주 약간의 야맹증세도 있는듯 하지요.
저는 몇년간 아주 심한 우울증을 앓았던 사람이었을때에 매일 울고 사는 사람이었구요.
주변의 모든사람들이 왜 그렇게도 가엾고 불쌍하던지......
그중 동생이 점점 시력을 잃어간다는 소식을 들을때마다 동생이 가엾어서 울며 지내기를 몇년.....
그러나 지난봄에 한국에 나가서 동생을 만나고온 이후에는 저의 우울증도 다 나았는지 요즘은 거의 눈물흘리지 않고 살고 있답니다.
제가 가장 우려했던것은 동생이 시력을 완전히 잃게되는 시점에 다다랐을때에 본인이 심한 우울증내지 정신이 약해지는병에 걸려서 힘들어 하게되어 옆에서 그런 모습을 바라보아야할 미래에 대하여 미리 걱정도 많이 하면서 애태워 왔었지만 아시는분들은 아시다시피 동생 카멜레온이 뜻밖에도 너무 씩씩하고 밝게, 새로운 삶에 도전하는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서야 얼마나 감사한 마음이 드는지 모르겠어요.
신앙의 힘이였었던지 아님 워낙 선천적인 낙천적성격 때문인지 동생은 다행히도 중1때 알피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었지만 그리 내색을 하지 않으며 40대초까지 살아왔어요.
아직은 괜찮아. 잘 보여. 라고 하면서......
6년 6개월만에 한국에 갔었을때에 보니까
동생은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고 새로운 다른세계의 삶을 살고있더군요.
저는 동생에게 이렇게 이야기 했었어요.
" 너무 같은 처지의 시각장애인들끼리하고만 어울리지 말고 예전에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하고도 지속적으로 왕래하고 어울리면서
살도록 해라. 물론 같은처지의 사람들과 더 마음이 통하고 좋겠지만 어쩌면 네가 정상인과 다를바없는 보통사람임을 망각하게되어
슬픔과 답답함들 같은심경에 오염되지 않을까 해서...."
라는 노파심의 말을 했었던 사람이었었음을 고백합니다.
동생이 저에게 했던말인 "나를 동정하지마! 나 때문에 울지말고 누나나 잘 살어. 내가 문제가 아니고 누나가 심각한 마음의 병이 들었구만." 하던말이 아직도 귀에 선명하네요......
제가 미국으로 다시 돌아온후에 자주 사랑방에 들어가서 이 협회에서 만나진 보통인연이 아닌 여러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제 자신이 더 장애인이었음을 실감할수 있었습니다.
긍정적이고 도전적이고 밝게 살고계신 여러분들에게 고개숙여 배울점이 많았던 지난 한해였었어요.
올 한해에도 지속적으로 여러분들과 함께 마음을 나누고 싶습니다.
그리고 정회원, 준회원, 그리고 가족, 친구 모든분들에게 뒤늦게나마 구정으로 새해 인사 드립니다.
모두다 평안하고 행복하고 건강하세요.
새해 복도 많이 많이 받으시구요.
공학박사인 저의 남편을 비롯한 연구자들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하여 편리함을 제공해주는 좋은것들이 많이 많이 개발되는 한해가 되기를 소원해 보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