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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교수팀, ‘난자 의혹’ 자체 조사로 연구는 엄두도 못내
“한국선도 줄기세포 연구, 윤리문제로 발목 잡혀서는 안돼”
서울=연합뉴스
2005.11.22
배아줄기세포 연구과정에서 빚어진 ‘난자의혹’ 으로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가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
황 교수팀에 소속된 50여명의 연구원들은 지난 12일 미국의 제럴드 섀튼 교수가 윤리문제를 제기하며 결별을 선언한 이후 제대로 일손을 잡지 못하고 있으며, 외부 참여 연구자들도 매일 계속되는 대책회의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연구책임자인 황 교수의 경우는 난자의혹에 대한 자체조사 때문에 연구는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황 교수팀의 한 연구원은 22일 “지금 연구실 분위기는 말로 설명하지 못할 정도”라며 “과학자들에게는 무엇보다 ‘사기’가 중요한데...”라며 말을 흐렸다.
이에 따라 많은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황 교수팀의 연구가 ‘법적 기준이 없던 때의 윤리적 문제’ 때문에 차질을 빚어서는 안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더욱이 배아줄기세포 연구 분야가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윤리적 문제로 황 교수팀을 단죄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생명공학분야 시장분석기관인 제인 파마바이오텍(A Jain PharmaBiotech)이 올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줄기세포 시장은 연평균 시장성장률(CAGR)이 18.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5년만 놓고 보면 현재 줄기세포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전체 세포치료 시장의 7.5%인 20억달러에 머물고 있지만 향후 10년간의 성장세는 다른 분야보다 훨씬 높다는 게 이 기관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세계적인 윤리논란에도 불구하고 미국, 영국 등의 선진국에서는 줄기세포 연구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가운데 배아줄기세포 연구 분야는 황우석 교수팀과 박세필 박사팀 등의 연구팀들이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건산업진흥원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국내 연구팀의 ▲인간배아 배양기술 ▲ 인간배아로부터 배아줄기세포를 확립하는 기술 ▲인간배아줄기세포의 미분화 유지 배양기술 ▲인간배아줄기세포에 적합한 동결 보존 기술 등은 선진국과 비슷하거나 80% 수준 이상의 기술을 갖추고 있다.
물론 인간배아줄기세포로부터 신경, 췌장, 간, 심혈관계 등 질병치료에 요구되는 특정세로로 분화를 유도하는 기술과 기능 분석 기술 등은 선진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분화기법에 대한 연구는 신경세포를 제외하고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하지만 이 같은 분석에도 불구하고 국내 연구팀은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4가지 원천기술 가운데 효율성이 높은 2가지 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적인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황 교수팀의 경우 난치성 질환에 걸린 환자의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있어서 독보적인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국제 과학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형편이다.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박세필 소장은 “배아줄기세포 연구분야는 해외에서도 한국을 최고로 꼽고 있다”면서 “세계적으로 1등을 하고 있는 분야에서 윤리문제가 연구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일부 윤리학자들은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과연 질병치료에 상용화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과학계에서 보는 시각은 다르다. 최근 해외에서 발간된 각종 분석자료를 보면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질병치료가 꿈은 아닌 듯하다.
시장조사회인 칼로라마 정보(Kalorama information)의 올해 보고서에는 배아줄기세포 치료제가 2015년 전후에 첫 제품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안전성 및 윤리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임상시험이 2005~2006년께 시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배아줄기세포 연구과정에서의 성과는 세포치료 외에도 각종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 발굴 및 분석, 환경장애물질의 독성분석, 신약 후보물질의 개발 및 테스트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될 가능성이 커 부가가치가 막대하다는 게 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이밖에도 황 교수팀이 진행 중인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임상에 진입할 경우 세계 줄기세포허브를 통한 난치병 치료의 국제 중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이 사업이 절대 차질을 빚어서는 안된다는 공감대를 얻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용만 박사는 “이번 일이 법 제정 전에 이뤄진 일이고, 법 제정 이후에 문제가 없었다면 과도한 문제제기가 자칫 연구 분위기에 해를 줄 수 있다”면서 “한국이 선도하고 있는 줄기세포 연구가 절대로 위축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강경선 서울대수의대 교수는 “줄기세포 연구분야는 BT 분야에서도 우리가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윤리문제와는 별도로, 연구는 연구대로 차질없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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