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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억지로
    GG 2004/08/26 871
      요 며칠동안 집안문제로 관청출입을 할일이 있었다 법무사에게 맡기면 쉬웠겠지만 할일도없는데 더듬거리더라도 천천히 다니면 돈도 아끼고 운동도 되고 날씨도 산산한것이 바람도좋고 하면서... 딴에는 용기를 내어 도전을 했다 아 그런데 내 여태 반세기 가량 살면서 이렇게 친절함을 가장하며 목소리를 찌~~이익 늘이면서 은근히 방문자를 골탕먹이는 공무원을 진짜 첨 봤다 법무 사무실에서 오면 쌍방 편할일을 일반인이 왔으니 얼마나 귀찮겠나싶어서 안가져도 될 미안함까지 가져가면서 뒤로 기대며 권태로운 듯 대하는 그 자세가 못내 언짢았지만 나 나름대로 예의를 갖추려고 노력을 했다 위임장 도장을 옆에 찍어야하는데 아래찍었다고 다시 받아오라해서 하루가 넘어갔다 그 다음날 갈수록 양양이라더니 내가있는 동안만도 사무실직원인듯 보이는 사람들이 세사람이나 뭔가를 내밀면서 드릴려고 사왔죠...하면 헤헤헤 거리면서 번번이 봉투에 한다발씩들어있는 그 일을 먼저 봐준다 그것도 참았다 분명히 내서류를 건성으로 대하는것같아 믿음이 안갔지만 어쨌던 내가 처음 해보는일이라 내의견이 안 생겼으므로 고치라는대로 몇번을 또 고쳐썼다 (다시 처음대로 쓴것도 생겼다) 다 고쳤노라 내밀었더니 건성으로 한번 쓰~윽 보고나서 기껏 세무서에서 돈내고 해간 영수증과 똑같은 영수증을 한장 또 해오란다 초보인 내가 보기에도 그게 아니다 싶어 그게 왜 또 필요하죠 했더니 아~ 직원이 더 잘 알지이~ 아~ 시키는대로 하셔야지이~ 다시 갔다오시지이~ 또 갔다 오란다 그 날은 이미 늦었기에 이 게름뱅이 아줌마가 오늘 아침 다시 나가야만했다 이해할 수없었지만 꾹 참고 기껏 해오라는대로 해다 줬더니 이번엔 첨부서류에 써있지도않은 또다른 서류를 해오란다 나의 인내심이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있었다 이보세요 그서류가 필요하다는 말이 어디 써있습니까 했더니 아 그건 기본이지요~~한다 와 미치겠군 이젠 허탈한 웃음이났다 그래좋다 아닌것같지만 바로 아래층에 무인 발급기가있대니 한번만 더 참자 좁은시야로 첨 대하는 기계를 다룰래니 눈도 아프고 화나는김에 나도 이제 겸손함을 버리기로했다 서류를 거만하게 내밀었다 좋아요 내 이것까지 하라는대로 다 해왔는데 자 한번 이유나 좀 압시다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법무사무실에 안 맡기고 일반인이와서 귀찮던가요? 그리고 왜 ~~~ 같은 영수증이 두장 필요했던건지 설명을 들어야겠어요 했더니 갑자기 사모님 사모님하면서 사모님 써낸것이 지금 또 잘못됐는데 또다시 해오시려면 사모님 힘드실테니 그냥 여기에 수정하고 도장만 찍어주시죠.. 아~네네네네 됐습니다 다 됐습니다 아유~사모님 애쓰셨습니다 안녕히가십시요한다 얼떨결에 잡힌 분위기에 잠시 속아서 계단을 내려왔는데 갑자기 속에서 열이 치솟았다 방금 고친 내용도 생각해보면 잘못쓴것도 아니었다 우롱당한생각에 화가나서 집으로 갈 수가 없었다 아니 이렇게 공손하고 빠를 수 있었던 눔이 그간엔 왜 그리 무례했던거야 아니 이눔이 내가 묻는말에 왜 대답을 피하는거야 난 분명히 헛돈을 날린듯한데 이걸 올라가서 따져야되는데 순간에 또다른 망설임이 밀려왔다 참자 일을 만들지말자 이 성격을 버리기로 했지않나 더이상 악순이가 되지말자 생각하기나름이다 편히살자 내기분 편해지자고 그사람 기분을 망칠일있나 했다가 아니지 난 그나마 나 잘났다고 생각해봐도 화가 나는데 나보다 더 순하고 서류를 잘 모르는 사람도 많을텐데 요즘에 저런 구태의연한 공무원은 정말 드물다 저런 무례한 사람에겐 한마디라도 해줘야지 다른 약자를 위해서라도 ... 유독 태도가 글른 사람이었어... 좋아 가서 좋은말로 잘난척좀하면서 해보자 겨우 결심하고 다시 갔더니 식사하러갔단다 비겁한 듯하지만 약간 높은사람을 찾았다 궁금해서 그러는데요 이러구저러구에 영수증이 몇장 필요합니까 했더니 한장이 확실하단다 으음 ~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여유있게 기다렸다 으음 저기오는군 아주 아닌듯 온화함을 가장한 잘난척으로 꼭꼭짚었다 돈 다~아 돌려받고 확실히 처음부터 잘못하셨지요? 억지로 옆구리 푹푹찔러서 사과를 받아냈다 억지로라도 사과를 받고나니 사흘동안 나를 감히 (호호호) 나를 땡칠이로 만들어버렸던 그행태를,, 그렇게 화가나서 씩씩거렸는데... 그냥 깨끗이 용서가됐다 희안하게 화가 싸 ~~~ 악 없어져버렸다 으윽 어깨야 독수리타법 면한뒤에 금의환향하려했었는데 작심3일에 그냥 왔스ㅡ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