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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싸악 지우기
    체리쉬 2005/10/04 666
      며칠째 컴퓨터가 말썽을 일으켜서 제조회사에 전화를 해보았다. 한시간 넘게 설명 듣고 원격으로 에이에스받았지만 해결기미가 전혀 없다. 기사를 보내준다고 한다. 대신에 출장비에 수리비해서 몇만원을 각오하란다. 가져가서 다시 포맷을 해준다나? 그냥 우리가 할게요. 알려주세요. 밤늦게까지 끙끙거리며 꼭 필요한 자료는 옮기고 나머진 죄다 날려가며 새로이 포맷을 했다. 그리도 많던 바탕화면의 아이콘들은 이제 단 몇개로 줄어들어서 시원하기까지 하다. 싸악 사라져버린 예전의 자료들을 기억해 보면서 조금 웃음이 난다. 나도 새로이 포맷하면 좋을까? 다시 출발하면 좋을까? 아무것도 없이 기본정보만으로 새로이 역사를 쓰면 정말 좋을까? 얼마전에 뉴스에서 오이씨디국가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가 바로 한국이라는 소릴 들었다. 만약 자신의 안팍의 사정을 싸악 바꿀 수 있다면 자살할 이유가 없을텐데...컴퓨터처럼 말이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다시 부팅을 시켜본다. 깨끗한 모니터 바탕화면.. 으흠.. 허전하다. 허전하다. 늘 열어보던 싸이트들은 다 어디로 갔나. 즐겨찾기했던 사랑하는 홈피들은 여전히 날 기다릴텐데... 다운받아 놓은 책과 노래들은? 다시 그 전의 작업들을 또 반복해야 하는구나. 그럼에도 나는 새로운 운영자가 되어 좋다. 기분이 좋다. 모든 업무를 새로 하더라도 최소한 이전의 시행착오없이 정리해 가며 컴을 채워나갈 수 있을테니... 업그레이드 된 컴을 만들어가는 기쁨. 아무리 애를 써도 맘대로 안되는 세상임을 알게 되었을때, 힘들고 지쳐 그냥 사라지고 싶어질때. 그럴때.. 컴을 포맷하는 기분으로 나를 비워보면 어떨까? 고민과 걱정과 불안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조금은 밀쳐두고 관조해 볼 수 있을터이니.. 그리고 새로운 나를 다시 만들어가는 과정... 때론 필요하다. 여러분 모두 건강한 화요일 되세요. 다시 출근 도장찍고 갑니다아~~~ 연휴는 쉽니다를 약관에 명시하지 않았더니만 태클들 거시고..에궁. 도배사도 쉰답니다. 연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