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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리크리스마스 !!! 망막변성이 존재자체의 변성으로 거듭나시길...
    죠나단 2004/12/24 710
      알피 환우들에게 Merry Christmas !!!!!! 모두들 고생들이 많으시지요? 금년 50세에 하느님이 주신 선물 (R/P 판정) 을 받은 지 1년이 다되어 갑니다. 지나간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묻어버리고, 비로소 거울 앞에 앉았읍니다. 양눈을 교대로 떠보고 감아 보기를 수차례 오늘은 얼마큼 진행되었는가 가늠해보지요. 이제는 그런 나를 보고 거울속의 내가 웃읍니다. 불완전에 대한 비애감도 슬픈 결핍감도 더이상 없읍니다. 인생의 젊은 열정으로 힘있고 화려하게 살아온 지난 세월의 기억들이 아직은 퇴색되질 못하고 뚜렸합니다. 마치 몸살을 앓는 감기 환자처럼 망막 변성으로 엄습해오는 상실과 무력감이 집요하게 나를 괴롭힙니다. 아침에 떠오르는 밝은 태양의 아름다움이 괴로운 눈부심이 되어 버렸습니다. 파란 하늘, 하얀 구름과 뒷산의 잡목숲 풍경들을 한폭으로 뚜렷하고 환하게 볼 수 없는 슬픔과 원망이 가득합니다. -그나마 이만함 조차도 더 병세가 깊어 볼 수 없는 환우에게는 사치겠지요만.... 그러나 오늘은 그비애와 원망을 딛고 일어서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젊은 환우들에게 Merry Christmas !!!!!! 를 보냅니다. 그모습들이 아름답고 그젊음이 더욱 향기롭습니다. 오늘 저는 이망막 변성이란 몹쓸병과 싸우고 증오할 생각을 접었읍니다. 오히려 이병의 고난을 이해하고 장차 내인생에 주는 그불편함과 아픔을 밀어내지 않고 껴안고자 합니다. 우리는 두려움속에 홀로 남겨진 바 된 그 차거운 고독감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들 이기에 내년에는 더욱 서로 포용하고 사랑하며 메리 크리스마스처럼 기쁨으로 나아 가시길 바랍니다. 망막 변성이 내게 더욱 진행 될 수록, 나는 내인생의 존재 자체에 대한 변성을 시도하고자 합니다. 어둠이 시야를 덮어 갈 수록 내영혼의 새로운 것으로 아름답게 채색하고자 하는 것이지요. 이제 새해에는 기쁨과 소망이 넘치는 , 아름답게 변성된 알피 협회로 거듭나는 한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늙어가는 환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