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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탱자님들과..
    수수꽃다리 2005/08/06 734
      평소 아들의 친구들이 궁금하던 차에 이번 여름휴가를 아들 탱자와 그의 친구들 셋을 데리고 떠나기로 하였다. 공부는 안하고 친구들하고만 날마다 즐겨 놀아서 그 친구들을 바닷가를 핑계로 함 만나볼 요량이었다. 막힌 길을 피하기위해 새벽에 떠나야 했으므로 아이들이 전 날밤, 집에와서 하룻밤을 잤다. 나는 콘도에서 2박3일 예정이어서 밑반찬이며 기타 등등을 준비하고, 남편은 고무보트, 간이천막등을 챙겼다 준비완료! 룰루랄라~~~새벽잠에 비실대는 네악동 데리고 출발!! 우리는 새벽 물안개가 환상적인 남한강을 지나며 삶은 옥수수로 요기(꿀맛..)를 하고 막힘없는 새벽 드라이브를 즐겼다. 아이들은 뒷좌석에서 시끌법석 킥킥거리며 장난꾸러기들의 모습 그대로였다. 운무 짙게 드리운 진부령을 넘어 목적지인 고성 금강산 콘도에 이르렀을 때는 아직 오전 시간. 아이들은 짐을 내리기도 전에 바닷가로 뛰어갔다. 고무보트에 바람을 넣어서 띄워주고 마음대로 실컷 놀다 들어오라하고 우리 부부는 콘도에서 잠시 쉬며 파도소리 시원한 바다를 배경으로 커피를 마셨다. 처음엔 작은 평수를 예약했었으나 생각해 보니 아이들이 나의 상태를 모른다는 사실. 우린 큰 방이 두 개인 넓은 평수로 바꾸기로 했다. 그래야 아이들에게 나를 안 들키고 잘 지내다 올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내 아들 탱자가 혹여라도 나로인해 마음을 다칠까봐..(아직은 고딩이므로) 날씨가 서울은 엄청시리 덥다는데 동해안은 으시시할 정도로 시원해서 물놀이는 영 아니었다. 그래도 아이들은 물만난 물개마냥..ㅋ 우리부부가 저녁을 준비하는동안, 바닷가에서 놀던 아이들이 들어왔다. 녀석들의 옷은 온통 모래로 가득.. (네 넘들의 옷..한 시간 빨았다 ) 그 날 밤, 아이들과 노래방..이넘들..부르는 노래.. 우덜은 암것두 몰라ㅠㅠ..결국 방 따로..음치.. 나는 마이크를 접수하고 내 평생 처음으로 남들 듣거나 말거나 실컷 질러줬다.ㅋ 새벽 5시가 되도록 아이들은 하하~ 낄낄~우당탕탕! 밤새도록 지치지도 않고 놀았다. 다음 날, 녀석들은 전쟁 패잔병마냥 다 어푸러져서 세상모르고 쿨쿨이다. 우린 아침식사로 카레를 준비해 놓고 둘이서 정동진으로 향했다. 낙산..강릉..주문진..정동진..처음 가보는 곳.. 목적지인 정동진에 도착하여 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바닷가를 거닐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백사장의 모래가 너무 깨끗하고 예뻐서 돌아오려니 아쉬움마저 들었다. 시원한 해안도로를 달려 전시된 북한잠수정과 구축함을 보고 동명락사 와 신사임당과 율곡의 고향 강릉 오죽헌을 둘러보고 만감이 교체하는..아련함을 느꼈다.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를 뚫고 발라드와 롹을 번갈아 틀어놓고 신나게 해안도로를 달려 고성으로 향향했다. 돌아와보니 아이들이 겨우 일어나 있었다. 다시 아이들을 태우고 40분을 되달려 바닷가 회집으로.. 3일째, 아쉬움을 뒤로하고 돌아오면서 사오정님들과 함께 했던 우라나라 4대 사찰중 하나인 건봉사를 다시 둘러보고 십이선녀탕과 백담사를 지나 서울로 올라 오던중.. 내린천에 설치된 번지졈프대를 보고 아들이 하고싶어 하기에 신청해 주었다. 보기만 해도 아슬아슬한 국내 최고높이인 63m의 번지점프 곤도라를 타고 올라가는 아들은 여유만만 이었다. 셋,둘,하나..졈프!!! 휘리릭~겁없이 뛰어내리는 건강한 아들에게 감사한 마음과 사나이가 되어가는 모습이 내 눈엔 더없이 멋져 보였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아이들은 의외로 순수하고 씩씩한 정서를 갖은 녀석들이었다. 이번 휴가를 계기로 우리 탱자탱자 아들넘하고 아빠는 더욱 가까워졌다. 그리고 남편에 의해 끊긴 인터넷도 다시 연결하고..ㅋ 고딩 열공!! 을 약속했다. 간만에 긴 글입니다. 별 영양가는 없겠지만 자식 키우다 힘겨운 꽃다리의 아들과의 전쟁..끝! 땡구님, 일상을 올렸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