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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똥별이 독창회
    향기론 2005/05/13 738
      서울과 대구! 우리나라가 거리상 반나절권에 들어왔다는걸 실감하는 어제 하루 였답니다. 오후3시쯤 기차를 타고 6시45분에 동대구역에 도착하여 택시를 타고 무조건 '앞산'으로 갑시다. 하고 내린곳이 대덕문화전당이었습니다. 아담한곳이지만 전경이 아름다웠습니다. 퇴근시간이라 조금 차가 밀린탓으로 7시30분 을 넘어선 45분쯤에 들어선 그곳에선 이미 복도로 똥별이의 독창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더군요. 며칠전 협회홈피를 통해 협회의 막내인 의환이가 국내최연소자테너로 개인독창회를 가진다는 소식을 접한순간 마음이 뭉클해지고 얼마나 자랑스러웠던지... 사실 의환이와의 특별한 인연은 2년전 협회수기집 작업때문에 의환이 어머니를 만난뒤 였습니다. 정안인이 필요한 작업이라 대구에 사는 의환이 어머님와 서울에 사는 저와 중간지점인 대전에서 만나 작업할 장소가 없어 대전역 근처 음식점 구석에 앉아 점심 한술을 빌미삼아 주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수기집 막바지 수정작업을 잠시도 쉬지않고 몇시간동안 하는 바람에 구토까지 했던 기억이 떠오르더군요. 그뒤 별다른 만남은 없었지만 같은 한 가족이 되어 이 협회를 통해 묻지 않아도 듣지 않아도 그냥 서로 잘 지낼거라는 마음만 깊은 곳에 갖고 있었던 터라 더 의환이 소식은 반가웠습니다. 공연장에서 제일 먼저받아든 테너 서의환어린이독창회의 초대의 글에는 '제겐 세상으로 난 작은 창이 하나 있습니다. 아직 어리지만 힘들거나 짜증나거나 기쁠때도 그 창을 이용합니다. 그 창은 바로 노래랍니다. 노래를 부를때면 모든 일들을 잊을수 있고 너무 행복합니다. 작은 씨앗에 불과한 제 노래지만 크고 멋진, 그래서 누구나 와서 쉬어 갈수 있는 아름드리 나무가 되도록 하고 싶습니다. 부끄러운 마음 뒤로하고 열심히 연습한 제 첫자리에 여러분을 모시고 싶습니다.'라고 씌여져 있었습니다. 같은 학교 두 친구의 멋진 그리고 수준 높은 연주의 우정출연도 있었구요. 바쁘고 급한 시간중에 내려가서 꽃다발 조차도 준비치 못하고 빈손으로 공연장을 홀로 들어설때 썩 편치 않았던 기분이 밖으로 새어 나오는 천사같은 의환이의 노래소리에 다 달아 나 버리더군요. 400~500석정도 될듯 보이는 공연장에는 KBS방송국에서 처음부터 나중까지 계속 촬영을 했고 인터뷰까지... 연이어 대대적인 관심을 보이더군요. 긴장하고 피곤해서 독창회 이전에 이미 쉬어버린 목소리로 11곡을 불러내느라 손에 땀을 쥐는듯 긴장한 의환이의 마음이 객석에 앉아 있는 제게까지도 느껴졌습니다. 맑고 청아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의환이의 노랫소리를 듣고 있자니 온몸에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2년전 서울에서 후원 음악회때 젖내나는 의환이가 아니었습니다. 자신에 대한 당당한 믿음이 확실해 보여서 괜히 나까지 감동을 먹게 되더라구요. 홀로서기에 성공한것입니다. 공연이 끝나갈 무렵 여기까지 와서 가까이서 의환이 어머니 얼굴이라도 보고 갈 참으로 무대뒤 분장실을 찾고 있을때 잠시 인터뷰 하는 의환이의 소리를 들을수 있었습니다. "오늘 공연에 점수를 준다면요?" "글쎄...그건 제 노래를 들은 사람들에게 맡겨야지요." 하얗다 못해 뽀얀 무대복을(연미복) 입고 담담하게 인터뷰에 응하는 의환이는 어린아이가 아니였습니다. 앵콜을 받고 얼굴가득 웃음띈 모습으로 아픈 목에 마른침까지 삼키며 최선을 다하던 똥별이.... 그런 의환이를 늘 기도하며 돌보고 세워주는 일에 힘겨운 탓인지는 몰라도 2년전 보다 많이 야위어있던 의환이 어머니... 보라빛언니(의환어머니)와 약5초간 손잡고 서로 고맙고 반갑다는 인사만 나누고 서울에서 기다릴 제 아이들 생각에 역으로 곧장 달려 갔습니다. 공연장 복도를 가득메운 선물상자와 꽃들... 의환이 얼굴을 한번이라도 가까이서 보고 응원할려고 모여던 인파들....암튼 대단했습니다. 너무 급하고 바쁘게 오고갔던 여정이라 대구에 계시는 협회분들을 한분도 못 뵙고 온게 죄송스럽구요. 이 지면을 빌어 사과드립니다. 공연을 지켜본 저에게는 모든게 사랑의 힘으로 느껴졌습니다. 사랑이라는 힘이 이 모든걸 이뤘다고 믿습니다. 빛과 갈채와 격려속에 서있느냐.... 어둠과 혼란과 소외속에 자신을 가두느냐라는 문제... 먼저 손을 내 밀고 또는 애써 내민손을 반갑게 잡아 주고 주저할때는 품어 일으켜 세워주는 사랑!!! 늦은밤 홀로 앉은 기차창밖은 어둠이었지만 그 어느때보다 아름다웠습니다. 그 크고 힘든 일을 치루고 그 와중에 잊지않고 전화로 " 향기야 넌 참 사랑이 많은것 같애..." 라고 말해주는 의환이 어머니의 그말에 빈손으로 갔던 미안함과 너무 짧은 시간의 긴여행에 대한 무리함까지도...모든걸 다 녹여 버렸습니다. 우리 똥별이의 찬란한 미래에 우리 함께 동참하는 마음으로 큰 박수를 보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