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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번의 위기-집행부 팀장 전원사임>
한마음 음악회는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두었고 또 한번의 겨울이 시작되었습니다.
한찬수 부회장은 이제 너무 많이 나빠진 시력으로 더 이상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 어려운 형편이 되었고 서서히 협회 일에 있어서도 힘들어하는 모습이 눈에 띄곤 했습니다.
앞으로의 거취문제도 있었고 협회 일에 신경쓰는 동안 가정에 충실할 수 없었기에 가족들의
불만도 커지는 듯 했습니다.
나도 역시 건강이 더욱 나빠졌는데 무리하게 가이드북을 어느 시점에서 마치려고 하다보니 퇴근 후에는 컴퓨터 앞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었고 아무래도 잠자는 시간을 줄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2학기에 예정된 행사와 업무 역시 매우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었기에 욕심을 내어 단기간에 끝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작용을 했습니다.
겨울방학이 되자 숨쉬는 것조차 힘들어진 건강 상태와 컴퓨터 화면을 10분 정도만 보면 글자들이 흔들려 보이는 현상으로 겨우 질문방만 드나들고 있었습니다.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아도 병명은 나오지 않고 특별한 병은 아닌데 다만 의사 말이 모든 신체 기능이 저하되어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기면증 환자처럼 머리에 무언가가 닿기만 해도 그냥 잠 속으로 떨어지기 일쑤이고 건망증이 심해지고 무기력증이 생겨 모든 일에 의욕이 상실되어 가고 있었지만 매일 아침 여전히 파이팅을 외치며 하루를 시작하곤 했습니다.
그래도 시간은 흘러 2004년의 새해를 맞게 됩니다.
그런데 갑작스런 위기가 왔습니다. 세 명의 집행부원이 동시에 사임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습니다.
갑자기 암담해졌습니다. 이들을 불러 설득도 해보고 달래도 보았지만 어쩔 수가 없었고 그들을 붙잡는 것도 못할 일이었습니다.
사무국장과 관리팀장 홍보팀장이 사임을 하면 집행부 업무는 마비가 되는 셈입니다.
당시 학술팀은 조재선씨가 사임을 한 후부터 아직까지 공석이었으니 회장 부회장을 제외한 사무국장과 팀장이 전원 사퇴한다는 것은 각 업무를 책임질 사람이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었는데 관리팀장 이정복씨와 홍보팀장 오준석씨는 취업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도 자신들이 1년간은 꼭 봉사하겠다는 약속을 한 터라 그 기회를 놓치면서까지 협회 일을 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티도 나지 않는 일들이 늘 시간과 마음을 빼앗고 협회일이라는 것이 일의 양보다는 수시로 신경 써야 하는 자잘하고 티 안나는 일로 인해 다른 일을 하기로 어렵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전화 3통만 받으면 하루가 다 가는 날이 허다하니까요.
그래서 앞으로 협회를 제대로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라도 업무의 간소화는 필요한 일이었고 일일이 회원들의 이메일주소를 입력하여 회원가입축하 메일을 띄우는 일도 후원금이나 연회비가 입금되었을 때 여러개의 통장을 확인하는 일도 늘 작은 듯 하면서도 신경이 많이 쓰이는 일 같았습니다
따라서 홈페이지 개편은 회원들과 앞으로 계속 일을 해나가는 데 있어서 업무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계속해서 일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으로 두 가지 측면, 즉 회원을 위한 편리성 부분과 관리의 효율성을 고려하면서 진행이 되었습니다.
회원이 늘어도 기부금이나 회비는 크게 늘지 않았고 때문에 팀장의 활동비를 현실에 맞추어 지급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고 각 팀별로 팀원들이 있어 일을 나누어 하기에 회의라도 하고 만나기라도 하면 부담이 되었습니다. 사무국장과 팀장들은 주기적으로 만나 그간의 일들의 진행상황을 논의하고 계획하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사임이라니...
결국 임시 이사회가 열리고 이 들의 일을 이사들이 나누어서 하게 됩니다.
실무이사라는 이름으로 홍보이사, 학술이사, 상담이사. 재정담당 이사 등...
이들의 역할을 할 사람들이 없었고 각 팀장들도 자신들의 역할을 물려 줄 사람을 찾지 못한 상태였고 협회는 돌아가야 했기에...
결국 의결을 하는 이사의 역할에서 직접 일을 해야만 하는 이사들이 생기게 됩니다.
결국 사무국장을 중심으로 한 집행부에서 회장단 중심의 집행부로 활동하게 됩니다.
실무를 이사들이 맡게 되자 한사코 팀장을 하지 않으려던 팀원들 중에 팀장을 맡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어떤 일을 한 분야 맡아서 정해진 것을 하는 것은 기꺼이 하겠으나 책임을 지고 결정을 하는 일, 이끄는 일은 모두가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것이었으므로 의논이나 결정을 할 수 있는 라인이 생겼으므로 수락을 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실무진은 개편이 되었으나 사무국장 중심의 집행부 라인이 몇 갈래로 갈라지면서
서로 간에 업무연락이라든가 진행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어려워졌고 어떤 일이 발생했을 경우 누구에게 의논을 해야 할지도 고민이 되는 상황도 연출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파행적인 운영이 되었고 각자의 일도 바빠 의논을 하기는 더욱 어려웠고 알아서 하는 운영이 당분간 계속되었습니다.
이런 복잡한 시점에서 한찬수 부회장은 개인적으로 매우 힘든 상황에 직면하였고 직장을 그만둔 뒤였기에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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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북 발행....>
가이드북 원고는 2003년에 벌써 완성해 놓았으나 열림원에서는 출판사 사정상 3월이나 되어야 발행이 가능할 것 같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3월에 발행될 것으로 예측하고 그동안 써 놓은 원고를 다시 다듬고 사진의 위치 배열 등 편집부분까지 신경을 써서 시기에 맞추어 원고를 넘겼으나 인쇄소에서는 우리가 요청한 것을 무시한 채 인쇄가 되어 나왔습니다. 인쇄되어 나온 것을 보고 고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알고 보니 열림원에서는 자신들이 발행할 책들이 밀려있는 상태였고 우리의 원고는 작은 인쇄소에 외주를 준 상태였습니다.
결국 글자 크기에서 폰트, 줄 간격, 사진 배열 등 모든 것들을 일일이 쫒아다니며 지정을 해주고 교정하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학교 때문에 나는 그런 일을 쫓아다닐 수 없었고 사무국장 사임을 한 후에도 김만성씨가 끝까지 도와주었습니다.
김만성씨는 자신의 사무국장 시절 완결하기로 한 일이고 선배님에게 원고 완성 후 나머지 일은 자신이 하겠다고 약속을 했으므로 가이드북이 나오는 것 까지는 책임을 지고 나서 직업을 찾겠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몇 번이나 인천과 인쇄소를 오가며 내가 교정한 부분을 체크해서 인쇄소에 가서 전달하고 다시 인쇄물을 받아오고...
반복 작업 끝에 드디어 마지막 인쇄에 들어가기로 하고 손을 다 보았는데, 2004년도 보건복지부 시책이 발표된 것이었습니다. 우리 가이드북에는 2003년도 시책을 새로 표로 작성하여 실어놓았는데....
교정을 하자니 더 번거로운 일이 될 것 같아 아예 그 부분은 김만성씨가 새로 만들어 넣어 겨우 책이 완성되었습니다.
다행히 가이드북은 대한안과학회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해주어 그곳에서 국내 망막의가 있는 안과와 대학병원, 종합병원의 안과 등 학회에 등록된 주소를 주어 300여 군데의 병원에 배포가 될 수 있었습니다.
때 맞추어 홍보팀에서는 처음으로 리플릿을 예쁘게 만들었고 가이드북과 함께 배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책이 발행되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해졌습니다. 그리고 떠난 후에도 자신이 약속한 일을 책임져 준 김만성씨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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