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 강양구 기자. 꼭 읽어 보시오. !!!
    죠나단 2005/12/07 747
      이 기사 쓴 기자 정말 무지하다. 강양구라고 했나. 당신은 지금 사명감에 불타서 열심히 기사 쓰고 그 덕에 상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나중에 당신이 학문이란 것에 대해 알게 되면 당신 머리를 총으로 쏘아서 자살하고 싶어질 것이다. 불쌍한 인간. 무지하면 용감하다고 했으나, 그것도 정도 문제다. 프레시안도 마찬가지다. 나 역시 학문 하는 사람이지만 언제나 전전긍긍이다. 학문이 진리가 아니고 가능성에의 접근이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진리를 아는 사람이라면 강양구 당신처럼 말하지 못한다. 알기 때문에.. 서프라이즈에서 잘 정리한 글을 퍼온다. -------------------------------------------- 난 생물학은 아니지만 공학 박사고 현재 500명 정도가 수년간 개발해야 하는 시스템의 설계를 담당하고 있다. 진보적이라고 하는 사람들일수록 황박사를 의심하고 검증을 주장하는 걸 보며 안타까운 맘을 금할 수 없다. 비록 생물학도 모르고 황박사 팀의 내부 사정도 잘 모르지만 내 처지에서 황박사를 변호해보고 싶다. 과학은 재현 가능하다. 하지만 그게 꼭 도깨비 방망이마냥 바로 바로 재현되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 안정적인 재현성을 갖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내 분야의 시스템 개발 과정을 보면 개발 완료 초기에는 동작했다 말았다 도대체 이유를 알 수 없이 불안한 상태가 한동안 계속된다. 잘 동작하다 막상 고위층 모셔다 시연할 때는 이유없이 안되고 하는 게 다반사다. 그걸 가지고 수년간 개발한 건 모두 사기다라고 주장한다면 어떨까? 우리 분야의 예가 줄기 세포 연구에 꼭 맞지는 않을 거다. 하지만 너무 쉽게 검증하면 되지 않나, 왜 검증해서 안 보여주나 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여유를 갖고 기다려 보라고 말하고 싶다. 어떤 사람은 그동안 제대로 만들어올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럼 좀 어떤가? 그 또한 훌륭한 일 아닌가? 그처럼 열심히 일한 사람들을 왜 범죄자 취급해야 하는가? 과학은 복잡하다. 복잡하다는 말은 단순히 어렵다는 정도가 아니라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는 말이다. 다시 내 분야로 돌아가 보자. 한번 생각해 보라 500명의 전문가들이 수년 간 개발한 시스템의 복잡도를... 우리는 과연 어느 정도나 속속들이 이해하고 있을까? 왜 MS 사는 윈도우의 그 많은 버그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을까? 우스운 것은 이렇게 복잡도가 높은 시스템일수록 단순한 질문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가령 같은 이해 정도를 가진 전문가가 와서 복잡한 질문을 하면 술술 대답할 수 있는데, 문외한이 와서 이상한 질문을 하면 순간 말문이 막힌다. 특히 기자와 인터뷰할 때 답하는 게 제일 어려웠다. 핵심이 아닌데도 나름대로 줄거리를 만들어서는 계속 그쪽 방향을 이슈로 몰아가는데 참 난감했다. 그때의 인터뷰는 아주 우호적인 것이었음에도... 줄기 세포 분야에 대해 잘 모르지만, 개발 인력 규모나 연구 시간, 특히 살아있는 세포를 다뤄야 한다는 점에서 그 복잡도를 상상할 수 있다. "당신 사기꾼 아니야?" 단순하다면 단순한 이 질문에 황박사팀이 이렇게까지 쩔쩔매는 이유는 아마 스스로도 스스로의 연구를 아직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복잡한 현상을 마구잡이로 단순화하는 그 무식함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쩔쩔매고 있는 걸 거다. 다음 문장을 한번 고민해 봐라. "답은 일반적으로 A라고 할 수 있지만 A일 수도 있고 B일 수도 있습니다." 이게 말이 되냐고? 이거야말로 전형적인 과학적 결과의 해석이다. 과학은 오류의 학문이다. 진실을 찾아야 한다고 외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답하고 싶다. "Truth is over there." 모든 과학적 결론은 오류를 내포하고 있고 과학자는 오류를 줄이는 여정에 있을 뿐이다. 특히 내가 맘이 아팠던 것은 김선종 박사의 인터뷰를 본 후였다. 그는 왜 그렇게 PD 수첩의 되도 않은 협박에 떨었을까? 그는 자신의 연구에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알고 있었고 두려워하고 있었던 것이다. PD가 처음부터 협박하고 나오자 지레 뭐가 잘못되었다 생각하고 두려워서 정신이 나가 버린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나도 박사과정 때 뭔가 잘못되어 졸업 못하는 게 아닌가 걱정하며 밤마다 잠을 설쳤던 게 생각나 너무 가슴 아팠다. 그렇게나 고생했을 텐데... 논문에 오류가 있다고 외치는 사람들. 오류 없는 논문은 없다. 한 달 40만원 받는 어린 학생들이 쓴 논문의 한계라고 이해해봐라. 과학은 도다. 도가 튼 사람은 척 보면 안다. 사이언스가 못한 검증을 했다고 주장하는 PD. 그야말로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되겠다. 난 내 분야의 논문 볼 때 결과 그래프 잘 안 본다. 예쁘게 나왔으면 그리느라 수고했네 정도일까. 중요한 건 과정이다. 참신한 방법을 채택하여 합리적인 과정을 거치고 있으면 말 그대로 의미 있는 논문이다. 결과 그래프는 정당성의 아주 일부분일 뿐이다. 그래서 논문 심사에서 일일이 다 재연해보지 않는 거다. 물론 그 방법론이 틀렸을 수도 있는데, 그런 경우 좀 기다려 보면 전 세계의 논문 꺼리 찾기에 눈이 벌건 수많은 과학도들이 틀렸다고 지적해준다. 틀렸으니까 사기냐고? 뭐 미필적 사기인지 의도적 사기인지 알 수 없지만 그런 방법은 안 된다는 것을 밝히는데 일조한 의미 있는 논문이다. 간혹 아예 날조한 사례가 있을 수 있겠는데 뭐 안 밝혀지면 어떤가? 인생이 논문 한 방으로 끝나는 거 아니다. 그렇게 날조한 사람이 얼마나 더 업적을 이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가? 제발 좀 속고 믿고 살아라.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고,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사기꾼 잡으려다 온 국민을 사기꾼으로 몰 셈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