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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제 이 곳의 식구가 된 지 일년이 채 되지 않았습
니다. 처음 알피라는 단어와 맞닥뜨리고 나서의 그 막막
함이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다 마찬가지일거라 생각이 듭니다.
그 경중의 차이가 어찌 있을 수 있겠습니까?
저는 그저 저와 같은 아픔을 지니고 계신 분들이 함께
이해해 주시고, 따뜻하게 보듬어 주시는 이 곳이 좋았
습니다. 제가 처음 협회 분들을 만나 뵜던 지난 3월 총
회를 떠올려 봅니다. 그 어떤 조건도 가식도 없는, 그
저 한가지 공통점만으로 모였던 그 칠십여분들.. 다 제
눈에 담고 가슴에 담아 돌아왔던 그 때를 말입니다.
한분 한분 제 곁에 두면서 참 행복하고 따뜻했습니다.
그 날 이후 더 이상은 저의 아픔을 내색하지 않으려 애
썼습니다. 제가 가진 아픔 이상의 고통으로 힘들어 하
시던 선배님들과 동생들을 보면서 많은 걸 느꼈기 때문
입니다. 그 때 저의 다짐이, 저 또한 이 곳의 한켠의 울
타리가 되어 지금 이 순간에도 또 다른 곳에서 '알피'란
생소한 병명을 듣고 힘들어 하고 있을 환우분들에게 제
가 이 곳에 계신 분들로부터 받은 위로와 힘을 드리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직은 제가 주는 것보다는 받는
게 더 많은거 알고 있습니다만.. 시간이 좀 더 흐르면
선배님들처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고, 지금도 생각
하고 잇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는 자꾸만 뭔가의
암초에 걸려 삐그덕 거리는 협회를 지켜 보면서.. 그저
막연히 불안한 마음이 듭니다. 혹시.. 하는 생각이 들
기도 하고 말입니다.
뭐가 어그러져서 이러는 건지 회원 여러분 모두가 다
함께 생각해 볼 문제는 맞는 것 같습니다만 한가지는 꼭
염두에 두고 생각해 보셨으면 하는게 제 소견입니다.
결국엔 함께 나가자는 것입니다. 누구를 밟고 쓰러뜨
려 가면서 상처를 내고 가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다함께, 어차피 한 배를 탄 사람들이니 조금씩 자기
자리를 곁에 있는 친구에게 내어 주고 그렇게 함께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번씩 주위를 둘러 보셨음
합니다. 혹시 나 때문에 쓰러져 아파하고 있는 친구는
없는지..혹시 우리 때문에 상처받고 울고 있는 이는 없
는지 말입니다.
저는 따뜻한 마음이 오가는 이 곳이 참 좋았습니다.
언제부턴가 사랑방이고 자유게시판이고 즐거운 글보
다는 뭔가를 향해 주장하고 서로 상처내는 글들이 올라
오는 것을 보면서 말없이 왔다가 희망과 용기를 얻고
나가는 분들이 하나 둘 떠나가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런 분들이 어딘가에 있을 것입니다.
처음 이 곳에 왔을 때 눈에 자주 띄던 문구가 있었습니
다. '알피는 하나, 우리는 가족' 맞는지 모르겟습니다
마는.. 요즘 들어서는 전혀 안 보이더군요.
왜일까요? 뭔지 모를 장애물들이 여러분들 가슴에
가로막고 있습니까? 이런 사랑이 넘치는 말조차 할
수 없을만큼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게 된 것일까요?
금일(8월 4일) 홈페이지에 올라온 일련의 글을 읽으면
서 참 많이 걱정스러웠습니다.
저는 제가 이 곳에 와서 뵙고 제 맘 속에 소중한 분들
로 자리매김된 분들이 하나 둘 떠나는 걸 원치 않습니
다. 그 분들이 등을 돌리면 그 분들을 바라보고 있던
수많은 환우분들 또한 이 곳을 떠날 것이라 생각하가
때문입니다. 적어도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그 어떤
것은 차치하고라도 한번 발들임 한 이 곳을 같은 아픔
을 지니고 있는 우리 땜에 외면하고 등돌리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글이 좀 길었습니다.
이 곳을 다시 찾는 날에는 오늘의 글과는 다른, 다시
사랑과 배려가 묻어나는 글로 찾아올 수 있게 되기를
간절리 바래 봅니다.
마지막으로 많은 분들이 걱정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 또한 잊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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