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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악 비선대..
    수수꽃다리 2005/08/22 711
      고시원에서 여름 방학을 보내고 있던 딸아이가 올 여름엔 너무 바쁜 스케줄에 얽메여 있다보니 갑자기 바닷가 생각이 난다기에 짧은 여행 큰 만족을 위해 동해안으로 바다 구경을 떠나게 되었다. 이른 아침에 출발해서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동해안에 접어들자 눈앞에 시퍼런 물결로 파도치는 바다란 넘이 한 눈에 들어왔다. 바람도 불어주고 파도는 거세며 조금은 춥기도했다. 그래도 아이들은 바다에 발을 담그고 신이났다. 파도가 밀려오면서 세찬 물결로 순식간에 아이들을 바닷물에 빠진 생쥐꼴을 만들어놨다. 우리부부는 그런 아이들을 보며 깔깔 웃었다. 차안에서 옷을 대충 갈아입고 간만에 설악산 국립공원을 찾았다. 비가 억수로 쏟아져서 더욱 가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우거진 나무숲 사이로 쏟아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사람들은 색색으로 우비를 입고 비선대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비선대 가는 길은 쏴아 쏴아하는 빗소리와 우리 아이들 떠들며 웃어대는 소리 뿐이었다. 우산을 쓰고 걸었지만 나는 거의 비에 젖어버렸다. 그래도 우리는 새로운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비는 내려도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며 걷고 또 걸었다. 덕분에 아이들과 벽없는 대화의 시간들도 자연스레 생겼다. 특히 사춘기인 아들이 아빠와 다정한 모습을 보여줘서 나는 한편으로 흐믓하기까지 하였다. 오후 늦게 콘도로 돌아오는 길에 아이들은 워터피아로 들여보내고 우리 부부는 파전을 안주하고 막걸리랑.. 이틀내내 바닷가에서 놀기는 실컷 놀았는데 동해안은 웬 넘의 비가 그리도 오는지. 돌아오는 길에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야말로 시끄러운 요즘 아이들 노래로만 꽝꽝 울리도록 틀어주며 신나게 달려줬다.(아이구 귀청이야..ㅋ) 휴우,다시 오늘부터 일상으로 돌아와 아들은 개학해서 학교로 딸아이는 고시원으로 남편은 직장으로 나는 이렇게 알피협회 홈피에 글을 남기고 있다. 긴긴 방학도 이렇게 끝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