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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머님의 손 칼국수***
    주는평화 2005/05/08 744
     
    손 칼국수



    대청마루에
    도리상 접어 놓고
    박달나무 홍두께로
    희고 고운 열 손가락 눌러서
    이겨 놓은 밀가루 반죽을
    돌려가며 정성스레
    얇게도 편다.



    무명베에 검은 물들여
    옷 지어 입힌 자식들이
    신기하게 바라들 보는데
    저리 좀 비키라!
    검은 옷에 밀가리 묻을라!



    걱정하며 가늘게
    또 가늘게 썰어
    대소쿠리에 널어 둔다.



    그래도 쳐다보며 좋아하는
    코흘리게 막내에게
    설다남은 꽁지를 펴서 주면서
    아궁이 잿불에 구워 먹으라 한다.



    맛은 무신 맛.
    조미료 대신 지어미 손맛이지!



    갖은 채소 양념에다 다시물 얹어두고
    온 식구 주린 배 채워볼 일심으로
    손 끝에 사랑 담아 썰고 있다네
    눈금 바른 자로 잰들
    그렇게 꼭 같을 수 있을까.



    보일 듯 말 듯 칼 끝이 움직여서
    썰어 놓은 칼국수를 양은 솥에 삶아
    대접마다 덜어 놓고
    서로 얼굴 쳐다보고 입으로 가져 갈 때
    인생의 재미가 이런 것이 아닌가 한다.



    치마끈 졸라 메고
    어깨 통증 참으면서
    자식들의 건강만을 생각하고
    무릎 한 번 펴지 못하시고
    칼국수를 썰 던
    어머니!



    그 흔한 부귀영화 누리지 못하시고
    모진 세파 힘든일은 너울같이 넘기시고
    자식들의 불효 한을 한 말씀도 않으시니
    어머니의 손 맛 같은
    칼국수 맛을 어디서 다시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