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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환우 여러분
저와 학술팀원 2명과 함께 이번 조선대에서 시행하는 2차 임상 환우들의 위문을 잘 다녀 왔음을 보고합니다.
조선대학에 도착 할 당시에는 점심 식사를 막 끝내고 외래 환자로 붐비는 안과 병동에서 최 광주 교수께서는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읍니다. 바쁘신 중에도 안과 검사실에서 시술과정을 친절하게 설명하여 주셨고 우리 환우들이 궁금히 여기는 질문에 대하여도 친절히 답해 주셨읍니다.
2차 시술은, 여의나루님을 통하여 잘 아시다시피 1차와 같은 동일한 방식으로 무사히 끝마쳤읍니다.
전면 안구 부분에서 3개의 구멍을 통하여 망막으로 접근, 망막 색소상피층을 절개하고 망막시세포층과의 사이에 줄기세포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시술 시간은 1시간 정도가 걸리는 섬세하고 힘든 작업입니다. 이는 투여하는 줄기세포가 색소상피층과 망막시세포층 사이에서 위치함으로서 양쪽층 세포를 동시에 재생하는 치료효과를 얻기 위해서 랍니다. 따라서 줄기세포가 들어가는 단계에서 일부 망막의 박리(양쪽 세포층이 붙지 못하고 떨어지는 상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겠지요. 1차 시술에서 한 분이 그런 경우가 생겼으나, 안과 질환에서 망막 박리는 가스의 주입으로 박리 부분을 눌러줌으로
회복 시킨데 어려움은 없다 합니다.
저번 1차 시술에서 비교적 양호한 시야를 가진 남성 환자분은, 지난 검진에서 상당히 빠른 회복으로, 상처도 잘 아물어 시술 전의 시야로 거의 되돌아 갔으며 아직까지 특이한 부작용은 없다 합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줄기세포의 효과를 기대하는 과정으로 들어 간다고 보아야 하겠지요. 다음주에 정기 검진이 있다하니 기다려집니다.
따라서 최교수께서는 자신감을 가지고 이번 2차 임상에서는 좀 더
줄기세포의 투여량을 증가 시켰다고 합니다. 물어 본 바에 따라
1차에서의 투여량은 10의 6자승(약 1,000,000개) 이었으며, 2차에서는 최대 10의 7자승까지 10배 가까운 투입을 시도 하였다하나, 세포층으로의 실제 투입은 미지수라고 말 합니다. 투여 부분은 황반을
중심으로 안구 뒷면의 모든 망막 부위를 대상으로 하였다고 합니다.
이외에 학술팀 내부의 의문사항으로는, 조그만한 개선효과라도 보이면 다시 재차 줄기세포의 투여 계획은 없으신지? 타질환 이라도최근에 제대혈 줄기세포로 다른 대학의 연구 소식은 가지고 계시는지 ? 줄기세포 회사별로 배양에 따른 방법의 차이로 효능을 달리 하는 것은 아닌지? 향후 황박사님의 맞춤 줄기세포에서의
구체적 세포로의 유도 분화에 따른 시술 방법은 ? 등등 시간이
허락되는 만큼 질문으로 괴롭(?)혔읍니다.
너무나 헌신적이시고 친절하신 최교수님에게, 이번 임상시술을 장시간의 어려운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끝까지 수행해 주신것에 대하여 우리 환우를 대신하여 감사의 뜻을 전하였읍니다.
입원 병동에 계신 두 환우께서는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의 방문을 놀라움과 반가움으로 맞이 하셨읍니다. 하루 밖에 지나지 않아 시술안은 붉게 충혈 되었고 상태는 줄기세포 투여로 빛의 감지
기능만을 뿌연상태로 느끼고 있다합니다. 두 분은 상태가 심한 쪽의 안구를 택하여 먼저 시술에 응하셨다고 합니다. 치료가 아니라
효과를 알 수 없는 임상시험이니 용기와 격려밖에 없는 어려운(?) 위문이었읍니다.
그러나 두 분들의 침상 앞에서 동일한 질환의 멍에를 지고 가는 우리가 위로와 격려를 받는 꼴이 되었읍니다. " 우리가 잘 되어서 여러분도 희망을 가지셔야 되는데요." "그래도 우리에게 이 희망이라도 있어서 겁없이 자원했읍니다." 고 합니다.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용기가 이 두분들에게 속한 것이라면, 그 희망은 우리와 나누는 것이 되어 있었읍니다. 그래서 내입에서 나오는 위로와 격려가 맴돌 수 밖에 없었읍니다.
54세의 최 삼수 환우는, 시술 전 날밤에 모든 가족을 부르고 전화를
해서 기도를 부탁하였다고 합니다. 한 날 한시에 모두가 합심하여
하는 중보기도이란 것입니다. 이들 그리스도인에게 < 진정한 희망이란, 우리가 (인간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있지 않고 우리가 보지 못하는 방식으로 거기서 선(Good)을 이루시는 하나님께
있다>고 토마스 머튼은 말합니다.
우리는 인간의 지식과 명확한 실체(Fact)를 준거하여 희망을 만들어
갑니다만, 이들은 그것을 포함하여 실망과 흑암의 그늘에서도 인도하시는 그 손길을 통하여 희망을 이야기 합니다.
" 동일한 시간대에 나를 포함하여 여러 환우들도 기도하였다" 고 위로를 전했읍니다만, 정말이지 이번 줄기세포 치료만 해도 우리는 그 결과의 향방을 가늠할 수 없으며 현재의 과학으로도 확증할 수 있는 것이 매우 부족한 형편입니다. 그것은 180억 광년 이상의 크기인 우주의 실체를 아직도 다 알지 못하는 것만큼이나, 이 우주의 일부로서 DNA의 불량품을 갖고 있는 우리에게 이 나노크기인 망막세포에 대해서도 무지하기는 마찬가지 입지요.
여러분의 정성어린 손길로 모아주신 성금은 잘 전달하였읍니다.
극구 받을 수 없다는 사양함이 있었으나 우리의 모금 취지를 설명드렸더니 큰 보탬과 위로가 될 것이라며 " 꼭 환우 여러분께 감사한 마음을 전해 달라고 하였읍니다."
시술 후의 불편한 몸을 이끌고 병원 문 밖까지 쫒아 나와 배웅했던 최 삼수 씨와 눈시울을 적셔가며 감사하다는 그 부인을 뒤로 한 채, 발걸음을 옮기며 눈부신 병원 하늘을 고통스럽게 쳐다 보았읍니다.
" 오 하나님 !
삶이 있는 한 희망이 있다 라고들 하지만,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 한 삶이 있게 해주소서....."
죠나단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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