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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답한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하늘별 2004/08/04 781
      저는 이제 이 곳의 식구가 된 지 일년이 채 되지 않았습 니다. 처음 알피라는 단어와 맞닥뜨리고 나서의 그 막막 함이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다 마찬가지일거라 생각이 듭니다. 그 경중의 차이가 어찌 있을 수 있겠습니까? 저는 그저 저와 같은 아픔을 지니고 계신 분들이 함께 이해해 주시고, 따뜻하게 보듬어 주시는 이 곳이 좋았 습니다. 제가 처음 협회 분들을 만나 뵜던 지난 3월 총 회를 떠올려 봅니다. 그 어떤 조건도 가식도 없는, 그 저 한가지 공통점만으로 모였던 그 칠십여분들.. 다 제 눈에 담고 가슴에 담아 돌아왔던 그 때를 말입니다. 한분 한분 제 곁에 두면서 참 행복하고 따뜻했습니다. 그 날 이후 더 이상은 저의 아픔을 내색하지 않으려 애 썼습니다. 제가 가진 아픔 이상의 고통으로 힘들어 하 시던 선배님들과 동생들을 보면서 많은 걸 느꼈기 때문 입니다. 그 때 저의 다짐이, 저 또한 이 곳의 한켠의 울 타리가 되어 지금 이 순간에도 또 다른 곳에서 '알피'란 생소한 병명을 듣고 힘들어 하고 있을 환우분들에게 제 가 이 곳에 계신 분들로부터 받은 위로와 힘을 드리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직은 제가 주는 것보다는 받는 게 더 많은거 알고 있습니다만.. 시간이 좀 더 흐르면 선배님들처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고, 지금도 생각 하고 잇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는 자꾸만 뭔가의 암초에 걸려 삐그덕 거리는 협회를 지켜 보면서.. 그저 막연히 불안한 마음이 듭니다. 혹시.. 하는 생각이 들 기도 하고 말입니다. 뭐가 어그러져서 이러는 건지 회원 여러분 모두가 다 함께 생각해 볼 문제는 맞는 것 같습니다만 한가지는 꼭 염두에 두고 생각해 보셨으면 하는게 제 소견입니다. 결국엔 함께 나가자는 것입니다. 누구를 밟고 쓰러뜨 려 가면서 상처를 내고 가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다함께, 어차피 한 배를 탄 사람들이니 조금씩 자기 자리를 곁에 있는 친구에게 내어 주고 그렇게 함께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번씩 주위를 둘러 보셨음 합니다. 혹시 나 때문에 쓰러져 아파하고 있는 친구는 없는지..혹시 우리 때문에 상처받고 울고 있는 이는 없 는지 말입니다. 저는 따뜻한 마음이 오가는 이 곳이 참 좋았습니다. 언제부턴가 사랑방이고 자유게시판이고 즐거운 글보 다는 뭔가를 향해 주장하고 서로 상처내는 글들이 올라 오는 것을 보면서 말없이 왔다가 희망과 용기를 얻고 나가는 분들이 하나 둘 떠나가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런 분들이 어딘가에 있을 것입니다. 처음 이 곳에 왔을 때 눈에 자주 띄던 문구가 있었습니 다. '알피는 하나, 우리는 가족' 맞는지 모르겟습니다 마는.. 요즘 들어서는 전혀 안 보이더군요. 왜일까요? 뭔지 모를 장애물들이 여러분들 가슴에 가로막고 있습니까? 이런 사랑이 넘치는 말조차 할 수 없을만큼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게 된 것일까요? 금일(8월 4일) 홈페이지에 올라온 일련의 글을 읽으면 서 참 많이 걱정스러웠습니다. 저는 제가 이 곳에 와서 뵙고 제 맘 속에 소중한 분들 로 자리매김된 분들이 하나 둘 떠나는 걸 원치 않습니 다. 그 분들이 등을 돌리면 그 분들을 바라보고 있던 수많은 환우분들 또한 이 곳을 떠날 것이라 생각하가 때문입니다. 적어도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그 어떤 것은 차치하고라도 한번 발들임 한 이 곳을 같은 아픔 을 지니고 있는 우리 땜에 외면하고 등돌리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글이 좀 길었습니다. 이 곳을 다시 찾는 날에는 오늘의 글과는 다른, 다시 사랑과 배려가 묻어나는 글로 찾아올 수 있게 되기를 간절리 바래 봅니다. 마지막으로 많은 분들이 걱정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 또한 잊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