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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인채용박람회를 다녀와서...
    cozyboy2 2004/12/08 787
      안녕하세요? 먼저 제 소개를 간단히 하면 RP를 가진 22살의 청년입니다. (__) 다름이 아니오라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장애인채용박람회를 다녀와서 느낀점을 그냥 쓰고 싶어서 입니다. >.< 일시 : 10월 중순쯤 (기억이 잘...) 장소 : 대구직업전문학교 강당 업체는 20 여개정도 전자, 식품, 설비 등등 다양한 업체가 참여하였으나 지원자격조건이 매우 다양했습니다. 저와 자격조건이 딱 맞는 곳은 단 한군데도 없었지만 아직은 좋은시력이 0.3 을 유지하고 있으며, 낮에는 가까운곳은 보이므로 여러업체에 이력서를 들고 지원을 해 보았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채용박람회를 가본지라.. 어떤식으로 채용하며 면접시에는 어떤 질문을 할까? 많이 고민도 했었습니다. 제일 먼저 일하고 싶은 업체에 이력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첫 질문.. 저희 예상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면접관 : "집은 어디세요?" 나 : "네 ㅇㅇ입니다." 면접관 : "혼자 다닐 수 있겠어요?" 나 : "가능하면 기숙사 생활하고 싶습니다." 면접관 : (이력서를 위로 들면서) "이 글씨 보여요?" 나 : (이력서와 나의 거리는 무려 50cm..) 잘 안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잘 보입니다. 면접관 : "학교는 일반학교인가요?" 나 : "네 모두 일반학교 졸업했습니다." 면접관 : "서류에서 합격하면 2차면접은 회사로 방문해야 하는데.. 오실 수 있죠?" 나 : "네" 면접관 : "네 잘 알겠습니다. 다른업체에도 면접보시고.. 전화로 연락 드릴께요." 나 : "네 고맙습니다." 저의 고지식한 사고방식 일지도 모르지만 늘 TV 에서 접하던 그런 질문들과는 매우 달라 처음에는 어리둥절 했답니다. 다른 업체들의 질문도 위와 비슷한 내용으로만 질문을 하여 면접을 보는 느낌이 들지 않아 조금은 시시하기도 했지만 좋은 경험을 얻은 것 같아 한편으로는 뿌뜻하기도 했답니다. "장애인채용박람회" 라서 그런지.. 신체장애, 정신장애 분들도 많이 참여를 하셨는데.. RP를 가진 저를 겉 모습만 보신 분들은 모두 하나같이 정상인이 왜 이곳에 왔는지 궁금해 하셨습니다. 저의 병을 설명하고, 현재의 시력상태를 알려주자 많은 분들이 이해를 하시면서 실명이란 큰 장애를 가진 분들만 시각장애가 아니라는 걸 아신 것 같았습니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길을 잘 걷다가도 혼자 넘어지기도 하고.. 가만히 서 있는 오토바이를 넘어뜨리고, 수업시간에 책을 가까이 보는 저에게 조는 모습 같다며 혼도 많이 났었습니다. 정상인들에게는 사소한 일이지만 RP를 가진 저에게는 세상의 모든것들이 하나같이 어렵게 느껴질때가 많습니다. 가족들의 고통과 걱정은 말로 표현은 할 수 없지만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말고 끝까지 기다려보겠습니다. 언젠가는 저 멀리 보이는 무언가에 반갑게 손을 흔들어 줄 수 있을 때까지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끝까지 저의 하소연을 읽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럼 모든분들 좋은 하루 되시고, 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