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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먼저 제 소개를 간단히 하면 RP를 가진 22살의 청년입니다. (__)
다름이 아니오라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장애인채용박람회를
다녀와서 느낀점을 그냥 쓰고 싶어서 입니다. >.<
일시 : 10월 중순쯤 (기억이 잘...)
장소 : 대구직업전문학교 강당
업체는 20 여개정도 전자, 식품, 설비 등등 다양한 업체가
참여하였으나 지원자격조건이 매우 다양했습니다.
저와 자격조건이 딱 맞는 곳은 단 한군데도 없었지만 아직은
좋은시력이 0.3 을 유지하고 있으며, 낮에는 가까운곳은 보이므로
여러업체에 이력서를 들고 지원을 해 보았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채용박람회를 가본지라.. 어떤식으로 채용하며
면접시에는 어떤 질문을 할까? 많이 고민도 했었습니다.
제일 먼저 일하고 싶은 업체에 이력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첫 질문.. 저희 예상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면접관 : "집은 어디세요?"
나 : "네 ㅇㅇ입니다."
면접관 : "혼자 다닐 수 있겠어요?"
나 : "가능하면 기숙사 생활하고 싶습니다."
면접관 : (이력서를 위로 들면서) "이 글씨 보여요?"
나 : (이력서와 나의 거리는 무려 50cm..) 잘 안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잘 보입니다.
면접관 : "학교는 일반학교인가요?"
나 : "네 모두 일반학교 졸업했습니다."
면접관 : "서류에서 합격하면 2차면접은 회사로 방문해야
하는데.. 오실 수 있죠?"
나 : "네"
면접관 : "네 잘 알겠습니다. 다른업체에도 면접보시고..
전화로 연락 드릴께요."
나 : "네 고맙습니다."
저의 고지식한 사고방식 일지도 모르지만 늘 TV 에서 접하던
그런 질문들과는 매우 달라 처음에는 어리둥절 했답니다.
다른 업체들의 질문도 위와 비슷한 내용으로만 질문을 하여
면접을 보는 느낌이 들지 않아 조금은 시시하기도 했지만
좋은 경험을 얻은 것 같아 한편으로는 뿌뜻하기도 했답니다.
"장애인채용박람회" 라서 그런지.. 신체장애, 정신장애 분들도
많이 참여를 하셨는데.. RP를 가진 저를 겉 모습만 보신 분들은
모두 하나같이 정상인이 왜 이곳에 왔는지 궁금해 하셨습니다.
저의 병을 설명하고, 현재의 시력상태를 알려주자 많은 분들이
이해를 하시면서 실명이란 큰 장애를 가진 분들만 시각장애가
아니라는 걸 아신 것 같았습니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길을 잘 걷다가도 혼자 넘어지기도 하고..
가만히 서 있는 오토바이를 넘어뜨리고, 수업시간에 책을
가까이 보는 저에게 조는 모습 같다며 혼도 많이 났었습니다.
정상인들에게는 사소한 일이지만 RP를 가진 저에게는
세상의 모든것들이 하나같이 어렵게 느껴질때가 많습니다.
가족들의 고통과 걱정은 말로 표현은 할 수 없지만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말고 끝까지 기다려보겠습니다.
언젠가는 저 멀리 보이는 무언가에 반갑게 손을 흔들어 줄 수
있을 때까지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끝까지 저의 하소연을 읽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럼 모든분들 좋은 하루 되시고, 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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