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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연 귀찮은 설문조사가 필요할까요 ?
    죠나단 2005/07/09 767
      라고 물으시는 환우들이 있을 것 같아 몇자 적어 봅니다. 사랑하는 환우 여러분, 이제 이달 20일경 이후부터는 알피 질환자 실태 파악및 설문조사에 들어가고자 합니다. 그동안 학술팀 내부에서의 수차에 걸친 논의와 이번 수도권 모임에서의 수정을 거쳐 설문조사의 문항이 그모습을 조만간 드러내기에 이르렀읍니다. 이토록 더운 여름철에 괴롭고 귀찮을 수 있는 설문조사를 왜 하여야 하는지 <그것이 알고 싶다>하는 환우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 사람도 처음 혐회에 발을 들어 놓고서는, 앞서 진행되어 이제 말기에 이른 환우들을 볼 때마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절망감으로 안타깝고 괴로움 심정이었음을 고백합니다. 그런데 차츰 이들을 만날수록 그러한 안타까움이 존경심과 호기심으로 바뀌어 가게 되었답니다. 왜냐하면 이미 반환점을 돌아 경기장으로 돌아오는 마라톤 선수처럼, 더이상 나빠 질 수 없는 지점에 있기에 오히려 밝고 활기찬 모습으로 예전과 다름없을 생활들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죽음같은 고통을 피하는 유일한 방법이란 돌아가지 않고 정면으로 그 속을 통과하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읍니다. 우리 말기 환우들은 이제 두려움의 촉수에서 벗어나, 보이지 않은 것이란 한낮 불편함에 불과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승리자이며 그래서 나의 존경을 얻게 되었읍니다. 그런데 이제 겨우 출발선을 떠난 저로서는 그들이 통과한 그 지점들이 어떠한 지형이며 어떤 상태에서 지나왔는지 호기심이 일었읍니다. 만날 때 마다 매번 물어 볼 수도 없는 형편이었고 돌아오는 답변도 사람마다 매양 달랐읍니다. 저에게도 대학시절 등수에 들어가는 마라톤 선수 시절이 있었음으로, 알피라는 낯설고 두려워서 암흑 골짜기 같은 코스이지만, 달리는 순간 순간 마다 마주치는 모든 환우들의 실태과 양상 뿐만 아니라 상세한 행로까지도 물어보고 조사해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읍니다. 그래야만 지치고 힘들어 쓸어지는 환우가 있다면 손을 내밀어 도와주고 곁에서 격려도 해 줄것 아니겠읍니까? 그동안 협회에는 그러한 조사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었고, 자체적으로 실행에 옮길 만한 열정과 관심이 모아지질 못했을 것으로 보였읍니다. 그래서 모임때 마다 서로 안부를 묻는 식으로, 코끼리 만져보듯 눈치보며 알피의 진행을 염탐(?)하는 수준에 머물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제 더이상 알피의 제반 현상을 알피 보듯이 희미하게 보아서는 아니 됩니다. 알피와 싸워 이기든지, 아니면 인생의 동반자로서 껴안고 가든지 간에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이 친구를 자세히 알고 배우는 자세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입니다. 이제 위와 같이 협회의 의미있는 자료로서, 마땅히 조사되어야 하고 파악해둬야 하는 필요성 때문에 설문조사를 시작하게 되었음이 첫번째 목적이었읍니다. 더구나 이제는 매일 새롭게 들어오는 환우들과 우리 후대들을 위한 귀중한 자료로서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사업입니다. 두번째는 향후 알피 치료책의 연구와 국가적 지원을 찾아나서는 데 없어서는 아니되는 귀중한 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실태조사에 의하여 만들어진, 유용한 현황의 보고자료 야말로 대외적인 치료 지원책 호소에 설득력을 더 할 수 있음은 자명합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최근에 제가 걸어 들어가고 있는 침침하고 음습한 세포 여행길(?)에서 주어모은 정보가 있읍니다. 그것은 어떠한 경우든, 반드시 <유전자의 손상과 변이로 인한 질환>은 유전적 치료가 필수적이다는 사실입니다. 이 잘못된 유전자의 조각을 우리 몸에 넣고 있는 이상은 아픈 가시가 되어 언제든 우리를 괴롭힐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설문조사와 연계하여 향후 유전자 조사까지 할 수 만 있다면 협회 차원에서 환우별 데이타 뱅크로서의 역할도 가능할 것이라 생각이 들었읍니다. 그래서 국립보건연구원에 문의를 하였고, 최근에 연관부서로 부터 <한국 알피질환 유전체 분석사업> 으로, 확신 할 수는 없으나, 내년도 예산(약 5억원 정도 소요예정)에 반영해보겠다는 성과가 있었읍니다. 자세한 내용은 추후에 공지해 드리겠읍니다만, 앞으로의 치료 방향에 따라, 우리 환우 모두는 마치 혈액형 조사처럼 사전에 가계별 유전형과 돌연변이 경우는 손상 유전자의 위치와 종류까지를 파악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유전자 치료가 각기 다른 유전형에 따라 그치료 방식이 다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들어 O형에게 A형의 피를 수혈 할 수 없는 것처럼 성염색체 우성, 열성 및 반성 유전과 가족력없는 당대 돌연변이등 각기 다른 유전자 치료방법이 적용될 소지가 크다 하겠읍니다. 물론 그러한 유전자 치료가 현실화 되기에는 아직 속단할 수 없으며 섣부른 기대를 불러 일으킬 소지가 있기는 하지만, 우리의 실태조사야 말로 앞으로 나오는 해외 연구정보와 더불어 협회차원에서 국내 치료 연구를 독려하고 치료방법을 모색할 수 있는 가치있는 자료가 될 것입니다. 이야기가 길어 졌읍니다만, 미래는 준비하는 자에게 축복을 예비합니다. 혹여 우리의 세대에 속하지 않는 축복일지라도, 자라나는 후손과 앞으로 태어나는 자손들에게는 알피라는 질병을 반드시 거두어 내는 일이야 말로 우리의 책무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치료희망이 가까이 있지 않다하여, 그저 절망하고 푸념하며 물러앉아 있는 환우들이 있어서는 아니됩니다. 이번 사업은 결코 학술팀이나 몇몇 집행부의 힘으로서 가능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지금의 협회는, 아직도 알피 동호회의 친목 도모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사업을 완수 할 만한 지도력도 회원의 역량을 모으는 구심점도 없는 매우 우려할 만한 처지에 놓여 있읍니다. 이 협회가 가야할 방향과 달성해야 할 목적을 상실한 지가 언제였는지 모를 일입니다만, 타 협회에서는 수월하게 시행되는 설문조사 마저 걱정해야 할 정도가 되었다는 것이 저만의 고민은 아닐 것입니다. 이제 국가적 차원의 치료 정책 지원이나 대외적 협력 방안등을 걱정하기 보다는, 오히려 우리 내부적으로 꺼져가는 열정과 관심을 다시 모아야 할 때 라고 봅니다. 이 협회의 문을 열고, 고통받는 환우들을 모았을 당시의 마음으로 돌아갑시다. 이번 설문조사를 말없이 준비하고 열의를 가지고 시행하고자 하는 집행부원및 학술팀 요원들에게 관심과 격려를 보내 줍시다. 결코 그 준비와 노력의 손길들이 헛되지 않도록 모두가 참여 합시다. 험난한 마라톤 코스와도같이 언제가 우리의 치료 희망들이 실제적 치료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그날까지 모두가 참여하여 뛰어주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