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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6학년 담임 선생님이 정보화관계로 출장을 갔기에 내가 5,6교시에 대강수업으로 들어갔다.
교실문을 여니 교실이 덩치 큰 아이들로 꽉차있고 멀티비젼엔 귀에 익은 음악이 크게 울리고 있었다.
아이들은 모두 도화지에 무언가를 열심히 그리고 있었다.
"너희들 지금 무엇을 그리니?"
"음악듣고 그리는 겁니다."
칠판을 바라보니 음악듣고 봄의 생명을 그리도록 주제를 내어놓았다.
내가 이제까지 조그마한 학교만 있다가 이 곳처럼 합천군에서 다섯번째 규모의 큰 학교에 오니 아이들이 많아 학교다운 모습을 볼 수 있어 좋다.
내가 평소 교무실 복도며, 교무실에 드나드는 아이들한테 영어로 묻고 답하는 즉 "잉글리쉬 죤"을 설치해놓고 있는 터라 아이들 한테 영어공부를 시킬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사실 그림은 나의 전공이니까 칠판에 참고 작품을 멋있게 그려주니 교감선생님 그림 잘 그린다고 했다.
나의 전공이 한국화,서예니까 대강수업에 들어가도 이 시간만큼은 힘이 솟을 수 밖에.....
그림을 다 그리고 완성된 그림에 이름을 쓰고 제출케하여 감상시간을 가졌다.
내가 영어로 그림에 대한 평가를 간단히 하고 누구의 그림인지
손을 들어보라고 영어로 하니 아이들이 재미있다는 듯이 손을 들곤했는데 내가 빨리 방향을 못찾아 헤멨다.
아이들은 내가 눈이 나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고있을 것이다.왜냐하면 내가 안경을 끼고 있지않으니 말이다.
내가 방향을 못 찾아 몇번이고 교실을 눈으로 몇 바퀴를 도니 아이들이 소리로 방향을 지시해 주었다.
교단에 이렇게라고 서보니 새로움이 있어 좋다.
선생님들을 편하게 해주어야겠다는 평소의 생각을 실천해가고 있으니 선생님들의 느낌도 그렇다는 걸 우회적으로 듣고있다.
관리자는 아무래도 좀 딱딱하게 느껴지기 마련인데 천성이 그렇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은 일이다.
일선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이 더러 관리자들로부터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모양인데 나는 선생님들이 편한 상태에서 아이들을 가르쳐야한다고 생각한다.
환경정리를 하는데 좋은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도 잘 못하면 자기들이 한 게 탐탁치않아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지 않도록 배려해야한다.
뭐라해도 칭찬에 약해지는 건 어른들이나 아이들이나 다를 바 없다.
칭찬속에 의욕이 솟고, 창의력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부담되지 않은 친근한 말투로도 얼마든지 관리자의 입장을 전달할 수 있지 않은가?
내가 생각하는게 꼭 맞다고는 볼 수는 없지만 아마 그러면 좋지않을까 하는 생각을 견지하고 싶다.
이제 봄이 여기저기서 나들이하러 나오고 있다.
바람도 순한 커피마냥 볼에 닿는 느낌이 부드럽다.
조금있으면 노란 개나리가 전령사로 출현하겠지.
찬란한 봄을 노래하는 새싹들의 잔치가 산야 곳곳에서 벌어지는 농촌의 풍경을 상상해 본다.
날마다 좋은 날 되기를 소망해 보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