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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협회의 명칭 변화 과정에 대해서
    바다의별 2005/12/01 833
      금번 협회 명칭의 개명여부를 놓고 저 역시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국RP협회라는 명칭에 워낙 정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우리 협회는 처음에 '한국망막협회'로 발족하였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세계적인 추세를 따른다는 것이었지요. 그 당시 국제 협회를 비롯하여 일부 선진국 쪽이 RP협회에서 망막협회로 개명을 하던 참이었고, 그 때 우리는 일개 한 지역의 단체가 아닌 한국을 대표하는 단체가 되려는 포부를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망막의사들이 회원인 망막학회가 있기는 하지만 학회와 협회는 성질이 다른 것으로 명칭에 있어서 전혀 문제가 된 것은 아닙니다. 문제가 되었다기보다는 협회를 운영하다보니 여러가지 문제점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RP라는 병이 다른 망막질환과도 달리 진행성이고 그 개인차가 너무 심하여 이런 특성을 잘 융화시켜나가는 것도 커다란 숙제였습니다. 더군다나 그 당시는 지금처럼 자문의사도 없었고 모든 것들을 우리 스스로 찾아내어 상담을 해 주고 정보를 갖추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수천가지의 듣도 보도 못한 망막질환들이 있었고 망막질환의 가장 큰 수를 차지하는 것은 당뇨성 망막질환이었습니다. 우리가 퇴행성이고 장애와 비장애의 사이를 넘나드는 특수한 상황에서 다른 모든 종류의 망막질환자들을 위한 정보를 싣고 상담을 해주고 각각의 특수성에 맞게 뭔가를 할 수 있기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초기에 실례로 다른 망막질환자가 여긴 왜 RP들 이야기만 있느냐 망막협회라면서 RP만을 위한 곳이냐, 하는 불만을 표현한 적도 있었습니다. 말하자면 환우들끼리도 진행 상태에 따라 여러가지 다른 환경에 따라 서로 생각하는 것이 달라서 어려움이 있었는데 여기에다가 병명에 따라 작은 알력이라도 생기거나 또는 여기에 와서 느낄 소외감 등으로 가뜩이나 각자의 의견들이 분분한 작은 협회가 사분오열되는 것을 우려한 때문이고 다른 질환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정보를 주고 도움을 줄 능력이 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제 막 일어서려는 초기에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입니다. 일단 RP환우들 중심의 협회가 우뚝 설때 유사질환을 포용하면서 커가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라는 판단이 당시에 있었습니다. 이름을 개명하고 나서 바꾸기를 잘했다고 안도한 적이 있었는데 이런 우려했던 문제들을 피해갈 수 있었기 때문이죠. 상담을 해 줄 수 없는 상황에 대해서는 여기는 RP환우들을 위한 곳이라서 전문적인 상담을 해 드리기 어렵다는 말로 모든 것이 양해가 되었습니다. 또 세계적인 추세가 망막협회라는 명칭을 따른다 할지라도 그들역시 이름만 그렇지 실상은 RP를 주로 다루거나 아니면 RP와 관련이 있거나 유사한 퇴행성 망막변성을 포함시키는 정도입니다. 따라서 굳이 망막이라는 넓은 명칭으로 혼동을 줄 필요가 없을 것 같다는 판단하에 명칭을 변경한 협회의 작은 역사가 있답니다. 당장 단체등록을 하면 협회가 확 달라질 것 같지만 그것은 아닙니다. 지원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 같지만 그것도 쉽지는 않습니다. 현재의 비영리단체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고 지원금 천만원정도를 받는 단체 역시 극소수에 불가하며 그 돈은 인건비나 운영비로는 쓸 수 없고 특별한 사업에 쓰여야 하고 감사도 받게 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체등록을 하려 하는 것은 인정받는 단체로서 한걸음 더 나아가려는 시도 때문일 것입니다. 오히려 단체등록을 함으로써 더 신경써야 할 일은 많아지고 갖추어야 할 서류정리등의 일도 만만치 않아질 것이고 생각했던 것보다 별 영양가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단체등록을 저 역시 희망하는 것은 협회가 좀 더 공신력을 갖춘 체계가 잡힌 단체로 커 나가길 바라는 마음 때문일 것입니다. 회장님의 글을 보고 협회의 발전을 위해 열정을 쏟는 모습과 포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협회초기의 열악했던 상황에서 RP라는 이름으로 개명을 하고나서 안도를 했던 때와는 달리 이제 모든 망막질환자들과 공유할 수 있을 만큼 협회를 성장시키겠다는 바람직한 발전방향도 보는 듯 했습니다. 저도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희망하지만 여러가지 현실적인 여건도 고려하여 어느 정도까지의 망막질환자들을 포함할 것인지를 신중히 고려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물론 능력만 된다면 망막질환 모두를 포용하면 금상첨화겠지만 늘 꿈과 현실은 차이가 있으므로 너무 무리가 되지 않는 선을 잘 선택하면 어떨까 합니다. 너무 초반에 고생을 하면 금방 지치거든요. 요즘 고생하시는 회장님 이하 집행부원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